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MI 자본시장연구원
ENG

보고서

최신보고서

보고서
2017 02/08
인구구조 변화와 주식시장: OECD 국가 경험 연구보고서 17-02 PDF
정광수
다른 보고서

다른 보고서가 없습니다.

목차
Executive Summary

Abstract
Ⅰ. 서론
1. 연구 배경
2. 연구의 구성, 범위 및 방법

Ⅱ. 인구구조의 변화 경로와 특징
1. 절대인구 변화 경로와 금융자산
2. 인구구성 변화 경로와 금융자산
3. 기대수명 변화 경로와 금융자산

Ⅲ. 인구구조 변화와 주식시장
1. 가계의 생애주기별 금융자산 보유패턴
2. 인구구조의 변화와 주식가격
3. 인구 고령화와 주가하락 논쟁

IV. 인구구조와 주가에 관한 실증연구: OECD 국가패널 분석
1. 세 가지 실증분석 질문
2. 기존 문헌 연구
3. 실증모형 설계
4. 실증분석 결과

V. 요약 및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요약
본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변화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기초연구의 일환으로, 주요 OECD 국가를 대상으로 인구구조 변화가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을 이론적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물론 본 연구의 직접적인 동기는 동 주제와 관련된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통계 면에서나 복지와 금융 연계(welfare-finance nexus) 면에서 다른 나라와는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인구통계 면에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이고 저출산이 가장 심각한 국가이다. 이는 금융자산의 축적과 인출, 주식시장의 수요와 공급 등 금융자산 수요기반의 장기적 안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일본을 제외한 선진국의 경험은 소중하면서도, 그것을 해석하고 우리나라에 적용하는데 있어서는 ‘평균’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우리나라의 노후보장은 강제저축(공적연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복지-금융 연계가 매우 강한 나라이다. 때문에 인구구조 변화가 투영된 공적연금의 가입 및 인출 스케줄이 금융자산과 주식시장 안정성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주요 선진국 어디에도 이런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없다. 본 보고서는 두 가지 측면의 우리나라 특수성을 염두에 두고, 선진국의 인구구조와 주식시장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 인구구조의 중요성을 금융자산 수요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는 인구구조 변수를 선정하고 인구구조 변수와 주식시장 관계를 가계 미시데이터와 거시데이터를 이용하여 실증적으로 살펴보고 자산가격붕괴가설(asset price meltdown hypothesis) 논쟁에 대해 정리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한다. 

인구구조는 주식시장에 부정적, 기대여명은 긍정적 
금융자산 수요관점에서 의미 있는 변수는 절대인구, 중년-노인비율, 기대여명 등이다. OECD 국가의 절대인구와 생산가능인구의 추세선은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다. 단순생애주기모형이 암시하듯 인구감소에 따른 자산수요 감소와 자산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인구전환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인구구조 변화로 보면 주식 매입 세대에 해당하는 중년인구는 줄고 주식 처분 세대에 속하는 노인인구는 늘어나면서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다만, 65세 노인인구의 기대여명은 10년마다 1년 정도 연장되고 있는데, 이는 주식시장에 긍정적 요인이다. 이는 생물학적 기대수명과 사회적 기대근로수명(주요국 65세 정년)간의 괴리가 확대되며 은퇴 후 생존기간이 연장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주식의 인출시점을 늦추고 주식 보유기간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생애주기가설의 오해: 은퇴해도 주식 보유 줄지 않아 
생애주기가설에 따르면 개인은 생애소비 안정을 통한 생애효용극대화를 추구하며, 이를 위해 젊어서는 주식을 매입하고 은퇴 후에는 주식을 매각한다. 현실에서 이 같은 보유 패턴이 나타나는지 살피기 위해 미국 가계를 대상으로 연령별 주식 보유율(참가율), 주식 보유액(중간값), 주식 보유비중(자산배분)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주식 등 위험자산은 참가율, 보유액,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나이가 들면서 높아졌지만, 생애주기가설과 달리 은퇴 후에도 주식 보유는 줄지는 않았다. 오히려 은퇴 후에도 일정 기간 늘다가 조금씩 줄어들었다. 유산동기(bequest motive)나 예비적 동기(precautionary savings), 시간비용(time cost) 등의 동기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은퇴 후에도 주식 보유가 유지된다면 자산가격붕괴가설이 암시하는 것처럼 주가의 급격한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은 줄어든다.  
은퇴자금 인출순서: 연금, 펀드, 직접주식 순
뿐만 아니라 가계의 은퇴 후 주식 보유 패턴은 개인이 직접투자한 주식이냐 간접투자한 주식이냐에 따라 다른 특성을 보였다. 퇴직연금 등 연금을 통해 보유한 주식은 중년 연령대에 급격히 증가하다가 은퇴와 함께 빠르게 감소한 반면, 직접 투자해 보유한 직접주식은 은퇴 후에도 참여율, 보유액, 포트폴리오 비중 모든 면에서 오히려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펀드를 통한 간접 보유도 비록 간접투자이지만, 연금을 통한 간접보유에 비해 인출속도가 느렸다. 요컨대, 가계는 은퇴 이후에 전체적으로 주식 보유를 서서히 점진적으로 줄여가지만, 인출 순서로 보면 연금을 먼저 인출을 하고 펀드와 직접 주식 순서로 서서히 인출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은퇴주식 인출 순서는 기업자금조달에도 일정한 순서가 있다는 순서가설(pecking order)처럼 어느 정도 경제적 합리성이 있다. 직접 주식 보유를 늘리는 것은 고령화에 따른 위험회피성향에도 불구하고, 앞서 언급한 대로 주식투자에 소요되는 시간비용(time cost), 유산동기, 예비저축동기 등이 반영된 결과이다. 아울러, 주식을 상속할 때 주어지는 세제혜택, 가령 미국의 경우 높은 상속세 면세점, 상속시 자본이득세(capital gain tax) 면제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적립방식 연금이 커질수록 고령화는 주식시장에 부정적 
은퇴와 함께 연금을 통한 간접 보유 주식이 빠르게 줄어드는 현상은 주식시장 수급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적립방식 연금은 퇴직연금이든 공적연금이든 인출단계에서 연령 제약 등으로 은퇴와 함께 인출단계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거기에 포함된 주식 등 위험자산은 연금지급 규모에 비례해서 빠르게 줄어들 것이다. 주식시장으로 보면 부정적 요인이다. 적립방식 연금제도가 발전한 나라일수록 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매물화 가능성에 주의해야 하며, 다른 나라에 비해 소위 자산가격붕괴가설을 더 경계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같은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연금 인출단계에서 인출연령 등에 대해 다양한 옵션을 두고 개인의 선호에 따라 인출스케줄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과거 선진국의 연금제도가 잘 작동하던 시절의 은퇴 후 기대여명은 15년이었다. 이를 준거로 삼고 늘어나는 기대수명, 노인의 노동시장 잔류 추세 등을 고려하여 연금가입자들이 인출시점의 선택권을 높이는 방향으로 공적연금이든 사적연금이든 연금화와 관련한 제도적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연금이 보유한 위험자산(주식, 펀드 등)의 현물 인출을 유도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은퇴 후 직접주식 보유가 늘어나는 것은 신규 취득 못지않게 연금의 일시금 인출 중 일부는 주식 등 현물로 인출이 가능한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이는 ‘고령친화적인’ 미국의 세제 등이 만들어낸 제도의 산물이지만, 결과적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령화는 주가에 부정적이나 자본이동 통해 완화 가능 
앞서 가계 단위의 미시적 행태적 분석 결과의 핵심은 주식보유가 은퇴 후에도 예상보다 덜 줄어든다는 것이다. 연령별 주식 수요특성이 이러하다면, 실제 고령화와 주가는 역사적으로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이에 보고서는 12개 선진국의 거시데이터를 이용하여 주가와 인구구조 변화간의 관계를 실증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앞서 미시적 분석 결과들이 암시하듯이 주식시장 buy-side에 해당하는 중년인구 변수는 주식가격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관계를, sell-side를 구성하는 노인인구 변수는 반대로 음(-)의 관계를 나타냈다. 따라서 저출산ㆍ고령화로 중년인구 비중이 줄고 노인인구 비중이 늘어나는 향후의 인구구조 변화 경로는 주식시장의 장기 모멘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가 변동성 중에서 인구변수로 설명이 되는 설명력은 10% 수준에 그치고 있는 점, 그리고 노인인구 증가가 역사적으로 연평균 0.7% 수준의 크지 않은 수익률 하락 요인이었던 점 등은 인구구조의 변화가 주식시장의 급격한 하락을 가져올 충격요인은 아니라는 점을 암시한다. 대부분의 주식시장붕괴 실증연구들도 이와 유사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더구나 2000년대 이후 자본이동이 자유로워진 글로벌 금융환경을 고려한 실증모형에서는 적극적인 고령화 정책을 통해 고령화의 부정적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고령화에 따른 생산경로 상의 부정적 효과(자본수익률 하락에 따른 자본유출)를 상쇄하는 지식집약적이고 고령친화적인 산업구조로의 고도화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높아진 생산성이 자본유입을 촉진하며 주식시장의 수요기반을 보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