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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거래 확대에 따른 외환시장의 변화 및 시사점

이슈보고서 21-01 2021.01.12

  • 연구주제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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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은 전통적인 장외시장으로서 은행간 시장에서의 유동성 확보를 통해 대고객 부문 거래를 지원하는 이분화된 시장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외환시장은 전자거래시스템 발전을 통해 대고객 시장의 외환거래가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기존 은행간 시장과의 경계가 사라지고 특히 비은행 외환전자거래 전문회사가 글로벌 외환시장의 주요 유동성 제공자 역할을 수행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외환시장의 전자거래는 은행간 시장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고객 부문의 전자거래는 초기 시스템 개발 수준에 머물고 있어 글로벌 추세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전자거래시스템 개선 작업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의 부정적 측면을 고려하여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나, 이미 전자거래가 크게 확산된 해외사례 및 국내 외환거래 현황 분석을 토대로 본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전자거래시스템 개선을 통한 외환부문 선진화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첫째, 국내 외환시장의 유동성 제고 차원에서의 시스템 개선 필요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국내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 추세를 감안할 때 외환부문 전자거래 활성화를 통한 유동성 확대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둘째, 최근 역외 NDF 거래의 급격한 확대 등 전자거래 기반의 글로벌 외환시장 성장 추세를 감안할 때 국내 외환시장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의 전자거래 인프라 개선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외환업무 활력 제고 측면에서도 외환부문 전자거래시스템의 활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해외에서는 비은행 부문의 전자거래시스템을 통한 외환시장 참여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인프라 개선은 외환업무의 다양화를 통한 국내 금융투자업계 발전 및 금융시장 고도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원화가 부분적 국제통화라는 국내 외환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건전성 측면에서 외환시장 전자거래 확대에 대비한 안정장치 구축 등 위험관리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Ⅰ. 서론
   
최근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인프라 개선 필요성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지난달 외환 전자중개시스템 개선 방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였으며1), 일부 국내은행은 향후 전자거래 확대에 대비한 전자거래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글로벌 외환시장의 외환거래는 전자거래 방식으로 대거 이동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외환시장은 여전히 보이스(voice) 거래방식이 대고객 외환시장의 주요 거래방식으로 사용되는 등 글로벌 외환시장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짐에 따라 주요 외환시장 참가자의 전자거래시스템 개선 필요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외환시장의 저조한 전자거래 활용도는 최근 국내 외환시장의 거래량 감소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글로벌 고객의 원화기반 외환상품에 대한 수요가 전자거래시스템을 통해 접근이 용이한 역외시장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역외시장에서의 원ㆍ달러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량은 글로벌 외환중개사의 대고객 부문 전자거래시스템 구축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역외 원ㆍ달러 NDF 거래규모는 국내 은행간 외환시장의 현물환 거래 규모를 크게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역외시장의 국내 외환시장 잠식 및 원ㆍ달러 가격 발견 역할의 주도권 이동 등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의 외환거래 대다수는 다양한 전자거래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장외시장이라는 외환시장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비중은 보이스거래 비중을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전자거래시스템의 발전을 통해 기존 은행간 시장과 대고객 시장의 구분조차 그 의미가 점차 희석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외환시장은 은행의 전통적인 외환시장 유동성 제공자로서의 역할이 축소되고 전자거래 기반의 전문 외환시장 유동성 공급자의 역할이 확대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본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최근 글로벌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현황 및 특징을 살펴보고, 국내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현황 및 추이 분석을 통해 국내 외환시장의 전자거래시스템 개선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글로벌 외환시장 전자거래2) 현황 및 특징            
   
하루 평균 6.6조 달러가 거래되고 있는 글로벌 외환시장3)은 전자거래 확산 이후 시장참가자, 거래방식 등 다양한 부문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은행간 시장과 대고객 시장으로 양분되어 있던 기존 외환시장의 경계가 사라져가고 있으며, 유동성 공급자로서 비은행 외환전자거래 전문회사의 역할이 확대되는 등 기존 은행 중심의 외환시장 구조는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본 장에서는 글로벌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발전 과정 및 변화 추이를 살펴보고, 각 부문별 특징과 영향을 정리하였다.
    
1. 외환시장 전자거래 발전 과정 
  
글로벌 외환시장의 전자거래는 은행간 외환시장의 전자중개시스템 발전과 더불어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으로 장외시장인 은행간 외환시장의 거래는 외환딜러 양자간 또는 중개회사를 통한 보이스 주문방식이 1990년대 초반까지도 주요 거래방식으로 사용되어 왔다.4) 이는 소수 대형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주도하는 외환시장의 고유한 특성으로 인해 주식시장 등 여타 금융시장 대비 전자거래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았음에 기인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주요 글로벌 외환중개회사의 다자간 전자중개시스템 개발 및 도입은 이후 은행간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난다.5)  
   
당시 도입된 전자거래시스템은 주식거래소 등 다양한 금융상품 거래에 활용되고 있는 중앙 지정가 주문장(Central Limit Order Book: CLOB) 방식의 시스템으로,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양자간 호가 요청에 기반한 기존 거래방식 대비 거래 효율성을 크게 개선하였다.6) 첫째, 해당 시스템은 다자간 실시간 호가 정보 제공 및 최적가 거래체결을 지원함으로써 외환거래 관련 투명성을 크게 개선하였다. 즉 모든 은행간 외환시장 참가자가 중개사의 전자거래터미널을 통해 기존 소수 대형은행이 독점하였던 외환주문 관련 정보를 공유하게 됨에 따라 거래체결 효율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둘째, 해당 시스템은 거래 이후 업무(백오피스)의 자동화 지원을 통해 외환업무 효율성 개선에 기여하였다. 특히 은행간 시장의 외환거래는 거래 상대방 신용도(크레딧 라인 등) 점검 및 외환포지션 발생에 따른 헤지 여부 등 다양한 후선 업무가 존재하고 있어 전자중개시스템을 활용한 후선업무의 자동화는 은행의 거래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전자중개시스템 도입에 따른 거래체결 효율성 증진의 효과로 인해 은행간 외환시장에서의 거래방식은 해당 시스템 도입 이후 단기간 내 전자거래 형태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나타난다(King et al., 2011).
  
은행간 외환시장에서의 전자거래 확산은 이후 주요 은행의 대고객 전자거래시스템 개발을 촉진한 주요배경으로 작용하였다. 즉 은행간 시장 전자중개시스템을 통해 유동성 확보가 용이해진 주요 딜러은행을 중심으로 대고객 시장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의 전자거래시스템 구축 경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7) 은행의 대고객 부문 전자거래플랫폼은 단일 은행이 유동성을 제공하는 싱글뱅크 플랫폼(Single Bank Trading Platform: SBT)과 다수의 은행이 공동으로 고객들의 거래 체결을 지원하는 멀티뱅크 플랫폼(Multi Bank Trading Platform: MBT)으로 구분된다. 최초의 은행의 대고객 전자거래시스템은 SBT 형태로 개발되었으나8), 이후 은행간 시장의 전자거래 인프라 발전과 더불어 다수의 은행이 공동으로 대고객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MBT 시스템 위주로 대고객 시장의 전자거래가 크게 확산되었다.9) 
  
최근 글로벌 외환시장의 전자거래는 은행간 중개시스템과 대고객 거래시스템의 전산적 연계를 통해 다양한 외환업무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글로벌 외환중개사의 전자거래플랫폼이 개방형(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API)10) 방식으로 발전됨에 따라 대고객 외환업무의 전산화 지원가능 범위가 확대되었음에 기인하고 있다. 현재 주요 대고객 전자거래시스템은 은행간 시장 전자거래플랫폼 연계를 통한 실시간 환헤지 기능 구축, 다수의 대고객 전자거래시스템 연계를 통한 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대고객 외환업무 제공이 가능하다. 이러한 대고객 전자거래플랫폼의 활용성 제고는 최근 비은행 고객의 외환시장 참여를 크게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주요 딜러은행의 프라임 브로커리지(Prime Brokerage: PB) 서비스를 통한 비은행 부문의 은행간 외환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있으며, 다양한 전자거래시스템을 활용한 비은행 외환거래전문회사(Principal Trading Firms: PTF)의 거래가 확대되는 등 최근 글로벌 외환시장의 유동성 공급주체로서 비은행 부문의 역할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11)
  
현재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구조는 아래 <그림 Ⅱ-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은행간 시장과 대고객 시장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전자거래플랫폼을 통해 양시장 참가자 모두 참여 가능한 구조로 변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기존 은행간 시장 거래(박스 내)에는 주요 대형 딜러은행만이 참여할 수 있었던 바와 달리 현재 대고객 시장의 거래주체는 거래은행의 전자거래시스템 및 PB 서비스 등을 통해 직ㆍ간접적으로 은행간 시장에서의 거래체결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에는 다수의 전자거래시스템을 연계하여 유동성 제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통합형 전자거래시스템(Electronic Communication Network: ECN)까지 등장하고 있다. 일명 ‘aggre-gator’로 지칭되고 있는 해당 통합형 시스템은 수백여 개의 은행 및 비은행 외환거래플랫폼을 연계하여 대형 고객 뿐 아니라 개인 등 소매 고객의 외환거래체결 서비스까지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 전자거래 현황 및 주요 특징
  
글로벌 외환시장은 전자거래 확산 이후 다양한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 절에서는 최근 글로벌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추이 및 전자거래 확산에 따른 주요 부문별 특징을 정리하였다.  
  
가. 전자거래 비중 확대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글로벌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비중은 전체 거래규모의 과반을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래 <그림 Ⅱ-2>에 나타난 바와 같이 전자거래 방식을 통한 외환거래량 비중은 총 외환거래량의 약 57% 수준으로, 2013년 이후 전자거래 비중은 기존 보이스거래 비중을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13) 해당 통계는 대고객 및 은행간 시장의 모든 유형의 외환거래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글로벌 외환시 장 거래의 대다수가 이미 전자거래 방식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의 전자거래는 특히 현물환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여타 외환상품 대비 간단한 거래 구조로 인해 전자거래의 확산이 현물환 시장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래 <그림 Ⅱ-3>에 나타난 바와 같이 2019년 기준 현물환 시장의 총 거래량 대비 전자거래 비중은 약 72% 수준으로 대다수의 현물환 거래는 전자거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2016년 이후 대고객 현물환 시장의 전자거래 비중은 은행간 시장의 전자거래 비중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선물환 및 외환스왑 시장에서의 전자거래 비중 또한 대고객 부문의 거래를 중심으로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고객 부문 외환스왑 및 선물환 상품의 전자거래 비중은 2019년 기준 각각 57% 및 67% 수준으로, 이전 조사 시점 대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대고객 외환시장의 선물환 거래의 경우 최근 NDF 시장의 대고객 전자거래 확대가 해당 부문 전자거래 비중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 은행간 시장 전자거래 비중 감소
   
은행간 시장의 전자거래 비중은 <그림 Ⅱ-3>에 나타난 바와 같이 최근 현물환, 선물환, 외환스왑 등 모든 전통적 외환상품 부문에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글로벌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확산이 은행간 시장 전자중개거래 확대를 통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모든 외환상품의 은행간 시장 전자거래 비중은 대고객 시장 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14)
  
이러한 최근 은행간 시장의 전자거래 비중 감소 추세는 다음과 같은 요인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첫째, 전자중개시스템 도입에 따른 거래 효율성 증진의 효과는 대고객 거래로 발생한 외환포지션 청산을 위한 은행간 외환거래 수요 감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소위 ‘hot potato trading’이라 불리던 외환딜러의 은행간 거래를 통한 위험 공유(risk sharing) 구조가 전자중개시스템 도입 이후 변화된 것이다.15) Shyy & Lee(1995)에 따르면 전자중개시스템을 통한 실시간 호가 정보 공개는 정보 취득 목적의 거래 참여 유인을 감소시키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으며, Pagano & Roell(1996)은 거래체결 속도 증진 및 후선 업무 자동화에 따른 비용 감소로 외환재고 처리에 대한 부담감이 경감됨에 따라 포지션 청산 목적의 은행간 거래 수요가 감소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둘째로는 은행의 대고객 전자거래시스템 활용도 확대에 따른 은행간 시장에서의 헤지 수요 감소 측면을 들 수 있다. 은행의 자체 장부 내에서 대고객 거래로 발생한 외환포지션을 상계처리(netting)하는 내부화(internalisation) 비중이 은행의 대고객 전자거래시스템 발전과 더불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Schrimpf & Sushko(2019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유럽 및 미국 지역 기반 은행의 내부화 거래 비중은 약 60~83% 수준으로, 대고객 거래의 대다수가 은행 자체 전 자거래시스템을 통해 내부적으로 헤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은행의 대고객 전자거래시스템 거래비중 확대 추세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확인된다. 아래 <그림 Ⅱ-4>에 나타난 바와 같이 뉴욕 외환시장의 경우 최근 은행간 시장의 전자중개시스템(EBS 및 Reuters)을 통한 거래 비중이 크게 축소되고 있는 반면 동기간 대고객 전자거래시스템(SBT 및 MBT)를 통한 거래 비중은 빠른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 비은행 유동성 제공자 참여 확대 
   
글로벌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확대는 기존 대형은행 중심의 외환시장 유동성 공급 구조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외환시장의 수요(바이사이드) 주체로 간주되었던 대고객 부문의 역할이 점차 유동성 공급자로서의 기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먼저 최근 대고객 외환시장의 거래량 확대 추세를 통해 기존 은행간 외환거래의 상당부분이 대고객 시장으로 이동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BIS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총 외환거래량 대비 대고객 시장의 거래비중은 약 62% 수준으로, 2007년 이후 대고객 부문의 외환거래량은 은행간 시장의 거래량을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존 은행간 시장을 통해 대고객 시장의 유동성 공급이 이루어지던 외환시장의 양분화 구조가 전자거래 확산을 통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외환시장의 전자거래시스템 발전은 대고객 부문의 유동성 제공자로서의 역할 확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00년대 중반 글로벌 외환중개사의 전자중개 플랫폼 업그레이드는 대고객 부문의 외환거래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16) 대고객 전자거래시스템과 은행간 전자중개시스템의 API 연결을 통해 대고객 부문의 유동성 공급 역할 수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 은행간 시장 정보 획득이 불가하였던 비은행 고객의 은행 유동성 및 가격 데이터에 대한 실시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시장참가자의 외환업무 기능이 크게 개선되었다.
  
특히 전자중개플랫폼을 활용한 은행의 외환부문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제공 확대는 비은행 금융기관의 외환시장 유동성 공급 역할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난다. 기존 은행간 시장의 낮은 거래비용의 혜택을 적용받지 못했던 비은행 기관은 API 연결이 가능한 딜러은행(브로커)과 PB 계약 체결을 통해 해당 은행명으로 은행간 시장 거래참여가 가능하다.17) 이에 최근 주요 헤지펀드 등 주요 대형 바이사이드 기관의 은행간 외환시장 참여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BIS에 따르면 최근 은행간 외환시장 거래량 상위 은행은 동시에 대규모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관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2019년 글로벌 은행의 대 비은행 금융기관 거래총액의 약 1/3이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통한 거래내역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전자거래플랫폼을 활용한 고빈도 매매전략을 통해 외환시장 유동성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제공하고 있는 비은행 외환거래전문회사(PTF)의 거래비중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18) PTF는 다양한 전자거래 플랫폼을 통해 대고객 부문에 유동성을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헤지펀드 등 주요 대형 바이사이드 고객의 외환주문 상당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대형 은행의 외환시장 유동성 공급자로서의 역할이 전자거래의 빠른 거래체결 속도에 기반한 비은행 외환전자거래 전문기관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로머니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주요 PTF 회사의 거래 비중은 글로벌 현물환 시장 거래량의 약 3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거래량 기준 상위 10개사 중 4개사가 알고리즘 기반 PTF 회사로 나타나고 있다.19)  
   

 
라. 비국제화 통화의 NDF 거래 확대
  
글로벌 외환시장의 전자거래시스템 발전은 주요 선진국 통화간 외환거래뿐 아니라 비국제화 통화의 역외거래 상품인 NDF 거래량 확대 추세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먼저 글로벌 외환중개사의 NDF 부문 전자거래시템 업그레이드 시점인 2016년을 기점으로 NDF 거래량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연관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BIS에 따르면 2019년 주요 신흥국 통화의 NDF 거래규모는 일평균 약 2,590억 달러 수준으로 2016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총 선물환 거래규모 대비 NDF 거래량 비중 또한 동기간 7%p 증가한 26% 수준으로 확대되는 등 이전 시점 대비 큰 폭의 거래량 확대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NDF 거래 확대요인으로 무엇보다 최근 글로벌 외환중개사의 NDF 전자거래플랫폼 업그레이드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주요 글로벌 외환중개사는 2016년을 기점으로 API 연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NDF 전자거래플랫폼 업그레이드를 진행하였으며20), 해당 업그레이드를 통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PTF 등 API 기반 전자거래플랫폼을 중점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비은행 외환시장참가자의 NDF 거래참여가 크게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차액 미달러화 결제라는 NDF 거래의 특성상 일반 선물환 대비 전자거래플랫폼 활용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최근 PTF 회사의 비즈니스 영역이 NDF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각 거래주체별 공식 NDF 거래량 통계는 파악이 불가하나, 외환중개사(EBS) 담당자에 따르면 주요 PTF 회사의 NDF 거래량은 전자거래시스템 업그레이드 이후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21)
   

  
  
Ⅲ. 국내 외환시장 거래 현황 및 특징    
   
대고객 부문 전자거래 확대를 통해 유동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글로벌 외환시장에 반해 국내 외환시장은 최근 현물환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글로벌 추세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외환시장 전자거래 인프라 측면에서도 국내 외환중개시스템은 은행간 시장의 전자거래 체결만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고객 부문의 거래 전산화는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본 장에서는 국내 외환시장 추이 및 전자거래 인프라 현황을 살펴보고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확대 필요성을 정리하였다.  
  
1. 국내 외환시장 거래 추이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총 거래규모는 2007년을 기점으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난다. 2020년 2분기 기준 국내 외국환은행의 일평균 거래량은 약 520억 달러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최대치(2007년, 581억 달러)를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동기간 은행간 외환시장의 현물환 거래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특히 해당 기간 중 국내투자자의 빠른 해외증권투자 확대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증가는 외환거래 확대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은 2019년 말 기준 약 5,720억 달러로 2007년 말 대비 4배 이상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동기간 외환거래량은 소폭의 감소세를 보임에 따라 해외증권투자 잔액 대비 일평균 외환거래량 비중은 2007년 37% 수준에서 최근 9% 수준으로 크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국내 외환시장의 거래량 감소 추세는 규제 및 비규제적 측면의 다양한 요인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부문 건전성규제 강화 추세와 더불어 외환파생상품인 키코(Knock-in Knock-out: KIKO) 계약에 따른 대고객 부문의 대규모 환손실 사태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외환거래 수요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볼 수 있다.22) 다만 은행부문의 건전성이 개선된 최근까지도 은행간 시장에서의 현물환 거래량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해외사례의 경우 전자거래 인프라 구축 이후 외환거래량이 확대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외환시장의 저조한 전자거래 인프라 구축 현황 또한 국내 외환시장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역외시장의 비약적인 원ㆍ달러 NDF 거래량 증가세는 역내ㆍ외 전자거래 인프라 격차가 국내 거래량 감소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BIS에 따르면 일평균 원ㆍ달러 NDF 거래 규모는 2019년 기준 약 601억 달러 수준으로 역외시장의 NDF전자거래시스템 구축 이전 시점(2013년, 196억 달러)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동기간 국내 외환시장의 현물환 거래 추이와 비교할 때 더욱 큰 대비를 보이고 있다. 2019년 기준 역외 NDF 거래량은 국내 외환시장의 국내 은행간 시장 현물환 거래량의 약 6배 수준으로, 이미 원ㆍ달러 외환상품 거래시장으로서 국내 외환시장의 역할이 크게 위축된 실정이다.
 

  
국내 외환시장의 거래량 변화 추이는 주요 신흥국 통화의 외환거래 확대 추세와도 매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BIS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주요 신흥국 통화23)의 일평균 외환거래량은 약 1.5조 달러 수준으로 2007년 대비 약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아래 <그림 Ⅲ-3>에 나타난 바와 같이 주요 신흥국의 외환거래량 증가율은 해당국의 해외증권투자 증가율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최근 높은 해외증권투자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외환거래량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국내 외환시장의 추이와도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 인도 등 주요 신흥국의 경우에도 API 연결이 가능한 전자거래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전자거래 인프라 발전이 외환시장 거래량 확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24)
  

  
2. 국내 외환시장 전자거래 현황 
  
우리나라 외국환 전자거래 중개시스템은 중개사가 제공하는 전용 전산망을 통해 은행간 시장의 거래체결을 지원하는 방식이다.25) 즉 외국환 딜러가 중개사가 제공하는 전용 단말기에 직접 매매주문을 입력하면 중개회사의 전산망을 통해 은행간 시장의 거래가 자동으로 체결되는 방식으로, 1990년대 초반 글로벌 은행간 외환시장에 도입된 전자중개시스템과 유사한 형태이다.26)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은행간 시장에서의 전자거래는 외환중개회사의 전자중개시스템 도입된 이후 단기간 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27)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도 전자중개시스템을 통한 거래비용 절감 및 편의성 개선의 효과로 인해 글로벌 외환중개사의 전자중개시스템 도입 직후 은행간 시장의 전자거래가 크게 확대된 바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주)에 따르면 최근 은행간 시장의 현물환 거래는 대부분 전자중개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존 보이스 중개방식의 거래는 극소수에 한해 지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28)
  
국내 은행간 외환시장에서의 전자거래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고객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활용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아래 <표 Ⅲ-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최근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대고객 외환 전자거래시스템이 출시되고 있으나, 이의 활용도는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는 대부분 시스템이 일부 소규모 외환거래 체결만을 지원하고 있으며, 은행간 시장 실시간 호가 또한 해외 통신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제공 받는 등 전자거래시스템을 활용한 거래 편의성 개선 및 비용 절감의 효과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29)  
  

  
국내 대고객 외환시장의 낮은 전자거래 활용도는 은행간 시장의 전자중개시스템 구축 현황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의 대고객 외환거래시스템은 중개사의 전자중개시스템과의 API 연결을 통해 다양한 대고객 업무의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에도 은행간 전자중개시스템과의 API 연결을 통해 은행간 외환시장의 유동성 및 가격 데이터에 대한 실시간 접근성이 개선된 이후 본격적인 대고객 부문의 외환거래 확대가 시작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은행의 대고객 외환거래시스템은 자사 고객의 주문에 한해 제한적인 전자거래 체결 기능만이 현재 지원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의 경우 자사의 전자거래시스템을 통한 대고객 외환거래의 경우에도 외환포지션 청산을 위한 은행간 거래는 각사의 외환 딜러를 통해 별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간 시장 전자거래 플랫폼과의 API 연결을 통해 실시간 환리스크 헤지 등 다양한 대고객 부문 외환업무가 제공되고 있는 글로벌 은행의 전자거래시스템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30)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 국내 외환시장의 전자거래시스템은 은행간 시장 중심으로 전자거래가 확대되었던 글로벌 외환시장의 1990년대 중반 전자거래 활성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3. 소결: 전자거래 확대 필요성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외환부문 전자거래 활용도 및 인프라 구축 현황은 글로벌 시장 대비 크게 뒤처져 있는 상황으로, 본 절에서는 전자거래 확대에 따른 경제적 편익의 측면에서 국내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확대 필요성을 살펴보았다. 먼저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확산을 통한 경제적 편익 증대 효과는 주요 금융시장의 전자거래 도입 사례에서 일정부분 유추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자거래시스템의 도입은 업무 자동화를 통한 거래 효율성 증진 등의 긍정적 효과를 유발한다. Stoll(2006)에 따르면 주식시장의 경우 전자거래를 통한 주문 처리시간 단축, 후선업무 자동화에 따른 비용 감소, 거래정보 관련 투명성 개선의 효과 등이 호가 스프레드 축소 등 전반적인 거래 효율성 증진에 기여한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하고 있으며, Hendershott(2003)은 정보기술의 발전이 궁극적으로 전자거래시스템 개발 경쟁으로 이어져 다양한 금융상품의 거래비용 감소라는 경제적 편익을 견인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 연구에 따르면 외환시장의 경우에도 전자거래시스템 도입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경제적 편익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은행간 외환시장의 전자중개시스템 도입은 은행간 외환시장의 투명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전자거래시스템 도입 이후 기존 거래상대방으로 참여한 소수 딜러은행만이 취득 가능하였던 주문흐름(order flow) 정보는 중개사가 제공하는 전자거래터미널을 통해 모든 은행간 시장참가자가 공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Bloomfield & O’hara(2000) 등은 은행간 외환시장의 전자중개시스템 도입 이후 소수 딜러은행의 거래정보 독점을 통한 거래행태가 크게 축소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전자거래 확대는 은행간 외환시장의 유동성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Ding & Hiltrop(2010)의 연구에 따르면 전자중개시스템 도입 이후 은행간 외환시장의 호가 스프레드(bis-ask spread)가 크게 축소되었으며, 전자중개시스템 도입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부정적 효과를 크게 상회하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31) 
  
이러한 측면에서 국내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확대 필요성은 다음과 같은 측면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전자거래플랫폼 활용도 제고를 통한 주문 처리비용의 감소 측면이다. 전자거래를 통한 주문 전산화는 빠른 거래 체결 뿐 아니라 거래확인, 청산, 결제 등 후선업무의 일괄 자동화를 지원함으로써 주문 처리비용 절감 및 수작업에 따른 다양한 리스크 요인 감소 등 업무 효율성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로는 전자거래 확산에 따른 시장투명성 개선의 효과를 들 수 있다. 외환시장의 주문흐름 정보는 은행간 시장 참여자의 전유물로 정보취득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는 등 다양한 비효율성이 존재하고 있다. 이에 실시간 가격정보 제공 및 최적가 매칭 등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전자거래 확대는 외환시장 투명성 개선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전자거래 확산에 따른 유동성 개선의 효과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주요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전자거래 확대는 호가 스프레드 감소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대고객 거래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특히 딜러은행의 유동성 공급여력이 제한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대고객 시장 중심의 새로운 유동성 공급기반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한 부분으로 생각된다. 
   
    
Ⅳ. 전자거래 인프라 개선을 위한 시사점
   
현재 국내 외환시장의 전자거래는 은행간 외환거래에 한해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으로 최근 대고객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전자거래가 크게 확산되고 있는 글로벌 외환시장의 추세와는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외환시장의 더딘 전자거래 발전의 원인은 국내 외환시장의 전자중개시스템이 글로벌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발전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음에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보통신 기술의 우수한 수준을 고려할 때 국내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인프라 발전의 저해요인은 다음과 같은 우려에 기반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전자거래시스템 개선에 따른 외환거래량 확대가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외환거래량과 환율변동성에 관한 주요 연구에서도 명확한 결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또한 외환부문 전자거래 확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32) 둘째로는 국내 외환시장의 대고객 전자거래 수요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측면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외환시장의 대형 고객의 경우 외국환 은행과의 장기간 관계 형성을 통해 이미 낮은 수수료 적용 등의 혜택을 부여받고 있기에 기존 거래방식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사례의 경우에도 대형 거래기관의 보이스거래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대기업의 거래 비중이 높은 국내 외환시장의 경우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을 수반하는 전자거래시스템 구축 수요가 제한적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외환부문 건전성 규제 강화 방향과의 정합성 측면에서의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부문 건전성규제는 외화유입을 사전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규제의 방향성과 전자거래 인프라 개선 필요성 간 상충적 측면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외환부문 전자거래 확대에 대한 우려로 인해 국내 외환시장의 거래 편의성 증진 목적의 전자거래 인프라 개선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저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글로벌 외환시장의 전자거래시스템 발전 에 따른 경제적 편익 증대 가능성 및 국내 외환시장 현황 분석결과를 토대로 본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전자거래 인프라 개선을 통한 국내 외환시장의 선진화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첫째, 국내 외환시장의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의 전자거래시스템 개선 필요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내 외환시장은 최근 국내투자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거래량 감소 추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최근 증권사의 해외증권투자 관련 마진콜 확대 등 일시적인 외환수요 급등 시점의 외환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국내 외환시장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외환부문 전자거래 인프라 개선에 대한 적극적 고려가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은행부문의 거래비중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전자거래시스템 발전을 통해 대고객 부문 주도의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고 있는 주요 해외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국내 외환시장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전자거래시스템 개선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전자거래가 주요 외환거래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전자거래시스템 구축 이후 역외 시장의 NDF 유동성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외환시장의 상대적 규모가 크게 축소되면서 원ㆍ달러 외환시장의 주도권이 역외 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역외 NDF 거래 확대가 글로벌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인프라 개선에 기반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외환부문 전자거래 인프라 개선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셋째,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외환업무 활력 제고 측면에서도 외환부문 전자거래시스템의 활용성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해외 사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미 PTF 등 주요 비은행 외환거래전문회사는 전자거래시스템 기반의 다양한 유동성 채널을 통해 글로벌 외환시장의 주요 거래 주체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외환전자거래 전문회사의 대다수는 주식 및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전자거래 체결 노하우를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기존 고빈도 투자자로서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동성 제공자로서의 역할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33) 이러한 측면에서 국내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인프라 개선은 외환업무의 다양화를 통해 국내 금융투자업계 및 금융시장의 고도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외환시장은 여전히 미달러화 차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비국제화 통화시장으로 외환부문 건전성 측면에서의 우려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자거래시스템 개선을 통한 외환시장의 거래 편의성 제고는 유동성 확대의 긍정적 효과와 더불어 투기적 거래 증가라는 필연적 양면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내 시장과의 연결성이 큰 역외 부문의 전자거래 체결을 일부 제한하는 등의 안전장치 구축을 통해 향후 외환시장 전자거래 확대에 대비한 위험관리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1) 연합인포맥스(2020. 10.14)
2) 본 보고서의 외환시장 전자거래는 은행의 대은행 거래(은행간 시장) 및 기업 등 대고객 거래(대고객 시장)에서의 전자거래 플랫폼을 통한 외환거래를 의미하고 있으며, 소규모 환전업자 및 개인 등 소매(retail) 부문의 전자거래에 대한 내용은 분석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3) BIS Triennial Central Bank Survey, 2019년 4월 기준
4) 1980년대 중반 외환중개사의 전자중개시스템이 최초로 개발되었으나 해당 시스템은 기존 전화 주문 방식의 일부 전산화(문자 전송 등)만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외환시장 전자거래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5) 최초의 다자간 전자중개시스템(Reuters Matching)은 1992년 등장하였으며, 이후 해당 시스템의 은행간 외환중개시장 독과점을 우려한 글로벌 은행들이 연합하여 EBS(Electronic Broking System)를 출시하였다.
6) CLOB 방식의 전자중개시스템은 증권 및 상품거래소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전자거래체결 시스템으로, 다자간 실시간 호가 확인, 지정가 주문, 최적가 거래 체결 등의 업무를 지원
7) 은행간 시장의 전자중개시스템은 거래 편의성 및 비용 감소와 더불어, 거래상대방에 대한 익명성이 보장됨에 따라 주요 은행의 유동성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Evans et al., 2019), 대형은행의 경우 추가적인 주문흐름 정보 획득을 위해 대고객 부문 가격 하향 조정 등 대고객 시장 경쟁력 제고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8) 최초의 대고객 부문 전자 외환거래시스템은 1996년 State Street 사가 개발한 플랫폼(FX Connect)으로, 이후 멀티뱅크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9) 멀티뱅크 시스템은 2001년 글로벌 은행 7개사 연합 시스템(FXall) 출시 이후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었으며, RFQ(Requestfor-quote) 기반의 해당 시스템은 이후 전자 호가창 기반 시스템인 Lava 사를 합병하면서 현재까지 높은 시장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0) 외환부문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는 은행간 시장 전자중개시스템과 은행의 대고객 전자중개시스템간 전용회선을 통해 연결하여 호가제공, 체결, 조회 등의 거래업무의 전산적 연계를 지원하는 서버간 커뮤니케이션 인터페이스를 의미한다.
11) 프라임 브로커리지(PB) 및 외환거래전문회사(PTF)에 관한 내용은 Ⅱ-2장 다절의 내용을 참조
12) 대표적인 통합형 ECN인 360T사는 현재 약 400여개의 은행 및 비은행 외환거래 플랫폼을 연계하여 통합 서비스를 제공
13) 보이스거래는 BIS 통계 집계 방식에 따라 문자 전송 등 전화 주문외 기타 방식을 포함
14) BIS의 외환부문 전자거래 통계는 2007년 이후 제공되고 있어 이전 시점의 전자거래 비중 통계 확인이 불가능하나, King et al.(2011)에 따르면 전자중개시스템 도입 직후인 1990년대 말 은행간 시장 전자거래 비중은 90%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15) Lyons(1997)은 외환딜러의 외환포지션 청산이 은행간 시장 거래를 통해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hot potato trading’으로 지칭하였으며, Osler et al.(2011)은 2000년 이전까지 대형 은행의 대고객 거래로 발생한 외환포지션의 절반수준이 은행간 거래로 청산되기까지 약 1분미만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16) EBS는 2003년 기존 GUI(Graphic User Interface)가 설치된 전용터미널을 사용하는 방식에서 중개사와 은행 서버간 API 연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자거래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였으며, 이후 Reuters 또한 API 연계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7) 은행과 PB 계약을 체결한 기관의 은행간 시장 거래에 대한 신용보증은 브로커 은행이 담당하게 되며, 해당 거래는 거래에 따른 의무가 브로커에게 양도되었다는 의미에서 ‘given-up trade’로 표시된다(FRB New York, 2005).
18) PTF는 고빈도 매매전략을 통해 유동성을 제공하는 알고리즘 기반 투자 전문회사로 기존 HFT(High Frequency Trading Firms)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최근 미선물산업협회(FIA)는 해당 명칭의 부정적 이미지에 대한 회원사의 우려를 반영하여 공식적 용어로서 자기자본거래회사(Principal Trading Firms: PTF)를 사용하고 있다.
19) Euromoney(2019)에 따르면 현물환 시장 거래량 기준 상위 10개 기관 중 PTF는 전체 2위(현물환 거래 비중 9.6%)인 XTX Markets 등 4개사(HC Tech, Jump Trading, Citadel Securities)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20) EBS는 NDF 부문 API 기반 전자중개시스템(EBS Prime)을 2016년 출시하였으며, Reuters 또한 연내 해당 시스템 출시 예정(Schrimpf & Sushko, 2019a)
21) EBS 담당자 면담에 따르면 2016년 EBS NDF 전자중개시스템의 업그레이드 이후 XTX Markets 등 비은행 유동성 제공자의 원ㆍ달러 NDF 시장 참여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2) 키코 계약은 환율변동성이 안정적일 경우 환손실 위험 헤지 및 환차익 실현이 가능하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대규모 손실 발생이 가능한 구조로, 2008년 중 키코 거래에 따른 기업 부문의 총손실 규모는 3조원을 상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23) 한국 등 22개국 통화 기준(포함 통화: ARS, BRL, CLP, CNY, COP, CZK, HKD, HUF, IDR, INR, KRW, MXN, MYR, PEN, PHP, PLN. RUB, SAR, SGD)
24) 중국은 은행간 시장 중개사인 CFETS(China FX Trading System)을 통해 API 방식의 전자중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인도 등은 글로벌 외환중개사 전자중개시스템 도입을 통해 API 방식의 전자중개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25) 국내 외환중개사의 전자중개시스템은 2002년 서울외국환중개(주)가 최초로 도입하였다.
26) Reuters사의 Matching(1992년 출시) 및 글로벌 은행 연합의 EBS(1993년 출시) 등 초기 전자중개시스템은 GUI(Graphic User Interface) 방식을 통해 은행간 시장 전자거래 체결만을 지원하였다.
27) 최창규(2005)에 따르면 국내 외환중개사의 전자거래시스템 도입 직후인 2004년 현물환 거래의 약 90%가 외환전자중개시스템을 통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8) 서울외국환중개(주) 담당자 면담
29) 현재 국내은행의 대고객 시장 가격정보는 은행간 시장 환율에 일정 스프레드(10bp 내외)를 가감하여 장중에 수차례 제공하는 방식으로, 실시간 은행간 시장 호가 제공 및 거래 체결이 가능한 API 기반의 전자거래시스템 대비 효율성이 낮은 수준이다.
30) UBS(FX Trader), Deuch Bank(Autobahn), Citi Bank(Velocity) 등 주요 글로벌 은행의 대고객 전자거래시스템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은행간 시장 중개시스템과 API 연결을 통해 대고객 거래의 은행간 시장 전산연계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31) 해당 연구에서는 전자중개시스템 도입으로 대형 딜러은행의 정보우위가 축소됨에 따라 호가 스프레드를 확대시키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시장 투명성 확대에 따른 거래효율성 증진의 효과가 이러한 부정적 효과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32) 거래량과 환율변동성에 관한 이론적 고찰은 Copeland(1976)의 연구 이후 다양한 연구결과가 제시되고 있으며, 국내 시장의 경우 박범조(2002)는 거래량 확대가 환율변동성을 확대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였으며, 최창규(2004)의 경우에는 외환부문 전자거래 확대가 원ㆍ달러 환율변동성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였다.
33) 주요 PTF는 글로벌 외환시장 행동규범(FX Global Code)에 참여하고 있으며, 기존 가격 딜레이(Latency Pricing)에 따른 차익거래 등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재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Rega-Jones, 2019).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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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Ⅱ. 글로벌 외환시장 전자거래 현황 및 특징
  1. 외환시장 전자거래 발전 과정
  2. 전자거래 현황 및 주요 특징
    가. 전자거래 비중 확대
    나. 은행간 시장 전자거래 비중 감소
    다. 비은행 유동성 제공자 참여 확대
    라. 비국제화 통화의 NDF 거래 확대
  
Ⅲ. 국내 외환시장 거래 현황 및 특징
  1. 국내 외환시장 거래 추이
  2. 국내 외환시장 전자거래 현황
  3. 소결: 전자거래 확대 필요성
  
Ⅳ. 전자거래 인프라 개선을 위한 시사점
  
Ⅲ. 국내 외환시장 거래 현황 및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