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 자기주식 공시 체계와 개선 과제 | 자본시장포커스 | 발간물 | 자본시장연구원
ENG

발간물

자본시장포커스

국내 상장기업 자기주식 공시 체계와 개선 과제
2024 05/13
국내 상장기업 자기주식 공시 체계와 개선 과제 2024-10호 PDF
요약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주환원을 위한 자기주식 활용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에 참여하는 기업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고령화 추세에 따라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같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하에 기업이 자사의 가치 증진 및 주주환원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자발적으로 시장에 공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공시는 기업과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기업의 주요 정책과 계획을 투명하게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런데 현재의 자기주식 관련 공시는 자기주식 관련 정책과 현황을 정확히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신탁계약은 연장을 통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므로, 해지 전까지 자기주식 변동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시하고, 연장 사유와 취득률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둘째, 투자자가 자기주식 취득이나 소각뿐만 아니라 처분 및 순취득 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기업의 자발적 공시에 대한 요구와 중요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업은 자기주식의 적정 규모와 판단 근거, 직접취득과 간접취득 간의 선택 이유, 소각 계획과 기대효과 등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같은 공시제도의 개선은 단순한 공시의무 이행을 넘어, 기업가치를 투자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주주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자기주식 동향 및 공시 중요성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주환원을 위한 자기주식 활용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발발 이후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자기주식 취득하는 기업의 수가 점차 증가하여, 2024년 1분기에는 자기주식을 직간접적으로 취득한 기업이 161개사에 달했다. 더욱이, 같은 기간 동안 자기주식 소각을 공시한 기업도 59개사에 이르렀으며, 이는 지난 4년 분기별 평균인 16개사의 3.7배가 넘는 높은 빈도이다.
 

기업의 자기주식 활용은 기업의 재무 구조를 최적화하고 주주들에게 추가 가치를 제공하는 중요한 전략적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투자자에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의 긍정적 신호를 보내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된다. 취득한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국내 규제 환경에서, 자기주식 취득 후 처분하지 않고 소각하는 기업이 증가했다는 것은 자기주식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에 더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의도를 표명하려는 기업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의 관점에서도 기업의 자기주식 정책과 변화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업이 자기주식을 취득하면 시장에서 유통주식 수가 감소하여, 주가 폭락 시 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주식 공급의 감소는 주당이익(EPS)과 주당 배당을 증가시켜 주주가치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특히 고령화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증가할수록 이러한 점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기업의 자기주식 활용과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기업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같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자사의 가치 증진 및 주주환원 방안을 수립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시장에 공개해야 한다. 이는 기업과 투자자 간의 신뢰와 소통을 강화하며, 국내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업의 자기주식 활용과 주주환원 정책은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중요한 정보이며 향후 중요도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는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주요 정책과 계획을 투명하게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따라서 자기주식 공시가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자기주식 관련 공시제도 현황

자기주식 취득은 직접취득과 신탁계약을 통한 간접취득으로 구분된다. 직접취득은 기업이 거래소 등을 통해 직접 자기주식을 매입하는 것이며, 신탁계약을 통한 취득은 신탁업자가 특정 금전 신탁계약에 따라 자기주식을 취득 또는 처분하는 것이다. 자기주식은 처분이 가능하므로, 자기주식 변동과 관련된 공시는 크게 직접취득, 간접취득, 직접처분, 소각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자기주식 취득이나 처분의 결의나 종료 시 공시가 의무화되어 있다. 직접취득이나 직접처분을 결의한 경우, 1일 이내에 해당 사항을 공시해야 하며, 신탁계약 체결을 결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1일 이내 공시한다. 자기주식 취득이나 처분이 완료되거나 기간이 만료되면 ‘자기주식 취득 결과보고서’ 또는 ‘자기주식 처분 결과보고서’를 제출한다. 신탁계약 해지를 결의한 경우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해지 결정’을 공시하고 ‘신탁계약 해지 결과보고서’를 제출한다. 결과보고서에는 일별 또는 월별 자기주식 취득이나 처분 규모, 자사주 보유규모 등의 정보가 포함된다.

자기주식 직접취득과 처분은 예상기간이 정해져 있으며 해당기간이 종료된 직후 결과보고서가 공시되기 때문에 비교적 단기간에 자기주식 변동사항이 공개된다. 그러나 신탁계약을 통한 취득은 직접취득과 달리 연장이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는데, 연장 기간에 대한 특별한 규제는 없다. 신탁계약을 통한 취득 및 처분 현황은 신탁계약을 최초 체결한 후 3개월이 경과한 시점에 1회 공개되며, 신탁계약이 해지되기 전까지 취득 및 처분 현황을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거듭해서 연장이 이루어져 신탁 계약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자기주식 변경사항을 확인하기 어려워진다.
 

단, 거래소를 통한 장내거래가 이루어질 경우 거래소 공시를 통해 일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자기주식 취득 및 처분은 일반적으로 대량으로 이루어지므로 시장에서 가격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익일 주문예정내용을 사전에 공시하여 가격 왜곡을 최소화하고 투자자에게 향후 주가 움직임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거래가 체결된 이후에는 체결수량과 체결률 등의 정보가 제공된다.

이러한 거래소 공시는 직접취득, 신탁취득, 직접처분, 신탁처분을 구분하여 제공된다. 직접취득과 직접처분은 복수의 결의가 불가능하므로 거래소 공시를 통해 취득 및 처분 현황을 파악하기 용이하다. 그러나 신탁계약은 복수의 신탁업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가능하며 기존 계약을 연장할 수 있으므로, 특정 시점에 여러 건의 신탁계약이 존재할 수 있다. 신탁계약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 목적이 각기 다른데, 신탁계약 간의 구분은 불가능하여 특정 신탁계약에 따른 취득 및 처분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자기주식 공시 개선방안

자사주 취득과 처분에 관한 공시 제도는 투자자와 시장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핵심적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행 제도 하에서는 투자자가 전체적인 자기주식 정책과 현황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존재한다. 보다 투명하고 효과적인 공시를 위하여,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직접취득이나 처분 공시는 상대적으로 정보가 신속하게 제공되지만, 신탁계약을 통한 자기주식 거래는 공시만으로는 정보를 충분히 판단하기 어렵다. 현재 신탁계약에 따른 취득과 처분 현황은 계약 체결 후 최초 3개월만 공개되며, 이후 정보는 계약 해지 시까지 제공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신탁계약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자기주식의 변동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최초 3개월이 경과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자기주식 변동 상황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신탁 계약 연장 시 연장 사유와 자기주식 보유현황 및 취득률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자기주식의 변동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기업의 입장에서 자기주식 취득이나 소각은 주주환원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정보로 시장에 비교적 잘 알려지는 반면, 자기주식 처분은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따라서 투자자가 해당 기업의 처분 현황을 주시하지 않는 한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자기주식 처분은 장내뿐만 아니라 장외에서도 이루어지는데, 유통주식 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장내거래에 한정하여 살펴보아도 한 해에 취득과 처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상당 부분 존재한다. <표 2>에서 알 수 있듯이, 2020년에서 2023년 사이 장내에서 자기주식을 처분한 종목은 총 234개에 달하며, 자기주식을 처분한 해에 취득도 동시에 이루어진 종목은 62개였다. 이 중 절반이 넘는 36개 종목에서 처분 규모가 취득 규모를 상회했다. 상장시장 전반을 살펴보아도, 2020년과 2021년에는 실질적으로 순처분 되어, 도리어 유통주식 수가 증가하였다.1) 따라서 투자자가 자기주식 취득과 처분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도록, 각 시점에서 유효한 취득 및 처분 계획과 현황에 대한 종합적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유통주식 수에 영구적 영향을 미치는 소각 또한 포함하여 자기주식 현황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셋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시행과 투자자의 요구 증가로 기업의 자발적 공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투자자가 상세한 정보를 요구하며, 투자자의 투자결정에 투명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업은 이러한 요구에 맞추어 자기주식 관련 활동에 대한 근거와 전략을 명확히 밝히고, 투자자의 이해를 돕고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배당과 자기주식 취득의 적정 규모와 판단 근거를 포함하여, 취득 및 처분 결정이 이루어진 배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자기주식 취득은 대다수가 주가안정 및 주주환원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공시되는데, 취득 효과에 대한 예상 및 사후 점검 등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는 현재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자기주식 취득 목적 공시가 실질에 부합하도록 유도하여 투자자에게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직접취득과 신탁취득 사이의 선택 이유도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또한 자기주식 소각 계획과 결정 배경, 소각을 통한 재무적 효과 및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에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이러한 공시 개선은 기업이 단순히 공시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치를 전달하고 주주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자기주식 관련 활동의 각 단계에서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이러한 결정이 주주에게 어떠한 이득을 가져오는지 설명하여, 기업과 투자자 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투자자가 보다 정보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1) 장내에서 이루어지는 처분 이외에 현행 상법상 회사의 합병, 분할합병, 주식교환 시에 자기주식을 그 대가로 교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순처분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