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의 보고서 자료를 소개합니다.
국내 증권업 CEO 재임기간과 경영성과 분석
이슈보고서 17-08 2017.09.13
- 연구주제 금융산업
본 보고서에서는 2001~2016년 기간 동안 국내 71개 증권회사 CEO의 재임기간과 경영성과를 분석하였다. 국내 증권업 CEO들의 재임기간은 ‘2년 또는 3년 임기’의 틀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나 일본의 주요 투자은행 CEO의 재임기간에 비하여 현저하게 짧은 것이다. 전문 CEO의 출신배경별로는 증권출신 CEO의 비중이 매우 높았고 외부영입보다 내부승진의 비중이 컸다. 내부승진/증권출신에서 장기재임한 CEO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반면, 외부영입/비증권출신의 경우 6년을 초과하여 장기재임한 사례가 전무하였다. 장기재임에 성공한 CEO들은 재임 3년차 이후 지속적으로 우수한 경영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이들의 재임 1~2년차 경영성과는 여타의 CEO와 다르지 않아 재임 초기의 경영성과만으로 CEO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분석 결과로부터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우선 2년 혹은 3년이라는 기간은 CEO가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경영에서 구현하여 이를 시장에 보여주기에는 짧은 시간이고, 차별화된 역량을 구축한 증권회사가 되기까지 장기간에 걸쳐 일관성 있는 경영전략의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2년 또는 3년 임기’ 등의 단기 재임의 관행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 또한 자사의 경영비전과 방침에 적합한 역량을 가진 CEO 후보를 양성하거나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발굴하는 CEO 선임 체계가 형성될 필요가 있고, 이사회 및 지배주주는 이렇게 선임된 CEO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재임기간을 포함하여 경영철학과 비전의 구현을 위한 충분한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Ⅰ. 서론
기업의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 이하 CEO라 한다.)는 기업의 전략 및 그에 따른 자원 배분을 결정하는 최고·최종의 의사결정자이다. CEO의 판단은 기업의 현재의 성과 뿐 아니라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올바른 전략을 수립하고 구현할 수 있는 CEO를 선임하고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며, 반대로 그렇지 못한 CEO를 적시에 교체하는 것은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의 하나이다.
이러한 CEO의 중요성은 증권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증권회사들의 경쟁력 제고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로 CEO 문제가 꼽히고 있으며, CEO와 관련된 여러 측면 중에서도 특히 재임기간과 관련된 우려가 많다. 미국 기업에서는 지나치게 강력한 CEO들이 효과적인 규율을 받지 않는 가운데 과도하게 오랫동안 재임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주로 제기되는 문제인 반면,1) 국내 증권업계에서의 CEO 문제는 반대로 재임기간이 경직적이며 지나치게 짧다는 데 있다. 이를테면 다수 증권회사에서 1~3년 기간 재임한 CEO를 관행에 따라 교체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CEO의 재임기간이 짧을 경우,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략 수립 및 투자의 부재, 그리고 그 결과 증권회사별로 차별화된 역량의 축적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이 우려의 핵심이다.
그런데 국내 증권업계에서의 CEO의 짧고 경직적인 재임기간에 대한 우려 혹은 논의의 대부분은 업계에서의 오랜 경험 등에 기반한 추론 수준에서 제기되어 왔고, 국내 증권회사 CEO의 선임과 교체, 재임기간, 경영성과 등에 관한 데이터의 축적 및 통계적 분석은 현재까지 거의 이루어져 있지 않다. 따라서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본 보고서는 첫째로 국내 증권업에서의 CEO 재임기간 관련 통계를 분석하여 이로부터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고, 둘째로 국내 증권업에 서의 CEO 재임기간과 경영성과 간의 관계를 분석하여 관련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본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제Ⅱ장에서는 국내 증권업 CEO 재임기간 현황을 관련 통계와 함께 제시하고, 제Ⅲ장에서는 CEO 재임기간과 경영 성과 간에 어떠한 관계가 존재하는지를 분석하며, 제Ⅳ장에서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시사점을 도출, 제시한다.
Ⅱ. 국내 증권업 CEO 재임기간 현황
본 장에서는 통계분석을 통하여 국내 증권업 CEO 재임기간에 관한 현황을 파악, 소개한다. 그리고 비교를 위하여 외국의 주요 투자은행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1. 분석 대상 증권회사 및 CEO
본 보고서의 분석은 2001~2016년 기간 중 국내에 존재했던 증권회사 및 각 증권회사의 CEO를 대상으로 하되, 외국계 증권회사의 국내 현지법인 혹은 사무소는 제외하였다.2) 또한 인수, 위탁매매 등 기본적인 증권 업무를 어느 정도 폭넓게 영위하고 있는 회사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특정 업무로 비즈니스가 한정된 경우(예: 한국ECN증권, KIDB채권중개) 역시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최종적으로 2001~2016년 기간 중 존재한 71개 증권회사의 총 179명의 CEO가 분석 대상이다.3) 각 증권회사별 CEO의 성명, 선임 및 퇴임 일자, 주요 경력 등의 사항은 금융감독원 DART 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분기·반기보고서에서 추출하였으며, 증권회사의 경영성과는 각사의 영업보고서를 이용하여 수집하였다.
본 연구는 CEO를 지배주주 자신(가족 포함)이 CEO인 경우와 전문 CEO로 나누고 이 중에서 다시 전문 CEO를 출신배경과 발탁경로에 따라 증권출신과 비 증권출신, 내부승진과 외부영입으로 구분하였다. 증권출신은 CEO에 선임되기전까지의 핵심적인 경력을 자본시장 관련 비즈니스에서 쌓아온 경우(증권과 자산운용 출신)이고, 비증권출신은 그렇지 않은 경우(은행과 보험 등 비증권 금융출신, 일반 산업 출신, 공직자 출신)이다. 내부승진은 해당 CEO가 경력을 쌓았던 회사 혹은 그 회사가 소속된 그룹 내부에서 발탁된 경우이고, 외부영입은 외부에서 발탁되어 곧바로 CEO로 선임된 경우를 가리킨다.
<표 Ⅱ-1>은 CEO 출신배경 및 발탁경로별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전문 CEO가 전체의 93.3%를 차지하여 지배주주가 CEO인 경우보다 압도적으로 많았고, 전문 CEO 중에서는 내부승진의 비율(51.9%)이 외부영입(41.3%)보다 더 높았다. 내부승진과 외부영입 모두를 포함한 증권출신 CEO의 비중이 70.9%로 나타나 CEO 선임에 있어서 자본시장에서의 경험과 전문성이 중요한 요건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 Ⅱ-1>은 CEO 출신배경 및 발탁경로의 연도별 추이를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내부승진, 그리고 증권출신 CEO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승진 CEO 수는 2008년을 제외하고 외부영입보다 높았고, 2011년~2013년 사이에 크게 증가하면서 외부영입 CEO와 차이를 벌린 모습이다. 또한 증권출신 CEO는 2006년 19명으로부터 꾸준하게 증가하면서 2014년에는 30명에 달하여 전문 CEO의 대다수를 구성하기도 하였다. 분석기간 전체로 보면 내부승진과 외부영입, 증권출신과 비증권출신의 상대적 비중은 주기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부터 미루어 볼 때, 증권회사들이 시기에 따라 외부영입(내부승진)에서 내부승진(외부영입)으로, 증권(비증권)출신에서 비증권(증권)출신으로 CEO의 출신 배경을 달리하여 CEO를 선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지배주주 CEO 수는 2006년과 2007년에 7명으로 분석기간 중 가장 많았으나,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며 2016년 현재 3명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 CEO 재임기간 현황
본 절에서는 국내 증권회사 CEO의 재임기간에 관한 통계를 전체 표본 뿐 아니라 출신배경 및 발탁경로에 따라 구분하여 살펴본다. <표 Ⅱ-2>에서 알 수 있듯이, 2001~2016년 분석기간 전체 표본인 179명 CEO 재임기간의 평균(mean)은 약 42.6개월(3.5년)이고 중위값(median)은 36개월(3년)이다. 이 중에서 전문 CEO는 38.9개월 정도 재임하고 있으며 지배주주 CEO는 이보다 훨씬 긴 93.6개월 동안 재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CEO 중에서는 내부승진/증권출신의 평균 재임기간이 42.6개월로 가장 길었으며 내부승진/비증권출신이 35.9개월로 가장 짧았다. 그러나 재임기간을 중위값 기준으로 보면 외부영입/비증권출신이 39개월로 가장 길었고 외부영입/증권출신이 32개월로 가장 짧았다. 평균과 중위값 간에 순위의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출신배경별로 재임기간의 분포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그림 Ⅱ-2>에 서 볼 수 있듯이 내부승진/증권출신의 경우 재임기간의 평균은 가장 긴 반면 중위값은 그렇지 않은데, 이는 내부승진/증권출신의 경우 6년을 초과한 장기재임 CEO들이 가장 많았던 반면 단기재임한 CEO들의 빈도수도 높았기 때문이다.
<그림 Ⅱ-2>는 지배주주 CEO를 제외한 전문 CEO들의 출신배경별 재임기간의 분포를 제시하고 있다. 그림에서는 전문 CEO를 3년 이하(단기), 3~6년(중기), 6년 초과(장기)의 재임기간별로 구분하고 있다. 내부승진/증권출신에서 장기재임 CEO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반면, 외부영입/비증권출신은 장기재임한 사례가 전무하였다. 외부영입 CEO는 내부승진 CEO에 비해 중기재임의 비중이 높았다. 마지막으로 (금융)그룹 내 계열사 인사들로부터 발탁된 경우인 내부승진/비증권 CEO는 단기재임의 비중이 높았다.
<그림 Ⅱ-3>은 분석 대상 179명 CEO들의 재임기간에 대한 히스토그램이다. CEO 재임기간 분포는 3개월 단위로 합산하였고 72개월을 초과한 CEO는 모두 그림의 ‘73 이상’에 포함하였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패턴은 1년(12개월), 2년, 3년 등 연 단위의 재임기간을 갖는 CEO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정기 주주총회가 있는 시점에서 임기 만료에 따른 CEO 교체가 빈번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연 단위의 재임기간 중 24개월과 36개월의 빈도가 매우 높았으며 국내 증권회사의 전문 CEO 재임기간에 있어서 ‘2년 또는 3년 임기’라는 틀이 상당히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재임기간 36개월은 전체의 중위값인 동시에 최빈값(mode)임을 알 수 있다. 국내 증권회사 CEO의 재임기간이 ‘2년 또는 3년 임기’의 틀로 형성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CEO의 임기와 관련된 규정으로는 이사의 임기는 3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정한 상법 제383조가 있다.
<그림 Ⅱ-4>는 전문 CEO 재임기간의 연도별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전문 CEO의 재임기간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60개월4) 전후를 보이고 있었으나, 그 이후 추세적으로 짧아지고 있다. 분석기간 전체에 대해 내부승진 CEO들이 외부영입인 경우보다 재임기간이 길었다. 시계열적으로 보면 2007년 내부승진과 외부영입 CEO 간 재임기간의 차이가 30개월에 달하기도 하였지만 최근에는 내부승진과 외부영입 CEO 간 재임기간의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3. 외국 주요 투자은행과의 CEO 재임기간 비교
본 절에서는 국내 증권회사 CEO 재임기간의 상대적인 장·단 여부를 판단하고, 발탁경로상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외국의 주요 투자은행의 사례를 조사하여 소개한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5개 글로벌 투자은행(대형사)과 6개 중형 투자은행, 일본의 4개 대형 증권회사를 선정하여 2001~2016년 기간 중 재임한 CEO들의 재임기간 및 발탁경로를 조사하였다.5)
<표 Ⅱ-3>은 조사 대상 투자은행 CEO들의 재임기간의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의 경우 CEO의 재임기간 중위값은 대형사 63개월, 중형사 110개월이며, 일본의 경우 46.5개월로 모두 국내 증권회사에 비하여 CEO의 재임기간이 길며, 특히 미국 투자은행 CEO들의 재임기간은 국내 증권회사 CEO 재임기간의 2~3배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형사 중에서 J.P. Morgan Chase는 2005년 12월에 William Harrison이 CEO에서 물러나면서 현 Jamie Dimon으로의 승계가 이루어졌으며, Goldman Sachs는 2006년 6월 Henry Paulson이 미국 재무부장관에 임명되면 서 현 Lloyd Blankfein으로의 승계가 이루어지는 등 단 한차례 CEO 교체를 경험하였다. 중형사들은 특정 부문에 특화·전문화되어 있는 소위 ‘부티크 IB’들로서, 대형사보다 CEO 재임기간이 훨씬 길다.6) 특히 6개사 중에서도 Jefferies, Piper Jaffray, Stifel Financial은 조사 대상 기간 중 CEO 교체 없이 한명의 CEO가 현재까지 재임하고 있다. 한편 일본 증권회사들은 CEO 재임기간이 한국 증권회사 보다는 길지만 미국의 투자은행들보다는 짧은, 한국과 미국 사이의 중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표 Ⅱ-4>는 미국과 일본의 주요 투자은행 CEO들의 발탁경로별 분포를 보여준다. 미국의 대형사와 일본 증권회사들에서는 외부영입보다는 내부승진이 훨씬 많다. 이는 회사의 규모가 큰 만큼 미래의 CEO 후보를 발굴하고 양성해 낼 수 있는 내부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넓고 탄탄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J.P. Morgan Chase의 Jamie Dimon은 COO(Chief Operating Officer)에서 CEO가 되었으며, Goldman Sachs의 Lloyd Blankfein은 FICC(Fixed Income, Currency and Commodities) 부문과 주식 부문 책임자를 거쳐 CEO에 선임되었다. 한편 미국 중형사의 경우에는 외부영입의 비중이 대형사에 비하여 약간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대형사와는 달리 작은 회사 규모로 인하여 잠재적인 CEO 후보들을 가려내고 키워낼 수 있는 인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일본의 대형 증권회사들에서는 내부에서 인재를 육성하여 CEO로 발탁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보인다. Nomura와 Daiwa의 경우 2001~2016년 기간에 CEO로 재임한 인물들은 모두 그 증권사에 입사하여 10~30년 근무한 후 CEO에 선임되었으며, 또한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해당 그룹(Nomura Holdings, Daiwa증권그룹) 회장으로 옮겨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Ⅲ. CEO 재임기간과 경영성과 간 관계
CEO의 역량과 노력, 기업 경영철학과의 적합성은 기업의 경영성과를 통하여 나타난다. 기업의 경영성과는 크게 회계 실적에 기초한 성과(accounting-based performance)와 시장 수익률에 기초한 성과(market-based performance)로 대별된다. CEO의 경영활동이 회사 재무제표상의 실적에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CEO의 경영성과를 평가하기 위하여 회계적 실적에 기초한 성과지표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회사 조직의 효율성 제고나 투자 등과 관련된 경영활동에 따른 성과는 회계 실적에 즉각적으로 반영되기 어렵다. 이 경우 CEO의 경영 성과는 미래의 기업가치 증가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전향적(forward-looking) 척도인 시장에 기초한 성과지표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Engel et al., 2003).
본 장에서는 국내 증권업에서 전문 CEO의 재임기간의 장·단에 따라 경영성과에 차이가 나타나는지의 여부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소개한다. 본 보고서에서 는 회계 실적에 기초한 성과 측정치인 총자산이익률(Return on Assets, ROA)과 시장에 기초한 성과 측정치인 누적초과수익률(Cumulative Abnormal Return, CAR)을 경영성과의 지표로 사용한다.
1. 재임기간과 ROA
본 보고서에서는 ROA를 영업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값7)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전문 CEO의 경영성과를 나타내는 척도로 분석 대상 증권회사들의 해당연도 ROA 중위값8)을 차감한 ‘조정 ROA’를 사용한다. ‘조정 ROA’는 ‘상대적’ 경영성과를 측정하는 것으로 특정연도 증권업 ROA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의 요인을 통제하고 있어, 연도에 관계없이 전문 CEO의 경영성과를 비교할 수 있는 지표로 대부분의 문헌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림 Ⅲ-1>은 분석 대상 CEO 중에서 선임부터 퇴임까지의 기간으로 2년 재임한 CEO, 3년 재임한 CEO, 5~6년 재임한 CEO, 6년 초과 재임한 CEO에 대하여 재임연차별 해당 증권회사의 조정 ROA를 나타낸 것이다. 본 절에서는 2년과 3년 재임한 CEO는 단임으로 교체된 경우, 5~6년 재임한 CEO는 1회 중임 후 임기만료로 교체된 경우, 6년 초과하여 재임한 CEO는 장기재임한 경우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해 경영성과를 비교하고 분석하였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재임연차 기준 초기 2년의 조정 ROA는 모두 ±0.25% 이내로 CEO 재임기간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았고 연차별로 특정한 경향성을 보이지도 않았다.9) 이는 CEO가 선임된 직후에 전임 CEO에 의하여 형성된 증권회사의 경영여건이 각각 다르고, CEO 교체의 효과가 경영성과로 나타나기에 2년이라는 시간은 짧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6년 초과 재임한 CEO는 재임 초기 2년간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3년차 이후부터는 양(+)의 조정 ROA를 지속적으로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3년차 이후 기간 중 5년차와 8년차의 조정 ROA는 각각 1%, 1.75%, 그 외 기간에서 도 0.5% 전후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CEO들이 우수한 역량을 갖추었더라도 1, 2년차의 재임 초기보다 3년차 이상의 재임기간을 거친 후에 업계 대비 우월한 경영성과를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5~6년 재임한 CEO의 경우 3년차 이후 퇴임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업계에 비하여 저조한 경영성과를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경영성과는 6년을 초과하여 재임한 CEO의 성과와도 대비된다. 중임에 그쳤던 5~6년 재임의 CEO들이 장기재임하지 못한 요인 중의 하나가 업계보다 낮았던 3년차부터 5년차까지의 ROA인 것으로 사료된다.
2. 재임기간과 CAR
본 절의 분석은 주가가 존재하는 상장 증권회사만을 대상으로 하며, ROA에 서와 마찬가지로 특정 연도 증권업 주식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의 요인을 통제하기 위하여 분석 대상 증권회사들의 해당연도 CAR의 중위값을 차감한 ‘조정 CAR’를 사용한다.
<그림 Ⅲ-2>는 <그림 Ⅲ-1>에서와 동일하게 재임기간이 2년이었던 CEO, 3년이었던 CEO, 5~6년이었던 CEO, 6년을 초과한 CEO에 대하여 재임연차별 해당 증권회사의 조정 CAR를 나타내고 있다. <그림 Ⅲ-2>는 단기(2년, 3년)재임과 중장기(5~6년, 6년 초과)재임한 CEO 간의 재임연차별 조정 CAR 값의 차이가 매우 커서 두 개의 그래프로 구분하여 시각적 비교를 쉽게 하였다.10)
조정 CAR 분석은 조정 ROA 분석 결과와 질적인 측면에서 유사하지만 또한 이를 보완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6년 초과 장기재임한 CEO들은 선임 후 초기 2~3년 동안 저조한 조정 CAR를 보였으나 재임 3년차 이후부터 꾸준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러한 추세적인 특징은 ROA 분석 결과와 유사하다. 장기재임한 CEO들은 재임 3년차 이후 해당연도의 실적을 보여주는 조정 ROA 뿐 아니라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는 조정 CAR 역시 업계보다 매우 높았던 것이다. 이는 장기재임한 CEO들이 단기적 성과 뿐 아니라 효율적 투자 혹은 효과적인 조직·인력 관리를 중시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단기재임의 경우(왼쪽 그래프), 3년 재임 CEO는 재임 2년차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주가 실적을 견조하게 유지하는 반면, 2년 재임에 그친 CEO는 2년차 후반에 주가 실적이 하락함을 볼 수 있다. 2년 재임에 그친 CEO는 조정 ROA 뿐 아니라 조정 CAR 역시 하락한 상황에서 교체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장기재임하면서 우수한 실적을 내었던 CEO들의 경우라도 재임 1~2년차 기간 동안에는 조정 ROA와 조정 CAR 모두 높지 못했다. 이를테면 장기재임한 CEO의 재임 24개월차 조정 CAR는 –6.56%로 3년 재임한 CEO(0.47%)나 5~6년 재임한 CEO(16.38%)보다 낮았다. 이러한 조정 CAR 분석 결과는 조정 ROA 분석 결과와 유사하지만 다르게 해석할 여지를 가지고 있다. 앞서 조정 ROA 분석 결과에서는 CEO가 재임 초기 1~2년 사이 높은 조정 ROA를 내기 어려웠던 점에 대해 전임 CEO에 의해 형성된 증권회사 경영여건의 영향으로 해석하였던 것과는 달리, 동기간 상대적으로 낮았던 조정 CAR 분석 결과에 대해 해석하면 CEO 재임 초 1~2년의 기간은 새로운 경영전략과 활동을 통해 미래의 현금흐름 개선에 대한 기대와 확신을 시장에 제공하기에는 짧다는 것이다.
장기재임의 경우(오른쪽 그래프), 5~6년 재임과 6년 초과 재임 CEO 사이에서 재임 5년차 이후의 주가 실적이 크게 다르다. 구체적으로 6년 초과 재임한 CEO는 5년차 이후에도 견조한 주가 실적을 유지하는 반면, 5~6년 재임한 CEO의 5년차 주가 실적은 하락세임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로부터 미루어 볼 때, 중·장기 재임한 CEO들의 경우 상대적 경영실적(ROA와 주가수익률)이 CEO의 임기 또는 교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 즉, 회계연도 후반부의 주가 실적이 부진하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 추론이 가능하다.
Ⅳ. 요약 및 시사점
본 보고서의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 증권업 CEO들은 ‘2년 또는 3년 임기’의 틀을 기본으로 재임하고 있었으며, 이와 같은 재임기간은 미국이나 일본의 주요 투자은행 CEO들의 재임기간에 비하여 현저하게 짧았다. 둘째, 전문 CEO의 출신배경별로는 증권출신 CEO의 비중이 매우 높고 외부영입 보다 내부승진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나, 자본시장에서의 전문성이 CEO 선임에 있어서 중요한 고려 요인임을 보여주었다. 셋째, 6년을 초과하여 장기재임한 CEO의 비중은 내부승진/증권출신에서 가장 높았고, 외부영입/비증권출신은 ‘6년 초과’ 장기재임한 사례가 전무하였다. 넷째, 장기재임에 성공한 CEO들은 재임 3년차 이후 장기간 지속적으로 우수한 경영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이들의 선임 직후 초기 2년간 경영성과는 여타의 CEO와 다르지 않아 선임 후 단기간의 경영 성과만으로 CEO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다섯째, 중기와 장기 재임한 CEO들의 재임 3~6년차 경영성과가 상반된 것으로 나타나, 이 시기의 경영성과가 장기재임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분석 결과로부터 국내 증권업 CEO의 재임기간 및 선임(교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우선 ‘2년 또는 3년 임기’라는 경직적인 틀이 갖는 문제점이다. 선임 후 2~3년 기간의 경영성과는 전임 CEO의 영향 등에 따른 해당 증권회사 경영여건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고 새로운 경영전략이 시장에서 평가받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의 경영성과만으로 해당 CEO를 평가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고 효율적이지 못하다. 2년 또는 3년이라는 기간은 CEO가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경영에서 구현하여 성과를 보이기에는 짧은 시간임은 본 연구의 분석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그런데 현재 상당수의 증권회사 CEO들은 단기 임기로 인해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경영전략에 반영한 성과를 가시적으로 내기 전에 CEO 자리를 떠나야 하고 후임자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증권회사들의 차별화된 서비스나 네트워크 등 장기적 역량 축적을 위한 투자의 부재는 CEO 단기 임기제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 자신만의 고유한 증권회사 역량은 장기간에 걸쳐 일관성 있는 경영전략이 추진될 때 가능하기에 2년 또는 3년마다 CEO가 교체되는 관행은 분명 개선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전문 CEO 선임에 있어서 검증 과정이 체계적이고 적절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즉, 자사의 경영비전과 방침에 적합한 역량을 가진 CEO 후보를 양성하거나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발굴하는 CEO 선임 체계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 이렇듯 철저한 검증시스템을 통해 CEO를 선임한 이사회 및 지배주주는 CEO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줄 수 있을 것이다. 6년 이상 장기재임한 CEO들이 재임 초기보다는 재임 중반 이후부터 우월한 경영성과를 내었던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사회 및 지배주주는 철저한 검증을 기반으로 선임된 CEO에 대한 신뢰를 갖고 경영철학과 비전의 구현을 위한 충분한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1) 기업지배구조 관점에서 CEO 문제를 다룬 다수의 연구들이 이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Jensen, 1993; Hermalin & Weisbach, 1998).
2) 단, 지배주주가 국내와 외국계 사이에서 변화한 경우(예: 동양증권→유안타증권)는 분석 대상에 포함하였다.
3) 연도별로 볼 때, 매년 30~35개 증권회사가 분석 대상에 포함된다.
4) 이 60개월이라는 수치는 <표 Ⅱ-1>에서 제시된 전문 CEO의 평균 재임기간 38.9개월보다 긴데, 그 이유는 <그림 Ⅱ-4>의 연도별 추이 분석에서는 장기재임한 CEO들의 표본이 단기재임한 CEO들의 표본보다 매년 반복적으로 합산되는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5) 조사 대상 회사는 다음과 같다.
미국 대형사: J.P. Morgan Chase, Goldman Sachs, Morgan Stanley, Merrill Lynch BoA, Citi
미국 중형사: Jefferies, Lazard, Greenhill, Evercore, Stifel Financial, Piper Jaffray
일본: Nomura, Daiwa, Mitsubishi UFJ, SBI
6) 조사 대상 중형 6개사는 최순영(2015)을 근거로 선정하였다.
7)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ROA는 당기순이익 대신 영업이익을 사용하여 증권회사의 본질적 비즈니스와 무관한 영업외이익이나 특별이익을 제외한다. 또한 ROE 대신 ROA를 사용하고 있는데, 총자산을 분모로 하는 ROA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이익과 레버리지로 인한 위험을 조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ROE 보다 CEO의 경영성과를 잘 나타낸다.
8) 본 연구에서는 표본수가 작아 평균이 이상치(outlier)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여 중위값을 이용하는 기존의 문헌을 따른다.
9) 2년 재임한 CEO들의 경우 1년차와 2년차 모두 음(-)의 조정 ROA를 보였으나, 3년과 6년 재임, 6년 초과 재임한 CEO들의 조정 ROA는 음(-)과 양(+)의 값을 모두 보였다.
10) 단기재임(왼쪽) 그래프와 장기재임(오른쪽) 그래프의 종축(수익률)의 눈금을 비교하면 절대적 크기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참고문헌
최순영, 2015,『미국 증권회사의 특화·전문화 전략: 부티크IB 사례 중심으로』, 자본시장연구원 조사보고서 15-05.
Engel, E., Hayes, R.M., Wang, X., 2003, CEO turnover and properties of accounting information, Journal of Accounting and Economics 36, 197-226.
Hermalin, B.E., Weisbach, M.S., 1998, Endogenously chosen boards of directors and their monitoring of the CEO, American Economic Review 88, 96-118.
Jensen, M.C., 1993, The modern industrial revolution, exit, and the failure of internal control systems, Journal of Finance 48, 831-880.
기업의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 이하 CEO라 한다.)는 기업의 전략 및 그에 따른 자원 배분을 결정하는 최고·최종의 의사결정자이다. CEO의 판단은 기업의 현재의 성과 뿐 아니라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올바른 전략을 수립하고 구현할 수 있는 CEO를 선임하고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며, 반대로 그렇지 못한 CEO를 적시에 교체하는 것은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의 하나이다.
이러한 CEO의 중요성은 증권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증권회사들의 경쟁력 제고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로 CEO 문제가 꼽히고 있으며, CEO와 관련된 여러 측면 중에서도 특히 재임기간과 관련된 우려가 많다. 미국 기업에서는 지나치게 강력한 CEO들이 효과적인 규율을 받지 않는 가운데 과도하게 오랫동안 재임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주로 제기되는 문제인 반면,1) 국내 증권업계에서의 CEO 문제는 반대로 재임기간이 경직적이며 지나치게 짧다는 데 있다. 이를테면 다수 증권회사에서 1~3년 기간 재임한 CEO를 관행에 따라 교체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CEO의 재임기간이 짧을 경우,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략 수립 및 투자의 부재, 그리고 그 결과 증권회사별로 차별화된 역량의 축적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이 우려의 핵심이다.
그런데 국내 증권업계에서의 CEO의 짧고 경직적인 재임기간에 대한 우려 혹은 논의의 대부분은 업계에서의 오랜 경험 등에 기반한 추론 수준에서 제기되어 왔고, 국내 증권회사 CEO의 선임과 교체, 재임기간, 경영성과 등에 관한 데이터의 축적 및 통계적 분석은 현재까지 거의 이루어져 있지 않다. 따라서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본 보고서는 첫째로 국내 증권업에서의 CEO 재임기간 관련 통계를 분석하여 이로부터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고, 둘째로 국내 증권업에 서의 CEO 재임기간과 경영성과 간의 관계를 분석하여 관련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본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제Ⅱ장에서는 국내 증권업 CEO 재임기간 현황을 관련 통계와 함께 제시하고, 제Ⅲ장에서는 CEO 재임기간과 경영 성과 간에 어떠한 관계가 존재하는지를 분석하며, 제Ⅳ장에서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시사점을 도출, 제시한다.
Ⅱ. 국내 증권업 CEO 재임기간 현황
본 장에서는 통계분석을 통하여 국내 증권업 CEO 재임기간에 관한 현황을 파악, 소개한다. 그리고 비교를 위하여 외국의 주요 투자은행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1. 분석 대상 증권회사 및 CEO
본 보고서의 분석은 2001~2016년 기간 중 국내에 존재했던 증권회사 및 각 증권회사의 CEO를 대상으로 하되, 외국계 증권회사의 국내 현지법인 혹은 사무소는 제외하였다.2) 또한 인수, 위탁매매 등 기본적인 증권 업무를 어느 정도 폭넓게 영위하고 있는 회사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특정 업무로 비즈니스가 한정된 경우(예: 한국ECN증권, KIDB채권중개) 역시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최종적으로 2001~2016년 기간 중 존재한 71개 증권회사의 총 179명의 CEO가 분석 대상이다.3) 각 증권회사별 CEO의 성명, 선임 및 퇴임 일자, 주요 경력 등의 사항은 금융감독원 DART 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분기·반기보고서에서 추출하였으며, 증권회사의 경영성과는 각사의 영업보고서를 이용하여 수집하였다.
본 연구는 CEO를 지배주주 자신(가족 포함)이 CEO인 경우와 전문 CEO로 나누고 이 중에서 다시 전문 CEO를 출신배경과 발탁경로에 따라 증권출신과 비 증권출신, 내부승진과 외부영입으로 구분하였다. 증권출신은 CEO에 선임되기전까지의 핵심적인 경력을 자본시장 관련 비즈니스에서 쌓아온 경우(증권과 자산운용 출신)이고, 비증권출신은 그렇지 않은 경우(은행과 보험 등 비증권 금융출신, 일반 산업 출신, 공직자 출신)이다. 내부승진은 해당 CEO가 경력을 쌓았던 회사 혹은 그 회사가 소속된 그룹 내부에서 발탁된 경우이고, 외부영입은 외부에서 발탁되어 곧바로 CEO로 선임된 경우를 가리킨다.
<표 Ⅱ-1>은 CEO 출신배경 및 발탁경로별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전문 CEO가 전체의 93.3%를 차지하여 지배주주가 CEO인 경우보다 압도적으로 많았고, 전문 CEO 중에서는 내부승진의 비율(51.9%)이 외부영입(41.3%)보다 더 높았다. 내부승진과 외부영입 모두를 포함한 증권출신 CEO의 비중이 70.9%로 나타나 CEO 선임에 있어서 자본시장에서의 경험과 전문성이 중요한 요건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 절에서는 국내 증권회사 CEO의 재임기간에 관한 통계를 전체 표본 뿐 아니라 출신배경 및 발탁경로에 따라 구분하여 살펴본다. <표 Ⅱ-2>에서 알 수 있듯이, 2001~2016년 분석기간 전체 표본인 179명 CEO 재임기간의 평균(mean)은 약 42.6개월(3.5년)이고 중위값(median)은 36개월(3년)이다. 이 중에서 전문 CEO는 38.9개월 정도 재임하고 있으며 지배주주 CEO는 이보다 훨씬 긴 93.6개월 동안 재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Ⅱ-2>는 지배주주 CEO를 제외한 전문 CEO들의 출신배경별 재임기간의 분포를 제시하고 있다. 그림에서는 전문 CEO를 3년 이하(단기), 3~6년(중기), 6년 초과(장기)의 재임기간별로 구분하고 있다. 내부승진/증권출신에서 장기재임 CEO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반면, 외부영입/비증권출신은 장기재임한 사례가 전무하였다. 외부영입 CEO는 내부승진 CEO에 비해 중기재임의 비중이 높았다. 마지막으로 (금융)그룹 내 계열사 인사들로부터 발탁된 경우인 내부승진/비증권 CEO는 단기재임의 비중이 높았다.
본 절에서는 국내 증권회사 CEO 재임기간의 상대적인 장·단 여부를 판단하고, 발탁경로상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외국의 주요 투자은행의 사례를 조사하여 소개한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5개 글로벌 투자은행(대형사)과 6개 중형 투자은행, 일본의 4개 대형 증권회사를 선정하여 2001~2016년 기간 중 재임한 CEO들의 재임기간 및 발탁경로를 조사하였다.5)
<표 Ⅱ-3>은 조사 대상 투자은행 CEO들의 재임기간의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의 경우 CEO의 재임기간 중위값은 대형사 63개월, 중형사 110개월이며, 일본의 경우 46.5개월로 모두 국내 증권회사에 비하여 CEO의 재임기간이 길며, 특히 미국 투자은행 CEO들의 재임기간은 국내 증권회사 CEO 재임기간의 2~3배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형사 중에서 J.P. Morgan Chase는 2005년 12월에 William Harrison이 CEO에서 물러나면서 현 Jamie Dimon으로의 승계가 이루어졌으며, Goldman Sachs는 2006년 6월 Henry Paulson이 미국 재무부장관에 임명되면 서 현 Lloyd Blankfein으로의 승계가 이루어지는 등 단 한차례 CEO 교체를 경험하였다. 중형사들은 특정 부문에 특화·전문화되어 있는 소위 ‘부티크 IB’들로서, 대형사보다 CEO 재임기간이 훨씬 길다.6) 특히 6개사 중에서도 Jefferies, Piper Jaffray, Stifel Financial은 조사 대상 기간 중 CEO 교체 없이 한명의 CEO가 현재까지 재임하고 있다. 한편 일본 증권회사들은 CEO 재임기간이 한국 증권회사 보다는 길지만 미국의 투자은행들보다는 짧은, 한국과 미국 사이의 중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Ⅲ. CEO 재임기간과 경영성과 간 관계
CEO의 역량과 노력, 기업 경영철학과의 적합성은 기업의 경영성과를 통하여 나타난다. 기업의 경영성과는 크게 회계 실적에 기초한 성과(accounting-based performance)와 시장 수익률에 기초한 성과(market-based performance)로 대별된다. CEO의 경영활동이 회사 재무제표상의 실적에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CEO의 경영성과를 평가하기 위하여 회계적 실적에 기초한 성과지표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회사 조직의 효율성 제고나 투자 등과 관련된 경영활동에 따른 성과는 회계 실적에 즉각적으로 반영되기 어렵다. 이 경우 CEO의 경영 성과는 미래의 기업가치 증가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전향적(forward-looking) 척도인 시장에 기초한 성과지표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Engel et al., 2003).
본 장에서는 국내 증권업에서 전문 CEO의 재임기간의 장·단에 따라 경영성과에 차이가 나타나는지의 여부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소개한다. 본 보고서에서 는 회계 실적에 기초한 성과 측정치인 총자산이익률(Return on Assets, ROA)과 시장에 기초한 성과 측정치인 누적초과수익률(Cumulative Abnormal Return, CAR)을 경영성과의 지표로 사용한다.
1. 재임기간과 ROA
본 보고서에서는 ROA를 영업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값7)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전문 CEO의 경영성과를 나타내는 척도로 분석 대상 증권회사들의 해당연도 ROA 중위값8)을 차감한 ‘조정 ROA’를 사용한다. ‘조정 ROA’는 ‘상대적’ 경영성과를 측정하는 것으로 특정연도 증권업 ROA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의 요인을 통제하고 있어, 연도에 관계없이 전문 CEO의 경영성과를 비교할 수 있는 지표로 대부분의 문헌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림 Ⅲ-1>은 분석 대상 CEO 중에서 선임부터 퇴임까지의 기간으로 2년 재임한 CEO, 3년 재임한 CEO, 5~6년 재임한 CEO, 6년 초과 재임한 CEO에 대하여 재임연차별 해당 증권회사의 조정 ROA를 나타낸 것이다. 본 절에서는 2년과 3년 재임한 CEO는 단임으로 교체된 경우, 5~6년 재임한 CEO는 1회 중임 후 임기만료로 교체된 경우, 6년 초과하여 재임한 CEO는 장기재임한 경우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해 경영성과를 비교하고 분석하였다.
6년 초과 재임한 CEO는 재임 초기 2년간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3년차 이후부터는 양(+)의 조정 ROA를 지속적으로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3년차 이후 기간 중 5년차와 8년차의 조정 ROA는 각각 1%, 1.75%, 그 외 기간에서 도 0.5% 전후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CEO들이 우수한 역량을 갖추었더라도 1, 2년차의 재임 초기보다 3년차 이상의 재임기간을 거친 후에 업계 대비 우월한 경영성과를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5~6년 재임한 CEO의 경우 3년차 이후 퇴임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업계에 비하여 저조한 경영성과를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경영성과는 6년을 초과하여 재임한 CEO의 성과와도 대비된다. 중임에 그쳤던 5~6년 재임의 CEO들이 장기재임하지 못한 요인 중의 하나가 업계보다 낮았던 3년차부터 5년차까지의 ROA인 것으로 사료된다.
2. 재임기간과 CAR
본 절의 분석은 주가가 존재하는 상장 증권회사만을 대상으로 하며, ROA에 서와 마찬가지로 특정 연도 증권업 주식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의 요인을 통제하기 위하여 분석 대상 증권회사들의 해당연도 CAR의 중위값을 차감한 ‘조정 CAR’를 사용한다.
<그림 Ⅲ-2>는 <그림 Ⅲ-1>에서와 동일하게 재임기간이 2년이었던 CEO, 3년이었던 CEO, 5~6년이었던 CEO, 6년을 초과한 CEO에 대하여 재임연차별 해당 증권회사의 조정 CAR를 나타내고 있다. <그림 Ⅲ-2>는 단기(2년, 3년)재임과 중장기(5~6년, 6년 초과)재임한 CEO 간의 재임연차별 조정 CAR 값의 차이가 매우 커서 두 개의 그래프로 구분하여 시각적 비교를 쉽게 하였다.10)
단기재임의 경우(왼쪽 그래프), 3년 재임 CEO는 재임 2년차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주가 실적을 견조하게 유지하는 반면, 2년 재임에 그친 CEO는 2년차 후반에 주가 실적이 하락함을 볼 수 있다. 2년 재임에 그친 CEO는 조정 ROA 뿐 아니라 조정 CAR 역시 하락한 상황에서 교체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장기재임하면서 우수한 실적을 내었던 CEO들의 경우라도 재임 1~2년차 기간 동안에는 조정 ROA와 조정 CAR 모두 높지 못했다. 이를테면 장기재임한 CEO의 재임 24개월차 조정 CAR는 –6.56%로 3년 재임한 CEO(0.47%)나 5~6년 재임한 CEO(16.38%)보다 낮았다. 이러한 조정 CAR 분석 결과는 조정 ROA 분석 결과와 유사하지만 다르게 해석할 여지를 가지고 있다. 앞서 조정 ROA 분석 결과에서는 CEO가 재임 초기 1~2년 사이 높은 조정 ROA를 내기 어려웠던 점에 대해 전임 CEO에 의해 형성된 증권회사 경영여건의 영향으로 해석하였던 것과는 달리, 동기간 상대적으로 낮았던 조정 CAR 분석 결과에 대해 해석하면 CEO 재임 초 1~2년의 기간은 새로운 경영전략과 활동을 통해 미래의 현금흐름 개선에 대한 기대와 확신을 시장에 제공하기에는 짧다는 것이다.
장기재임의 경우(오른쪽 그래프), 5~6년 재임과 6년 초과 재임 CEO 사이에서 재임 5년차 이후의 주가 실적이 크게 다르다. 구체적으로 6년 초과 재임한 CEO는 5년차 이후에도 견조한 주가 실적을 유지하는 반면, 5~6년 재임한 CEO의 5년차 주가 실적은 하락세임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로부터 미루어 볼 때, 중·장기 재임한 CEO들의 경우 상대적 경영실적(ROA와 주가수익률)이 CEO의 임기 또는 교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 즉, 회계연도 후반부의 주가 실적이 부진하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 추론이 가능하다.
Ⅳ. 요약 및 시사점
본 보고서의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 증권업 CEO들은 ‘2년 또는 3년 임기’의 틀을 기본으로 재임하고 있었으며, 이와 같은 재임기간은 미국이나 일본의 주요 투자은행 CEO들의 재임기간에 비하여 현저하게 짧았다. 둘째, 전문 CEO의 출신배경별로는 증권출신 CEO의 비중이 매우 높고 외부영입 보다 내부승진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나, 자본시장에서의 전문성이 CEO 선임에 있어서 중요한 고려 요인임을 보여주었다. 셋째, 6년을 초과하여 장기재임한 CEO의 비중은 내부승진/증권출신에서 가장 높았고, 외부영입/비증권출신은 ‘6년 초과’ 장기재임한 사례가 전무하였다. 넷째, 장기재임에 성공한 CEO들은 재임 3년차 이후 장기간 지속적으로 우수한 경영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이들의 선임 직후 초기 2년간 경영성과는 여타의 CEO와 다르지 않아 선임 후 단기간의 경영 성과만으로 CEO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다섯째, 중기와 장기 재임한 CEO들의 재임 3~6년차 경영성과가 상반된 것으로 나타나, 이 시기의 경영성과가 장기재임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분석 결과로부터 국내 증권업 CEO의 재임기간 및 선임(교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우선 ‘2년 또는 3년 임기’라는 경직적인 틀이 갖는 문제점이다. 선임 후 2~3년 기간의 경영성과는 전임 CEO의 영향 등에 따른 해당 증권회사 경영여건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고 새로운 경영전략이 시장에서 평가받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의 경영성과만으로 해당 CEO를 평가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고 효율적이지 못하다. 2년 또는 3년이라는 기간은 CEO가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경영에서 구현하여 성과를 보이기에는 짧은 시간임은 본 연구의 분석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그런데 현재 상당수의 증권회사 CEO들은 단기 임기로 인해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경영전략에 반영한 성과를 가시적으로 내기 전에 CEO 자리를 떠나야 하고 후임자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증권회사들의 차별화된 서비스나 네트워크 등 장기적 역량 축적을 위한 투자의 부재는 CEO 단기 임기제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 자신만의 고유한 증권회사 역량은 장기간에 걸쳐 일관성 있는 경영전략이 추진될 때 가능하기에 2년 또는 3년마다 CEO가 교체되는 관행은 분명 개선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전문 CEO 선임에 있어서 검증 과정이 체계적이고 적절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즉, 자사의 경영비전과 방침에 적합한 역량을 가진 CEO 후보를 양성하거나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발굴하는 CEO 선임 체계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 이렇듯 철저한 검증시스템을 통해 CEO를 선임한 이사회 및 지배주주는 CEO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줄 수 있을 것이다. 6년 이상 장기재임한 CEO들이 재임 초기보다는 재임 중반 이후부터 우월한 경영성과를 내었던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사회 및 지배주주는 철저한 검증을 기반으로 선임된 CEO에 대한 신뢰를 갖고 경영철학과 비전의 구현을 위한 충분한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1) 기업지배구조 관점에서 CEO 문제를 다룬 다수의 연구들이 이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Jensen, 1993; Hermalin & Weisbach, 1998).
2) 단, 지배주주가 국내와 외국계 사이에서 변화한 경우(예: 동양증권→유안타증권)는 분석 대상에 포함하였다.
3) 연도별로 볼 때, 매년 30~35개 증권회사가 분석 대상에 포함된다.
4) 이 60개월이라는 수치는 <표 Ⅱ-1>에서 제시된 전문 CEO의 평균 재임기간 38.9개월보다 긴데, 그 이유는 <그림 Ⅱ-4>의 연도별 추이 분석에서는 장기재임한 CEO들의 표본이 단기재임한 CEO들의 표본보다 매년 반복적으로 합산되는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5) 조사 대상 회사는 다음과 같다.
미국 대형사: J.P. Morgan Chase, Goldman Sachs, Morgan Stanley, Merrill Lynch BoA, Citi
미국 중형사: Jefferies, Lazard, Greenhill, Evercore, Stifel Financial, Piper Jaffray
일본: Nomura, Daiwa, Mitsubishi UFJ, SBI
6) 조사 대상 중형 6개사는 최순영(2015)을 근거로 선정하였다.
7)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ROA는 당기순이익 대신 영업이익을 사용하여 증권회사의 본질적 비즈니스와 무관한 영업외이익이나 특별이익을 제외한다. 또한 ROE 대신 ROA를 사용하고 있는데, 총자산을 분모로 하는 ROA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이익과 레버리지로 인한 위험을 조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ROE 보다 CEO의 경영성과를 잘 나타낸다.
8) 본 연구에서는 표본수가 작아 평균이 이상치(outlier)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여 중위값을 이용하는 기존의 문헌을 따른다.
9) 2년 재임한 CEO들의 경우 1년차와 2년차 모두 음(-)의 조정 ROA를 보였으나, 3년과 6년 재임, 6년 초과 재임한 CEO들의 조정 ROA는 음(-)과 양(+)의 값을 모두 보였다.
10) 단기재임(왼쪽) 그래프와 장기재임(오른쪽) 그래프의 종축(수익률)의 눈금을 비교하면 절대적 크기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참고문헌
최순영, 2015,『미국 증권회사의 특화·전문화 전략: 부티크IB 사례 중심으로』, 자본시장연구원 조사보고서 15-05.
Engel, E., Hayes, R.M., Wang, X., 2003, CEO turnover and properties of accounting information, Journal of Accounting and Economics 36, 197-226.
Hermalin, B.E., Weisbach, M.S., 1998, Endogenously chosen boards of directors and their monitoring of the CEO, American Economic Review 88, 96-118.
Jensen, M.C., 1993, The modern industrial revolution, exit, and the failure of internal control systems, Journal of Finance 48, 831-880.
Ⅰ. 서론
Ⅱ. 국내 증권업 CEO 재임기간 현황
1. 분석 대상 증권회사 및 CEO
2. CEO 재임기간 현황
3. 외국 주요 투자은행과의 CEO 재임기간 비교
Ⅲ. CEO 재임기간과 경영성과 간 관계
1. 재임기간과 ROA
2. 재임기간과 CAR
Ⅳ. 요약 및 시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