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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자사주 취득 결정요인 및 취득 적정성

이슈보고서 21-04 2021.01.29

코로나19의 여파로 주가 변동성이 증가하고 정부의 한시적 자사주 취득 완화 조치가 도입되면서 2020년 기업의 자사주 취득은 전례 없이 증가하였다. 자사주 취득은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사주 취득을 이용한 주주환원이 바람직한 선택인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본고는 자사주 취득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고 자사주 취득의 적정성을 평가해보고자 한다. 
 
기업 기초여건의 측면에서 코로나19 시기에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은 자사주를 취득하지 않은 기업에 비해 평균적으로 수익성과 현금비율이 높고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며 저평가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장기간이 1년 이하이거나 시가총액 분포 하위에 속하는 신생ㆍ소형기업과 순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자사주 취득 또한 관측되었다. 단기적 주가상승을 위하여 자사주 취득을 이용할 경우 기업의 지속성이나 장기성장이 희생될 수 있으며 향후 취득한 자사주를 재처분할 시 주주환원 효과는 한시적인 것으로 그칠 가능성이 있다. 재무요건 외적 요인으로 주주 구성을 살펴본 결과, 최대주주 본인과 특별관계자가 사적으로 보유한 주식 비중이 높을수록 자사주 취득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자의 소유지분이 높을수록 외부주주와의 이해가 일치되어 기업가치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는 한편 이와 반대로 지배주주가 높은 기업 통제력을 사적이익 추구에 이용할 우려 또한 존재한다.
 
코로나19 영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주가관리에 대한 투자자의 요구가 강화되어 향후에도 자사주 취득이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자사주 취득이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주가부양책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이익 증진에 기여하고 시장에 올바른 신호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기업과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주의가 필요하다.
Ⅰ. 서론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는 2019년말 이후 전 세계로 급격히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0년 3월 각국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고 최근 20년간 가장 크게 급등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 주요국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코로나19의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주식시장 조정 우려와 함께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선언을 전후하여 증시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자사주 취득 요건이 완화되고 국내기업들의 자사주 취득은 전례 없이 증가하였다. 통상적인 경우 자사주 취득은 주가를 안정시키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여유자금을 주주 환원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인지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최근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의 특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취득 결정의 적정성을 평가해보고자 한다. 우선 코로나19의 영향에 대응하고자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기업과 미취득한 기업 간 비교를 통해 자사주 취득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재무적, 비재무적 요인을 알아본다. 또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개별기업의 관점에서 자사주 취득 결정의 적정성을 평가해본다. 특히 소형ㆍ신규상장기업과 재무건전성 악화기업, 지배주주에 소유지분이 집중된 기업 등의 자사주 취득 결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그 적정성을 검토해보도록 한다.
 
 
Ⅱ. 코로나19 위기와 자사주 취득 현황    
 
1. 주가 급등락과 자사주 취득 규제 완화
 
코로나19는 2019년 12월말 처음 보고된 이후 빠른 속도로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범세계적으로 확대되고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국내 주식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후 10일 정도가 경과한 2020년 3월 19일 경 코스피지수는 연초 대비 33%p, 코스닥지수는 36%p까지 하락하여 주식시장 폭락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었다.
 

 
정부는 2020년 3월 13일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침체에 대응하고자 시장안정화 조치를 발표하였다.1) 방안 중에는 자사주 매입 시 한도를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할 때 단시간에 대량의 매수주문이 집중될 경우 주식시장에 급격한 변동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투자자 보호와 시장안정 유지를 위해 1일 매수주문량을 제한하여왔다. 3월에 발표된 자사주 취득 완화 조치는 상장기업의 1일 자기주식 매수주문 수량 한도를 완화하는 것이다.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1일 취득 한도가 신고 주식 전체 또는 신탁재산 총액으로 확대되어 기업은 자사주를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매수할 수 있게 되었다.
 
2. 자사주 취득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급등락과 자사주 취득 한도 완화 조치는 기업의 자사주 취득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그림 Ⅱ-1>은 2020년 1월부터 2020년 4월말까지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자사주 취득 공시 건수를 일별로 나타낸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가 1월말 코로나19로 인한 공중보건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3월 11일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기업의 자사주 취득은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본격적인 자사주 취득 공시 급증은 3월 13일 자사주 1일 취득 한도 완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관측된다. 완화 조치 시행을 결정한 2020년 3월 13일 하루 동안 자사주 취득 공시는 25건으로 급증하였으며 규제완화 조치가 실제 시행된 첫날인 2020년 3월 16일에는 26건을 기록하였다. 이후에도 자사주 취득 공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3월 13일부터 3월 27일까지 2주 사이 총 266건에 달했다. 자기주식 취득이 실질적으로 허용되기 시작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자사주 취득 건수가 일평균 1.2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보았을 때 전례 없이 높은 빈도이다. 
 

 
자사주 취득은 취득주식 수 또는 금액 측면에서도 크게 증가하였다. <표 Ⅱ-2>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간 자사주 직접취득 공시 167건에 대한 총 취득 예정 주식 수는 1억 7,500만주로 이미 2019년의 공시 규모를 크게 넘어섰다. 공시당 평균 취득규모는 2019년 53만주에서 2020년에는 105만주로 두 배 가량 상승하였다. 간접취득의 경우 2019년에는 158건이었으나 2020년 2월부터 3개월간 236건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총 2조원이 넘는 규모이다.2)
 
 
Ⅲ. 자사주 취득 결정요인    
 
1. 재무특성과 자사주 취득 여부
 
기업의 자사주 취득 결정은 다양한 변수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자사주 취득 동기에 대한 기존의 연구 중 기업 기초여건(fundamental factor)과 관련된 대표적 이론으로 저평가가설(undervaluation hypothesis) 또는 정보신호가설(signaling hypothesis)이 있다. 이에 따르면 자사주 취득은 기업의 주식이 본질가치에 비해 저평가 되었을 때 이루어진다. 주가가 기업의 본질가치보다 낮게 형성되어 있다는 정보를 외부투자자에게 알리는 수단으로 자사주 취득이 활용되는 것이다. 또 다른 가설인 잉여현금흐름가설(free cash flow hypothesis)에 따르면 자사주 취득은 기업이 자기주식을 취득할 만한 여력이 있을 정도로 자금력이 충분한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기업의 자본구조나 수익성, 현금보유비율은 자사주 취득과 일정정도 연관성을 가진다. 기업의 규모와 성장성 또한 자사주 취득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자사주 취득이 과도해지면 기업의 투자 여력이 감소하고 기업의 미래 성장 가치를 훼손하게 되므로 자사주 취득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다양한 재무적 특성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기업의 일반적 특징을 살펴보기로 한다. 기업의 규모를 측정하는 변수로 총자산규모()와 시가총액규모(), 안정성 측정을 위한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비율(), 성장성을 대변하는 시장-장부가비율(), 수익성을 대표하는 변수인 총자산수익률(), 그 외 현금비율() 등을 포함하였다. 총자산규모와 시가총액규모는 자연로그 변환하여 사용하였다. 분석기간은 자사주 취득이 급증한 2020년 2월부터 2020년 4월까지이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3) 재무자료는 FnGuide에서 수집하였으며 자사주 취득 관련 자료는 한국거래소 기업공시(KIND)를 통해 취득하였다. 2019년 12월 결산법인 및 비금융업 등으로 표본대상을 제한한 결과 자사주 취득기업 341개사, 미취득기업 1,658개사가 포함되었다. 
 



<표 Ⅲ-1>은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과 취득하지 않은 기업 각각에 대해 각 재무변수의 평균값을 산출하고 그 차이를 통계적으로 검증한 것이다. 자사주 취득기업은 미취득기업에 비하여 수익성()과 현금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미취득기업의 가 -2.23%로 평균적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기업이었던 반면 자사주 취득기업의 는 4.06%로 양호한 순이익을 시현하였다. 취득기업과 미취득기업의 현금비율 차이는 1.14%p로 큰 차이라 볼 수는 없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또한 자사주 취득기업은이 낮은 저평가주이며 총부채자본비율()이 낮아 재무구조가 더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평가된 기업이 여유자금을 자사주 취득에 활용한다는 기존 이론에 부합하는 결과이다. 단, 기업의 규모를 나타내는 총자산과 시가총액 변수는 자사주 취득 여부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자보상비율()은 취득기업이 미취득기업에 비해 도리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2. 주주 구성과 자사주 취득 여부
 
기업의 재무상태와 같은 기업 기초여건 뿐만 아니라 기업의 소유구조나 장단기투자자 구성 등 기초여건 외적 요인(non-fundamental factor) 또한 자사주 취득에 영향을 미친다. 
 

 
<표 Ⅲ-2>는 자사주 취득기업과 미취득기업의 주요주주 지분차이를 비교한 것이다. 지배주주 지분은 지배권과 직접 소유권으로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은 최대주주 본인과 가족의 보유지분을 비롯하여 최대주주가 통제할 수 있는 내부지분 전체를 나타내며, 은 최대주주를 비롯한 개인의 직접적 소유지분만을 분류한 수치이다. 즉,  변수에는 최대주주 및 가족의 지분을 비롯하여 영리기업, 재단 및 협회 등의 비영리기업, 정부나 공공기관 등 지배주주의 영향권 내의 모든 지분이 포함된다. 지배주주의 직접소유지분과 계열사 지분 등을 합한 은 최대주주의 기업에 대한 지배권(control right)을 측정하기 위한 것으로, 기업 의사결정에 대한 지배주주의 영향력을 의미한다. 반면, 은 최대주주 개인과 친인척, 임원 등 개인이 보유한 지분만 고려된다. 은 소유지분의 개념으로, 현금흐름청구권(cash flow rights)을 의미한다. 최대주주 이외에 주요주주 지분을 나타내는 은 각각 10% 이상 보유주주, 5% 이상 보유주주의 지분이며 경영자에 대한 감시유인을 가진 외부대주주의 영향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분석 결과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의 최대주주와 특별관계자가 통제권을 확보한 주식 비중()은 40.80%로 지배주주가 상당히 높은 지배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미취득기업의 통제지분율 또한 40.12%로 상당히 높았으며 자사주 취득기업 지분과 미미한 차이를 보였다. 이와 달리 현금흐름청구권을 의미하는 의 결과에서는 자사주 취득기업과 미취득기업 간에 확연한 차이가 관측된다. 자사주를 취득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지배주주 개인과 가족의 소유지분이 19.22%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에서는 27.87%로 미취득의 경우보다 8.65%p 가량 높았다. 이는 통계적으로도 1% 유의수준에서 유의미한 차이이다. 외부대주주를 의미하는 의 지분은 자사주 취득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소유지분의 차이가 기업가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상반된 학설이 존재한다. 이는 기업 의사결정자와 외부주주 간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해일치가설(convergence of interest hypothesis 또는 alignment hypothesis)에 따르면 의사결정자의 지분이 증가할수록 의사결정자와 외부주주 간의 이해 일치도가 높아진다. 지배주주의 지분이 증가하면 기업가치와 지배주주 개인의 이해가 높은 연관성을 가지게 되어 지배주주가 기업성과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통제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와 반대로 경영자안주가설(managerial entrenchment hypothesis)에 따르면 경영자의 소유지분이 충분히 증가한 경우 자신의 사적이익을 위해 외부주주 가치를 훼손시키는 의사결정을 내릴 유인이 발생한다. 지배주주가 충분한 지분을 확보하여 권한이 강화되고 지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되면 주주총회나 이사회에서 의결권이나 기업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고 적대적 M&A 같은 외부의 위협에 대한 방어가 가능해진다. 따라서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자신의 사적이익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해일치가설에 따르면 최근의 자사주 취득 결정은 외부주주의 이익을 포함하여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자사주 취득으로 주가가 상승하면 지배주주 뿐만 아니라 외부주주의 자산가치도 동시에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배주주의 지분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경영자안주가설에서 주장하고 있다시피 지배주주 개인의 사적이득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기업가치 상승이나 주주가치 제고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표 Ⅲ-2>의 결과에 따르면 자사주 취득기업의 소유지분과 통제지분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지배주주가 개인적인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 하에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하기 어렵다. 코로나19로 기업가치가 급락하여 지배권이 위협을 받거나 보유지분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방어하는 등의 사적 동기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또한 국내 특성상 취득한 자사주는 소각되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자사주 취득 결정의 동기와 효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경영진 등 내부자의 소유지배구조 뿐만 아니라 외부주주의 구성도 자사주 취득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기업은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방법으로 자사주 취득을 활용하며 일반적으로 자사주 취득 발표와 함께 주가는 상승하고 주주는 자본이득을 얻는다. 따라서 주주로서 자사주 취득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모든 투자자가 자사주 매입에 대해 동일한 목적과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투자기간에 따라 투자 목적이나 자사주 취득에 대한 선호가 다를 수 있다.4) 우선 장기투자자의 경우 기업의 장기 수익성과 성장성을 중요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장기투자자는 기업의 장기적 저평가 여부나 경영진을 효율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의 관점에서 자사주 취득에 관심을 가진다. 이와 달리 단기투자자는 단기적 주가상승에 더 큰 관심을 가진다. 단기투자자는 직접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기업 정책에 관여하지 않더라도 주식 매매를 통해 간접적으로 기업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친다.5) Gaspar et al.(2012), 김태연ㆍ김현동(2019)등 기존의 연구는 투자자의 투자기간과 자사주 취득 간의 상관관계 분석을 위해 기관투자자를 장기와 단기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그런데 국내 증권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단기투자자는 개인투자자이며 코로나19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과 중요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향후 국내 기업의 자사주 취득 결정에 기관투자자를 비롯하여 개인투자자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Ⅳ. 개별기업 자사주 취득 적정성 평가    
  
자사주 취득기업과 미취득기업 간의 차이와 자사주 취득 결정요인에 대한 분석에 이어 본 장에서는 자사주 취득 결정의 적정성을 평가해보고자 한다. 우선 기업의 재무요건을 기반으로 자사주 취득 의사결정의 적정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소형ㆍ신규상장기업과 재무건전성 악화기업의 자사주 취득 특성을 살펴본다. 또한 지배주주의 소유구조 관점에서 사적이익 추구 가능성을 가늠해본다.
 
1. 소형ㆍ신규상장기업의 자사주 취득과 성장 기회비용
 
신생ㆍ소형주의 자사주 취득은 세 가지 관점에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첫째,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투자기회를 희생하여 여유자금을 자사주 취득에 활용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상장기간이 짧은 기업은 중견기업에 비하여 다양한 성장기회와 투자기회가 존재한다. 따라서 여유자금을 자사주 취득과 같은 주주환원보다는 기업의 성장성과 지속성을 제고하는 데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둘째, 자사주 취득으로 일시적인 주가 상승효과가 있다고 할지라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수 있다. 상장 초기 기업이나 소형 기업은 연구개발이나 생산시설 및 인력 확충 등 기업의 성장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금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취득한 자사주는 소각되지 않고 향후 다시 처분될 가능성이 높다. 즉, 자사주 취득의 주주환원 효과는 한시적인 것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셋째, 기관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소형주보다 중대형주 중심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소형주의 개인투자자 비중이 더 높다. 또한 신생ㆍ소형주는 경영권 방어나 원활한 의사결정 등의 목적을 위해 소유구조가 창업자나 내부자를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높은 소유지배권을 확보한 내부자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나 스톡옵션의 가치를 높이려는 사적목적 하에 기업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는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거나 단기수익을 목적으로 내부자의 취득 결정을 선호할 수 있다. 
 
<표 Ⅳ-1>은 기업규모에 따른 자사주 취득 현황과 특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1,999개 상장주식을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5분위로 구분한 뒤 각 분위에 속한 자사주 취득기업을 대상으로 재무변수 및 주주 구성 변수의 평균값을 산출한 것이다.
 

 
자사주 취득기업을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구분한 결과 평균 이하 분위에 다수의 기업이 분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5분위인 시가총액기준 하위 20%에 속하는 기업은 전체 341개 중 44개로 12.9%에 해당한다. 현금보유비율()은 13.2%로 2분위와 3분위의 중형기업과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수익성()은 1.2%에 불과한 낮은 상황이다. 또한 자사주 취득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소유구조 측면에서도 단기적이고 사적인 이익추구의 가능성이 예상된다. 소형주에서 개인투자자의 지분 증가가 중대형주에 비하여 높게 나타났으며 기관투자자는 감소하거나 상대적으로 덜 증가하였다. 또한 지배주주 개인 및 가족이 직접적으로 보유한 지분은 기업규모가 작아질수록 높아졌으며 5분위에 속하는 자사주 취득기업의 경우 35%까지 상승하였다.
 

 
<표 Ⅳ-2>는 2020년 2월부터 4월까지 기간 중에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을 상장기간에 따라 구분한 것이다. 다수의 자사주 취득기업이 5년 이상의 상장 이력을 갖춘 기업이었다. 그러나 상장 1년 미만의 기업도 상당 수 존재한다. 특히 정부의 자사주 취득 규제 완화 조치가 발표된 2020년 3월 13일 이후 신규상장기업의 자사주 취득이 집중되었다.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 중 1년 미만의 기업은 자사주 취득 규제 완화 이후 1개월 반 동안 21개사로 증가했다. 이 중 2020년 초반에 상장하여 상장기간이 불과 1개월 또는 2개월 밖에 되지 않은 기업도 4개사가 포함되었다.
 
기업의 장기성장을 위한 투자를 희생하고 단기적 주가상승을 위하여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신생ㆍ소형기업의 자사주 취득은 장기적 성장의 희생가능성을 추가적으로 고려하여 평가되어야 한다. 또한 최근의 자사주 취득은 주가폭락에 대응하고 자사주 취득 규제 완화에 힘입어 임시방편으로 결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취득된 자사주를 소각하여 영구적으로 발행주식 수를 감소시키지 않는 경우 향후 다시 처분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투자자의 지속적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2. 재무건전성 악화기업의 자사주 취득
 
다음으로 재무상태가 취약한 기업의 자사주 취득 여부를 확인해보기 위하여 재무건전성 악화기업을 별도로 분류하여 한계기업의 자사주 취득 여부를 살펴보도록 한다. 한계기업 여부는 2019회계연도의 순이자보상비율을 기준으로 구분하였다. 순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의 이자상환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 이자비용에서 이자수익을 차감한 순이자비용 대비 영업이익으로 계산한다. 순이자보상비율이 1 미만일 경우 한계기업으로 정의되며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이익으로 기업의 순이자비용을 지급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Ⅳ-1>은 정상기업과 한계기업의 자사주 취득 여부를 보여주고 있다. 총 1,999개의 상장기업 중 34%에 해당하는 682개사가 한계기업이었다. 자사주 취득기업 중에서도 한계기업이 다수 존재하였다. 341개의 자사주 취득기업 중 36개 기업이 재정 악화로 순이자비용도 충당하지 못하는 한계상황에서 자사주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사주 재취득과 신규 취득기업으로 나누어 보면 한계기업 비중이 각각 9.2%와 12.7%로 신규 취득기업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소폭 더 높았다.6) <그림 Ⅳ-2>에서 알 수 있듯이 자사주를 재취득한 한계기업에 비하여 신규 취득한 기업의 개인투자자 지분이 더 크게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기업 중 자사주를 재취득한 기업은 전년도에 개인투자자 비중이 0.09%p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자사주를 신규 취득한 한계기업의 경우 2019년에 개인투자자 지분이 1.59%p 증가하였다.
 
충분한 영업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한계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자산매각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를 축소하는 등의 근본적 해결방안을 모색해야하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부실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주주환원을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영향이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2월부터 4월 사이에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 중 36개 기업이 한계기업이었다. 또한 한계기업 중 자사주를 신규 취득한 기업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아, 기업이 한계상황임에도 개인투자자는 순매수를 통해 지분을 증가시켰으며 기업의 장기적 생존보다 단기성과에 관심이 높은 개인투자자의 성향이 자사주 취득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은 자사주 취득으로 일시적인 주가상승 효과를 누렸을 수 있으나 향후 경영여건이 더 악화되어 기업 구조조정이 현실화되면 투자자의 손실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
 
3. 지배주주 소유지분과 사적이익 추구 가능성
 
앞서 논의한 경영자안주가설에 따르면 내부자의 지배력이 높을 경우 경영자는 자신의 사적이익을 위하여 기업가치를 훼손하거나 외부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위험이 높아진다. 자사주 취득이 기업가치 제고보다 사적 목적으로 활용된 근거로 경영자 기회주의(managerial opportunism) 가설은 자사주 취득 공시가 허위일 가능성에 주목한다. 주가가 실제로는 저평가되어 있지 않거나 주식을 매입할 실질적 능력 또는 의사가 없음에도 지배주주는 자사주 취득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내부자와 외부주주 사이의 정보비대칭으로 인해 외부주주가 신호의 허위 여부를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부자는 사적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자사주 매입을 거짓으로 공시하고 주가상승을 유발할 유인을 가진다.7)
 

 
우선 기업의 자사주 매수 여력이 낮음에도 지배주주의 소유지분에 따라 코로나19 위기 상황 당시 자사주를 취득할 위험이 증가했는지 평가하기 위해서 지분 분위별 자사주 취득기업의 재무상태를 살펴보았다. 341개 자사주 취득 종목을 지배주주가 사적으로 보유한 지분()의 정도를 기준으로 상, 중, 하의 세 그룹으로 구분하였다. 그룹별 지배주주 소유지분은 각각 49%, 28%, 7%로 상당한 차이가 존재했다. <그림 Ⅳ-3>은 지배주주 소유지분 그룹별로 기업규모와 현금보유비율, 한계기업 분포를 비교한 것이다. 기업규모 차이를 측정한 패널1은 지배주주 소유지분이 높을수록 기업규모가 작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대주주 본인 및 가족이 사적으로 보유한 가족중심의 기업은 일반적으로 소규모 기업으로 지배구조 수준이 낮거나 외부 통제가 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현금보유비율은 지배주주 소유지분과 큰 연관성을 가지지 않았다. 패널2는 상, 중, 하 소유지분 분위별로 자사주 취득기업의 평균 현금보유비율 및 전체 상장기업 중 현금보유비율이 하위 40%에 속하는 기업의 수를 보여준다. 지배주주 소유지분에 따라 현금보유비율에 경향성이나 유의미한 차이가 관측되지 않는다. 패널3의 한계기업 분포에도 뚜렷한 차이가 존재하지 않으며 그 외  등의 변수에서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도출되었다. 즉, 지배주주 소유지분이 높은 기업은 소규모 기업으로 지배주주가 자사주 취득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더 용이했을 것으로 예상되나, 기업의 실질적 매입 능력이 낮은 상황에서 지배주주의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해 취득을 결정했다는 근거는 찾아보기 어렵다.
  
추가적으로 자사주 매입의 허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사주 실취득 상황을 살펴보도록 한다. 자사주를 취득하는 방법에는 취득예정주식수를 공시한 뒤 거래소 또는 장외시장에서 기업이 직접 매수하는 방법과 신탁계약 금융기관이 계약기간 내에 기업을 대신하여 자사주를 취득하는 방법이 있다. 기업이 시장에서 직접 취득하는 경우 공시 다음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공시한 목표 물량을 전량 매수해야 한다. 그러나 간접취득의 경우 직접취득에 비해 유연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신탁취득은 계약 연장이 가능하여 사실상 취득기한에 제한이 없고 공시한 신탁금액을 전액 취득하지 않아도 되며 실제 자사주를 취득하였다 하더라도 계약기간 내에 매도하는 것 또한 허용된다. 이러한 제도적 특성 차이로 인해 일반적으로 직접취득에 비하여 간접취득의 실제 취득비율이 낮은 수준에서 형성된다(김영환ㆍ정성창, 2008).8)
 

 
<표 Ⅳ-3>은 2020년 8월 11일을 기준으로 2020년 2월부터 4월 사이에 발표된 자사주 취득 공시의 실제 거래체결 현황을 살펴본 것이다. 직접매수가 164건, 신탁취득이 236건으로 신탁계약에 의한 취득이 1.5배가량 더 많았다. 기업은 직접매수보다 신탁계약에 의한 취득을 더 선호하였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의 실제 취득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취득 규정에 의하면 결의한 취득예정주식 취득을 완료하지 못한 경우 제재를 받기 때문에 전량을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2020년 자사주 직접취득의 실제 취득비율은 평균 87.0%에 불과했다.9) 목표 주식수를 전량 취득한 경우가 164건 중 96건이었으며 실취득비율이 50%에 미달하는 기업이 전체의 1/4을 차지하는 등 자사주 확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 않았다. 신탁취득 중 계약기간이 만료되거나 신탁이 해지된 6건의 경우 88.2%로 실취득비율은 직접매수와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아직 계약기간이 종료되지 않은 230건의 경우 신탁계약금액의 62.1%에 해당하는 주식만이 확보된 상황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자사주 취득이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므로 자사주 취득 신호의 신뢰도가 낮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기업 내부자가 사전적으로 계획하지 않았음에도 자사주 취득이 예상보다 용이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었으며 개인투자자의 매수 압력 증가 또한 충분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공시에서 제시한 목표치와 실제 취득비율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외부주주의 입장에서는 실제 취득 여부를 추적하거나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부주주에 의해 기회주의적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과거에 비하여 전반적으로 높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한편 최근 코로나19로 인하여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기업의 자사주 취득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진들의 개인적 자사주 매입 발표 또한 이어지고 있다. 경영진의 자발적인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서는 수익성 회복을 위한 책임경영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되며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업가치가 실제 저평가되어 있고 기업이 자사주를 실질적으로 취득할 계획이 있다면 경영진이 사적 매수에 나설 것이므로 일상적인 경제상황에서는 경영진의 매입은 기업가치 저평가를 보다 강하게 전달하는 신호로서 가치를 가진다.10) 그러나 현재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한편 시장의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증시의 상승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이례적 상황으로 기업 내부자라할지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앞서 살펴보았다시피 자사주의 실제 취득률이 부진하여 공시에서 목표한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경영진의 추가적 자사주 매입이 자사주 취득 공시를 이용하여 주가상승을 유발하고 이에 편승하여 시세차익을 추구하거나 일시적 주가하락을 기회로 경영권을 확보해 증여부담을 완화하는 등 사적 동기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단언하기 어렵다. 추후 기업의 저평가 여부와 자사주 취득 결정, 경영진의 개인적 자사주 매입 행태의 관계에 대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분석이 요구된다. 
 
 
Ⅵ. 결론 및 시사점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급등락하는 증시 상황에서 많은 기업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을 선택했다. 기업의 자사주 취득에 대한 다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사주 취득은 경영진이 기업의 저평가를 외부투자자에게 알리고 주가 상승을 통해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고 경영자가 여유자금을 남용하지 않도록 제어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경제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자사주 취득에 대한 평가는 신중하게 이루어져야한다. 
 
우선 자사주 취득에 활용된 자금은 아무런 대가없이 무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기업의 지속성 유지나 장기성장에 필요한 연구개발이나 시설투자, 고용을 기회비용으로 사용된 것이다. 코로나19 영향 기간 동안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 중 상장 기간 1년 이하의 기업이 21개 존재하였으며 자사주 취득기업 중 12.9%에 해당하는 44개 기업은 시가총액 규모 하위 20%에 해당하는 소형주였다. 게다가 자사주 취득기업 10개중 1개사는 순이자비용도 충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었다. 자사주 취득으로 일시적 주가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나 기업의 근본가치와 성장단계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단기투자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자사주 취득을 이용한다면 기업의 장기성과나 기업의 지속성은 희생될 수 있다.
 
또한 자사주 취득 결정이 내부자의 사적이익 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을 가능성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내부자 지분이 높을수록 자사주 취득을 이용하여 기업 통제권을 높이거나 의도적으로 주가상승을 유발하고 이에 편승하여 시세차익을 얻고 증여부담을 완화하는 등 사적 오용의 유인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의 자사주 취득 결정은 지배주주가 개인적으로 보유한 지분 정도에 따라 유의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배주주가 자사주를 사적으로 보유한 비중이 높을수록 기업의 여유자금을 이용하여 자사주를 취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자사주 취득공시 규모와는 달리 실제 취득률은 평균 72.5%로 저조한 수준이었는데, 이는 기업의 실제 취득 의사를 의심하게 하는 결과이며 외부투자자의 입장에서 공시 신호를 신뢰하기 어렵다.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3월 시장 급등락에 대응하기 위해 자사주 취득을 활용한 기업이 크게 증가하였으며 향후 기업의 자사주 취득 및 처분 결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잉여현금을 어디에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공시에서 목적한 바와 같이 기업가치와 주주이익 증진을 기반으로 판단해야 하며 자사주 취득 신호의 신뢰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의사결정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투자자는 자사주 취득이 가져오는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효과가 아닌 기업의 장기적 가치에 기반하여 주주환원 효과를 평가해야 하며 공시 이후 기업의 실제 취득 현황과 재처분 여부에 지속적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1) 금융위원회(2020. 3. 13)
2) 단, 신탁계약은 공시된 계약금액을 전량 취득해야할 강제성이 없어 실제 취득 여부가 불확실하다. 따라서 신탁계약 규모에 대한 판단 시 계약금액 뿐만 아니라 향후 신탁계약이 종료 또는 해지된 후 실질 취득금액을 확인해야 한다.
3) 상환전환우선주 상환 요청 등의 목적에 의한 우선주 취득을 제외하고 보통주만을 포함하였으며, 보통주 취득 중에서도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 목적 이외에 임직원에 대한 성과보상과 스톡옵션 행사에 대한 대비, 경영권 강화 등의 사유로 자사주를 취득한 경우는 제외하였다. 또한 12월 결산법인과 비금융업만 포함한다.
4) Borochin & Yang(2017)
5) Hartzel & Starks(2003)
6) 자사주 신규 취득기업은 과거 5년 이내에 자사주 취득 이력이 없이 코로나19 영향 기간 내에 처음으로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으로 정의하며, 상장기간이 5년 미만인 기업 또한 포함된다.
7) Fried(2001)
8) 2000년에서 2006년 사이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239개의 기업 중 직접취득의 경우 목표 취득비율의 약 96% 이상을 실제 취득한 반면 간접취득은 70% 전후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9)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직접매수에 의한 자사주 취득 공시 935건의 평균 실취득비율은 94.9%로 최근 자사주 실제 취득비율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10) Chan et al.(2012), 임병권 외(2015)
 
 
참고문헌
 
금융위원회, 2020. 3. 13, 공매도 금지 및 자기주식 취득한도 확대를 6개월간 시행합니다, 보도자료.
김영환ㆍ정성창, 2008, 자사주 매입방식의 결정요인과 기회주의 가설의 검증,「경영학연구」37(5), 1205-1232.
김태연ㆍ김현동, 2019, 기관투자자의 투자기간과 자사주 매입,「재무연구」32(2), 221-246. 
임병권ㆍ박순홍ㆍ윤평식, 2015, 자사주 취득과 내부자 거래의 정보신호 효과,「 재무연구」28(3), 351-384.
Borochin, P., Yang, J., 2017, The effects of institutional investor objectives on firm valuation and governance,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126(1), 171-199.
Chan, K., Ikenberry, D., Lee, I., Wang, Y., 2012, Informed traders: Linking legal insider trading and share repurchases, Financial Analysts Journal 68, 60-73.
Fried, J., 2001, Open market repurchases: Signaling or managerial opportunism? Theoretical Inquiries in Law 2, 865-894.
Gaspar, J., Massa, M., Matos, P., Patgiri, R., Rehman, Z., 2012, Payout policy choices and shareholder investment horizons, Review of Finance 17(1), 261–320.
Hartzell, J.C., Starks, L.T., 2003, Institutional investors and executive compensation, Journal of Finance 56(6), 2351-2374.
Ⅰ. 서론
 
Ⅱ. 코로나19 위기와 자사주 취득 현황
  1. 주가 급등락과 자사주 취득 규제 완화
  2. 자사주 취득 증가
 
Ⅲ. 자사주 취득 결정요인
  1. 재무특성과 자사주 취득 여부
  2. 주주 구성과 자사주 취득 여부
 
Ⅳ. 개별기업 자사주 취득 적정성 평가
  1. 소형ㆍ신규상장기업의 자사주 취득과 성장 기회비용 
  2. 재무건전성 악화기업의 자사주 취득
  3. 지배주주 소유지분과 사적이익 추구 가능성
 
Ⅵ. 결론 및 시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