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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비교 플랫폼의 대환대출 서비스 성공을 위한 고려사항
2023 05/30
대출 비교 플랫폼의 대환대출 서비스 성공을 위한 고려사항 2023-11호 PDF
요약
2023년 5월 말부터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대환대출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기존 대출의 원리금, 중도상환수수료 등의 조회 및 새로운 대출의 가입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대출 비교 플랫폼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대출 상품을 찾는 탐색 비용을 줄여 금융기관들의 대출이자 인하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대출 비교 플랫폼이 실제 대출이자를 낮추고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플랫폼 자체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양면시장인 플랫폼의 특성상 소비자와 금융기관 모두의 참여가 있을 때에만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그러나 플랫폼의 시장지배력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경우에는 플랫폼 운영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소비자 후생이 감소할 위험도 존재한다.

대환대출 출시를 통한 대출 비교 플랫폼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존에 높은 이자로 대출을 받은 저신용자들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층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한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대환대출이 플랫폼상에서 가능해진다면 더 많은 소비자층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계대출 중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대출 비중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출 비교 플랫폼들이 시장을 확대하고 서로 더 많은 소비자와 금융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는 동안에는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위험이 크지 않다. 그러나 향후 대출 비교 플랫폼의 대출 중개 점유율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대출 비교 플랫폼 간의 경쟁에도 주목할 필요는 있다.
현대사회에서 ‘돈’은 거의 동질적 재화(homogenous good)이다. 과거 광물로 돈을 만들던 시절에는 사람 손을 많이 타 훼손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곤 했지만 중앙은행이 그 가치를 보증하는 현대사회의 돈은 그 돈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쳤든, 언제 만들어졌든 거의 완벽히 동질적인 가치를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의 가격이라 할 수 있는 ‘이자’는 돈을 빌려주는 사람마다 다르게 책정한다. 경제학의 이론대로라면 사람들은 가장 저렴하게 돈을 빌려주는 사람에게만 돈을 빌리게 되고, 더 높은 이자를 책정하는 판매자는 경쟁에 의해 도태되어야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다양한 이자율이 존재할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이자율 하에서 돈이 거래되고 있다.


탐색 비용(search cost)과 가격 분산(price dispersion)1)

동질적 재화의 가격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이유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설명으로는 탐색 비용(search cost)을 들 수 있다. 여러 명의 판매자들이 동질적인 재화를 파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만약 소비자들이 모든 판매자들이 제시하는 가격을 보고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면, 가장 낮은 가격에 물건을 판매하는 판매자만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판매자들은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게 되고, 결국 모든 판매자들의 가격은 가장 낮은 수준에 수렴하게 된다.

소비자들이 모든 판매자들의 가격을 관찰할 수 없다면 경쟁의 양상은 달라진다. 소비자들이 소수의 판매자 혹은 단 한 명의 판매자의 가격만 알 수 있다면, 판매자들은 높은 가격에도 물건을 판매할 수 있다. 만약 소비자가 탐색 비용을 지불하고 다른 판매자를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소비자는 새로운 판매자가 아주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 즉, 새로운 판매자가 제시하는 가격과 기존 판매자가 제시하는 가격의 차이가 탐색 비용보다 클 경우에만 탐색을 할 것이다. 판매자가 소비자가 새로운 판매자를 찾아 나서지 않을 정도로만 가격을 낮춘다면, 거래는 성사된다. 따라서 탐색 비용이 존재하는 경우 판매자들에게 가해지는 경쟁 압력은 크지 않기 때문에, 판매자들이 서로 다른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시장의 균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출 비교 플랫폼의 기대효과

돈이 거래되는 대출 시장은 이러한 탐색 비용이 매우 크게 나타나는 시장이다. 돈을 빌려주는 판매자인 금융기관은 개인의 신용에 따라 이자율 및 대출 조건을 다르게 책정한다. 개인들은 대출 가능성 및 대출 조건을 조회하기 위해서 금융기관에 각종 서류를 제출하고, 지점에 여러번 방문해야 한다.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 조건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이다. 대출 비교 플랫폼은 여러 대출 상품을 한 곳에 모아 소비자들이 상품 비교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탐색비용을 줄여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낮은 탐색 비용은 판매자들의 가격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이자율 인하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기대에 따라 2020년 대출 비교 플랫폼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어 출시되었고, 금년 5월 말부터 개인의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하는 대환대출이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서비스될 예정이다.

대환대출은 탐색 비용이 특히 높은 상품이다. 기존의 대출을 대신 상환할 새로운 대출 상품을 찾기 위해서는 대환대출 상품 간의 비교뿐 아니라 기존의 대출기관에 방문하여 중도상환수수료 및 상환가능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 출시될 신용대출 대상 대환대출 시스템은 기존 대출의 상환 가능 여부 및 중도상환수수료를 온라인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의 탐색 비용을 상당히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기존 대출기관과 새로운 대출기관 사이의 상환절차를 금융결제원 망을 통해 중개하는 대출 이동 시스템을 구축하여 대환대출 시장에 참여하는 금융기관들의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금융위원회, 2023. 3. 9).


대출 비교 플랫폼의 성공 조건

대출비교 플랫폼 상의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를 통한 탐색 비용의 감소가 실제 이자율을 낮추는 데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금융기관과 소비자들이 플랫폼에 참여해야 한다. 플랫폼이 구축되었을지라도 많은 금융기관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해당 플랫폼을 찾지 않을 것이다. 또한 많은 소비자들이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으면 각 금융기관에 부여되는 경쟁압력이 크지 않아 대출 이자율을 인하할 유인이 크지 않다. 금융위원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체 신용대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53개 금융회사(은행 전체 19개사 포함)가 대환대출 시스템에 참여할 예정이다(금융위원회, 2023. 3. 9). 소비자의 참여를 예상하기 위해 기존 대출 비교 플랫폼의 활용 통계를 살펴보면, 2023년 4월 기준 37개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대출 경로 중 인터넷, 모바일 뱅킹을 통한 대출은 15.2%로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대출은 이보다 낮은 수준일 것이라 예상해볼 수 있다(데일리안, 2023). 2021년 기준 온라인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은행권 가계대출 모집규모는 총 3조1,000억원으로, 2021년 전체 신규 대출(181조8,000억원)의 1.7% 수준이다(서울경제, 2022. 6. 20). 그러나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대출조회 및 차주수는 대출 비교 플랫폼 출시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대환대출 서비스의 도입이 실제 소비자들의 후생(welfare) 증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도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수료가 소비자들에게 전가되지 않아야 한다. 양면시장의 특성상 플랫폼이 일정 규모에 도달한 이후에는 시장지배력을 갖게 되고 이는 곧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출 비교 플랫폼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총 23개사가 대환대출 플랫폼 시장에 참여할 예정이다. 현재 대출 비교 플랫폼 시장은 토스, 카카오페이, 핀다 3사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전체 대출시장 기준으로 보면 이들 3사의 대출 중개 점유율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앞으로 대출 비교 플랫폼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플랫폼간 경쟁이 어떤 양상으로 진행되는지는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높아진 금리 변동성으로 소비자들의 대환대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 대출 비교 플랫폼의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는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대환대출 서비스의 출시를 통해 대출 비교 플랫폼 시장의 성장과 소비자 후생 증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의 확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우선 기존에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저신용자들을 중심으로 소비자층을 넓혀가는 것이 주요한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금년 12월 내로 플랫폼상에서 주택담보대출의 대환대출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주택담보대출의 대환대출이 가능해지면 더 많은 소비자들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1) 본 내용은 다음 문헌에 기반하여 작성되었다.
Butters, G. R, 1977, Equilibrium distributions of sales and advertising prices, Review of Economic studies 44, 465-491.
Burdett, K., Judd, K.L., 1983, Equilibrium price dispersion. Econometrica 51(4), 955-969.


참고문헌

금융위원회, 2023. 3. 9,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현황 및 확대계획, 보도자료.
금융위원회, 2021. 4. 26, 중금리대출 제도개선방안, 보도자료.
데일리안, 2023. 4. 26, 저축은행 대출은 아직도 대면이 대세…디지털 금융 ‘그림자’.
서울경제, 2022. 6. 20, 지난해 가계대출 3.1조원, 온라인 플랫폼 통해 이뤄졌다.
Butters, G. R, 1977, Equilibrium distributions of sales and advertising prices, Review of Economic studies, 44, 465-491.
Burdett, K., Judd, K.L., 1983, Equilibrium price dispersion. Econometrica 51(4), 955-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