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MI 자본시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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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7/26
최근 주가지수 상승의 특성과 배경 이슈보고서 17-06 PDF
목차
Ⅰ. 논의배경
Ⅱ. 주가지수 상승현황 분석
  1. 주가지수 상승과 기업규모 효과
  2. 지수기여도 분석
III. 주가수익률 영향요인 분석
  1. 주가수익률 영향요인
  2. 중·대형주 주가하락의 배경
  3. 기관투자자 포트폴리오 조정효과
IV. 결론 및 시사점
요약
본 고에서는 최근 오랜 정체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주가지수의 변화 특성과 배경을 상장기업의 규모, 기초여건, 투자자유형별 매매패턴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6년 4월 이후의 자료를 이용한 실증분석을 통해 확인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KOSPI지수의 상승세가 시작된 2016년 12월 이후 최근까지 대형주 수익률이 중·소형주에 비해 높았으나, 그 이전 기간에는 중·대형주가 매우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소형주가 오히려 높은 수익률을 실현하였다. 둘째, 중·대형주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2016년 4월부터 13개월간 KOSPI지수는 10.5% 상승하였는데 이는 전적으로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에 의한 것으로 확인된다. 만약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의 주가가 변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2017년 4월말 KOSPI지수는 2016년 4월말과 유사한 수준이다. 셋째, 기업 기초여건 및 투자자유형별 매매행태와 주가수익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분석기간 동안 수익률이 높은 주식은 수익성이 높거나 개선된 기업, 주식의 시장가치가 장부가치에 비해 낮은 기업, 국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이 순매수한 기업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중·대형주의 저조한 수익률은 기업 기초여건과 국내 기관투자자 순매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넷째, 중·대형주에 대한 국내 기관투자자의 순매도는 벤치마크 추종과정에서 나타난 포트폴리오 조정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등 일부 주식이 KOSPI지수 변화를 견인한 시기에 이들에 대한 상대적 비중을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주가지수 상승을 견인했을 뿐만 아니라 주가지수에 대한 영향력 또한 크게 증가하였다. 일부 대형주가 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과도할 경우 주가지수의 주식시장 대표성이 희석되고, 주가지수가 특정 주식의 고유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며, 주가의 과대·과소평가가 증폭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주가지수 연동형 투자상품시장의 성장과 주가지수의 벤치마크 활용도 증가에 따라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분석이 요구된다. 아울러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주식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만큼 투자규모가 큰 소수의 기관투자자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Ⅰ. 논의배경

KOSPI지수는 2000년대말 금융위기에 따른 급락에서 회복된 2011년 하반기 이후 오랫동안 1800~2100 사이에서 정체가 지속돼왔다. 이러한 현상은 ‘박스(box)에 갇힌 KOSPI’라는 의미의 ‘박스피(BOXPI)’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고, 같은 시기 경제성장률 둔화와 기업수익성 둔화가 맞물리면서 ‘박스피’는 한국경제의 부정적 전망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회자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KOSPI지수의 상승세가 괄목할만하다. 2016년말부터 KOSPI지수가 상승하기 시작하여 2017년 5월, 약 6년 만에 기존 KOSPI 최고치를 경신하였고 상승세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상장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이번에는 ‘박스피’를 벗어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시장의 기대가 높다.

한편 최근의 주식시장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중 · 소형주와 개인투자자는 소외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 ·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되고 기관투자자 비중이 높은 KOSPI지수의 상승률에 비해 중 · 소형주 중심으로 구성되고 개인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인 KOSDAQ지수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하기 때문에 나온 평가로 보인다. 최근 KOSDAQ지수가 다소 오르긴 했어도 현재 지수수준은 금융위기 이전 대비 80% 수준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다.

본 고에서는 최근 KOSPI지수 상승의 실상과 배경을 분석한다. 주가지수 상승이 상장기업 전반의 주가상승에 의해 나타나고 있는 것인지, 일부 상장기업에 의해 주도된 결과인지 살펴보고, 주가변화의 배경을 상장기업 기초여건 변화와 투자자 매매행태를 바탕으로 분석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최근 주식시장 상황변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Ⅱ. 주가지수 상승현황 분석

1. 주가지수 상승과 기업규모 효과

<그림 Ⅱ-1>은 2016년 4월부터 2017년 4월까지 KOSPI지수와 KOSDAQ지수의 추세를 보여준다. 2015년 기업실적이 공개되고 주가에 반영되는 시점을 고려하여 2016년 4월 이후로 관찰기간을 한정하며, 지수간 비교의 편의를 위해 2016년 3월 31일 종가를 100으로 표준화 하였다.
 

 
KOSPI지수의 경우 2016년 11월까지 횡보양상을 보인 후 2016년 12월부터 뚜렷한 상승추세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11월까지 8개월 동안 96.46과 103.65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였으나, 이후 꾸준히 상승하여 5개월간 11.2%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 KOSDAQ지수의 경우 횡보하는 양상이 나타난 후, 2016년 10월부터 12월 초까지 –16.2%의 급격한 하락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단기간에 반등하여 최근까지 유사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한편 2016년 12월 전후 두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하락 후 반등하는 패턴이 관찰되는데, 당시 정치 · 사회적 이슈가 불거지고 해소되는 과정에 영향받은 것으로 보인다.

2016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13개월간 KOSPI지수의 상승률은 10.5%, KOSDAQ지수의 상승률은 –8.7%로 KOSDAQ지수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KOSPI지수 상승이 시작된 2016년 12월 이후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각각 11.2%, 5.8%로 KOSDAQ지수의 상승률이 낮으며, 2017년초 이후로 한정할 경우에도 두 지수의 상승률은 각각 8.8%, -0.6%로 역시 KOSDAQ지수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KOSDAQ시장이 주로 중 · 소형주로 구성되어 있고 개인투자자가 KOSDAQ시장의 주요 투자자라는 점에서, 두 시장의 지수 상승률 격차가 최근 장세에서 중 · 소형주와 개인투자자가 소외되었다는 평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OSPI지수와 KOSDAQ지수 모두 시가총액 가중평균 방식으로 산출되는 지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평가가 반드시 정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가총액 가중평균 방식에서는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주식의 수익률이 지수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 주식의 주가가 하락(상승)했더라도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일부 주식의 주가상승(하락)만으로도 지수상승(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 즉, KOSDAQ지수의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는 KOSDAQ지수에 포함된 일부 대형종목의 주가하락 때문에 나타난 결과일 수 있고, KOSPI지수의 높은 성과는 KOSPI지수에 포함된 일부 대형종목의 주가상승 때문에 나타난 결과일 수 있는 것이다. 이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할 때 동일가중 방식으로 산출한 지수를 비교해 보는 것이 유용하다. 동일가중 방식에서는 지수에 포함된 개별종목의 수익률을 시가총액 비중으로 가중평균하는 대신 단순평균하여 지수수익률을 계산하므로 주식규모의 효과가 제거된다.

<그림 Ⅱ-2>에 동일가중 지수(KOSPI-EW 및 KOSDAQ-EW)가 시가총액 가중 지수(KOSPI-VW 및 KOSDAQ-VW)와 함께 표시되어 있다. 동일가중 지수와 시가총액가중 지수의 추이는 KOSPI지수와 KOSDAQ지수 모두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특히 KOSDAQ지수에서 그 차이가 현저하다. KOSDAQ 시가총액가중 지수는 2016년 4월부터 13개월간 8.7% 하락한데 비해 동일가중 지수는 같은 기간 7.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KOSDAQ지수에 포함된 주식 중에서 대형주가 소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의미이다. 동일가중 지수와 시가총액가중 지수의 차이는 2016년 9월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이후 유지되는데, 2016년 9월 이전 기간에 KOSDAQ 대형주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음을 시사한다.

KOSPI지수의 경우, 13개월간 동일가중 지수 수익률은 4.6%로, 시가총액가중 지수 수익률 10.5%에 비해 5.9%p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 KOSDAQ시장과 달리 KOSPI지수 포함 종목 중 대형주의 성과가 소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음을 알 수 있다. 2016년 11월 이전에는 동일가중 지수가 시가총액가중 지수보다 높게 형성되었으나, 이후에는 시가총액가중 지수가 동일가중 지수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KOSDAQ시장과 마찬가지로 대형주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했었으나, 2016년말 이후 대형주의 성과가 개선된 것을 알 수 있다.
 

 
KOSPI시장(유가증권시장)과 KOSDAQ시장의 상장종목 특성상 종목 규모에 체계적인 차이가 존재하므로, KOSPI 소형주와 KOSDAQ 소형주 혹은 KOSPI 대형주와 KOSDAQ 대형주를 서로 유사한 규모로 보기는 어렵다.1) 이를 감안하여 KOSPI와 KOSDAQ 전체 상장주식을 규모에 따라 분류하여 수익률을 비교해 보도록 한다. 2016년 4월 이후 13개월 동안 거래가 이 루어진 1,745개 주식을 2016년 3월말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나열하여 7개 그룹으로 구분한다. 각 그룹에는 동일한 수의 주식이 포함된다. 분석 기간은 2016년 4월부터 11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4월, 2016년 4월부터 2017년 4월 등 3개로 구분하며, 기간별 수익률은 일별 로그수익률을 누적한 값이다. 각 그룹별 주가수익률의 기간별 평균값이 <그림 Ⅱ-3>에 제시되어 있다.
 

 
먼저 2016년 4~11월의 수익률을 보면, 규모가 큰 그룹의 수익률이 규모가 작은 그룹의 수익률보다 낮다. 그룹1(Small)의 경우 평균 18.2%로 상당히 높은 수익률이 확인되는 반면 그룹4부터 그룹7(Large)의 경우에는 –13% 이하로 나타난다. 특히 그룹6의 경우 –18.1%에 이른다. 이 기간에 KOSDAQ 동일가중 지수가 KOSDAQ 시가총액가중 지수에 비해 성과가 월등히 좋았던 것은 이와 같이 중 · 대형주의 부진과 KOSDAQ시장에서 수적으로 비중이 높은 소형주의 높은 수익률이 원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2016년 12월~2017년 4월의 수익률에서는 상반되는 패턴이 관찰된다. 그룹1(Small)의 수익률이 –3.6%로 가장 낮고, 그룹7(Large)의 수익률이 7.6%로 가장 높다. 그룹2부터 그룹6은 모두 3~4%대의 수익률을 보여준다. 이전 기간에 비해 그룹간 격차는 작지만 중 · 대형주가 소형주에 비해 높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 기간 KOSPI 시가총액가중 지수가 KOSPI 동일가중 지수에 비해 좋은 성과를 보인 것은 KOSPI시장에서 비중이 큰 대형주의 높은 수익률에서 비롯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전체기간의 수익률 패턴은 2016년 4~11월의 수익률 패턴과 유사하게 나타난다. 13개월간, 그룹1(Small)의 수익률이 14.7%로 가장 높으며, 그룹6의 수익률이 –13.8%로 가장 낮다. 2016년 4~11월에 –14.1%를 기록했던 그룹7(Large)의 경우 이후 기간의 반등에 힘입어 전체기간 수익률은 –6.5%로 하락폭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전체기간 동안 기업규모와 주가수익률의 관계는 U자 형태를 띤다.

2. 지수기여도 분석

<그림 Ⅱ-3>에 따르면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룹7(Large)의 2016년 4월 이후 13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6.5%에 불과하다. 그룹6과 그룹5의 수익률은 각각 –13.8%, -9.4%로 더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KOSPI지수의 상승률은 10.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모순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현상은, 결과적으로 KOSPI지수가 시가총액 가중평균 방식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시가총액 가중평균 방식에서 개별주식의 지수에 대한 영향력은 시가총액비중에 비례하기 때문에 대다수의 주식이 하락했더라도 일부 대형주의 상승만으로 지수상승이 발생 할 수 있다. 본 절에서는 이 효과를 지수기여도를 통해 살펴본다.

특정주식의 지수기여도는 일정기간 동안 해당주식의 주가변동을 반영한 주가지수와 해당주식의 주가가 변하지 않았다고 가정한 주가지수의 차이로 계산한다. 지수기여도가 양(+)의 값을 갖는다면 특정주식으로 인해 지수가 상승했음을 의미하며 지수기여도가 음(-)의 값을 갖는다면 해당주식으로 인해 지수가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그림 Ⅱ-4>는 KOSPI지수와 KOSDAQ지수의 지수기여도 상 · 하위 5개 종목을 보여준다. 패널A에는 KOSPI지수에 대한 기여도가, 패널B에는 KOSDAQ지수에 대한 기여도가 제시되어 있으며, 각각의 좌측은 2016년 4월부터 2017년 4월, 우측은 2016년 12월부터 2017년 4월까지의 지수기여도이다.

먼저 패널A의 좌측에 따르면, 2016년 4월부터 2017년 4월까지 KOSPI지수 상승분 210포인트 중 삼성전자의 지수기여도가 209포인트로 나타난다. 이어 SK하이닉스 30포인트, KB금융 12포인트로 삼성전자와 격차가 크다. 이 기간 지수상승의 거의 전부가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2017년 4월말 KOSPI지수는 2205.44인데, 이전 13개월 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변하지 않았다면 KOSPI지수는 2000이 채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KOSPI지수가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든 2016년 12월부터 5개월간의 지수기여도를 살펴보면(<그림 Ⅱ-4> 패널A의 우측), 삼성전자의 지수기여도가 109포인트로 역시 가장 높다. 이 기간 KOSPI지수 상승분 222포인트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다른 대형주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수기여도는 상대적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으로 삼성전자가 KOSPI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월말 15.6%에서 2017년 4월말 23.0%로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패널B에는 KOSDAQ지수에 대한 지수기여도가 제시되어 있다. 좌측 그림에 따르면 2016년 4월부터 2017년 4월까지 KOSDAQ지수는 60.1포인트 하락했는데, 셀트리온의 지수기여도가 –5.9포인트로 가장 크다. 셀트리온의 주가가 하락하지 않았다면 지수 하락폭이 5.9포인트 감소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셀트리온의 KOSDAQ지수에 대한 기여도는 삼성전자의 KOSPI지수에 대한 기여도에 비해 현저히 낮다. 우측 그림에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4월까지의 지수 기여도가 제시되어 있다. 메디톡스와 CJ E&M의 지수기여도가 각각 3.0포인트로 가장 높지만 이 기간 KOSDAQ지수 상승분 32.1포인트에 비하면 역시 큰 수준은 아니다. 분석기간 동안 KOSPI지수 변화에 대해 삼성전자가 미친 영향만큼 KOSDAQ지수 변화에 영향을 미친 주식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림 Ⅱ-5>는 KOSPI지수와 삼성전자의 주가가 변하지 않았다고 가정한 KOSPI지수의 추이를 함께 표시하고 있다. 비교편의를 위해 두 지수의 2016년 3월 31일 종가를 100으로 표준화하였다. 삼성전자가 포함된 KOSPI지수는 분석대상 13개월 동안 110.5로 상승하였으나 삼성전자 주가가 변하지 않았다고 가정한 KOSPI지수는 100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의 회색영역은 두 지수의 차이, 즉 삼성전자의 누적 지수기여도를 나타내는데 2016년 6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KOSPI 지수에 미친 영향은 특정시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2016년 6월 이후 지속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2016년 4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삼성전자 주가불변 가정 KOSPI지수는
–5.6% 하락했으나 KOSPI지수는 삼성전자의 영향으로 –0.6% 하락하는데 그쳤고, 2016년 12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삼성전자 주가불변 가정 KOSPI지수는 6.0% 상승했으나 KOSPI지수는 삼성전자의 영향으로 11.2%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본 장의 분석에서 확인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KOSPI지수의 상승세가 시작된 2016년 12월 이후 최근까지 중 · 대형주의 수익률이 소형주에 비해 높았다. 둘째, 그러나 그 이전기간에는 중 · 대형주가 매우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소형주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실현하였다. 셋째, 2016년 4월 부터 13개월간 KOSPI지수 상승은 대부분 삼성전자가 견인하였으며 삼성전자의 주가가 변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2017년 4월말 KOSPI지수는 2016년 4월말 수준에 불과하다.


III. 주가수익률 영향요인 분석

최근 KOSPI지수의 상승과 KOSDAQ지수의 상대적 부진은 각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부 대형주의 주가등락에 의한 효과가 내재되어 있다. 앞서 분석한 바와 같이 13개월 동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주식은 소형주이며 오히려 중 · 대형주가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 · 소형주의 소외현상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중 · 대형주의 소외현상이 있었던 것인데,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본 장에서는 주식별 수익률 변화의 영향요인을 기업 기초여건(fundamental)과 투자자 거래행태와 관련된 변수를 바탕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1. 주가수익률 영향요인

주가를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로 설명하는 가치평가모형의 관점에서 주식의 요구수익률 또는 할인율은 장부가-시장가 비율, 이익-주가 비율, 이익변화-주가 비율, 배당-주가 비율 등의 가치평가지표의 함수로 표현된다. 이러한 관계는 이익, 이익변화, 배당, 시장가 등에 미래 현금흐름의 기대수준 혹은 성장률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공개정보로부터 쉽게 계산 할 수 있어 실무적으로 기업의 수익성, 성장성, 안정성을 평가하는 데 널리 활용되는 이들 지표와 주가수익률의 관계를 사후적, 횡단면적으로 분석하여 주가가 기업 기초여건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화하였는지 분석한다.2)

한편 주가변화는 투자자의 거래행태에 영향을 받는다. 거래행위 자체로 가격충격이 발생하며 거래의 정보성(informativeness)에 의해 가격발견이 이루어 진다. 기업 기초여건이나 주식 위험특성은 결국 투자자의 거래행위를 통해 수익률에 반영되므로, 무정보거래자(uninformed traders)로 간주되는 개인투자자의 거래행태와 정보거래자(informed traders)로 간주되는 기관투자자의 거래행태는 주가수익률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투자자유형별 거래행태와 수익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도록 한다.

개별주식 주가수익률 분석기간은 2016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로 한정한다. 12월말 결산 기업의 연간 기업실적이 통상 매년 3월 중 확정 · 발표되므로 2015년과 2016년 회계연도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시점을 고려한 선택이 다. 12월말 결산이 아닌 기업, 금융업 기업, 상장 외국기업, 분석기간 중 상장되었거나 상장폐지된 기업은 분석대상에서 제외한다. 분석에 포함된 주식은 모두 1,626개이다.

<표 Ⅲ-1>에 기초여건 변수3)와 투자자행태 변수4)의 기초통계가 제시되어 있다. 이익-주가 비율 평균값은 1.71%, 중간값은 3.47%로 분포가 좌편의 (left-skewed)된 것으로 보인다. 이익변화-주가 비율의 평균값은 0.20%(중간값 0.15%)로 기업수익성이 소폭이나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며, 배당-주가 비율은 평균값 0.92%(중간값 0.48%)이다. 투자자별 순매수비율을 보면, 외국인과 개인의 순매수, 보험 · 연기금과 투신 · 사모펀드의 순매도가 확인된다.
 

 
기초여건 변수 및 투자자행태 변수와 주가수익률과의 관계를 차례로 살펴 보자. 각 기초여건 변수의 크기에 따라 구분한 다섯 개의 그룹의 수익률 평균값(중간값)이 <표 Ⅲ-2>에 제시되어 있다.5) 그룹1(Low)와 그룹2의 순서가 뒤바뀌는 경우는 있으나, 네 변수 모두 전반적으로 주가수익률과 양(+)의 관계가 있음을 볼 수 있다.
 

 
<표 Ⅲ-3>에는 투자자유형별 순매수비율에 따른 주가수익률이 제시되어 있다. 먼저 분석대상 주식을 투자자유형별 순매수비율이 음(-)인 주식과 양(+)인 주식으로 나누고, 각 그룹을 순매수비율 절대 크기에 따라 다시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총 여섯 개 그룹으로 구분한다.6) 보험 · 연기금, 투신 · 사모펀드, 외국인 모두 순매수비율과 주가수익률 사이에 양(+)의 관계가 관찰되며, 세 투자자 유형을 한 데 묶은 기관의 경우 순매수비율과 주가수익률 사이의 양(+)의 관계가 좀 더 명확히 드러난다. 기관 순매수비율이 가장 높은 그룹(+3)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6.38%인 반면 순매수비율이 가장 낮은 그룹(-3)의 평균 주가수익률은 –18.63%로 그 격차는 약 25%에 이른다. 이와 반대로 개인의 순매수비율과 주가수익률의 관계는 음(-)으로, 기관과 대칭적인 패턴을 보여준다.
 

 
이상의 분석을 통해 기업 기초여건 및 투자자별 순매수비율과 주가수익률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2016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주가가 상승한 주식은 수익성이 높은 기업, 수익성이 개선된 기업,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 시장가치가 장부가치에 비해 낮았던 기업, 그리고 국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이 매수한 기업의 주식으로 분석된다.

2. 중· 대형주 주가하락의 배경

앞서 II장에서 분석기간 동안 중 · 대형주의 주가수익률이 소형주에 비해 저조함을 확인한 바 있다. 본 절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기업 기초여건 및 투자자별 순매수비율과 수익률 사이의 상관관계에 따른 결과인지 살펴보도록 한다. 중 · 대형주가 소형주에 비해 수익성이 낮거나 장부가-시장가 비율이 낮다면, 또는 외국인을 포함한 기관투자자의 순매도가 일어났다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이 관찰될 것으로 예상된다.

<표 Ⅲ-4>는 기업 기초여건과 투자자별 순매수비율을 기업규모 그룹별로 제시하고 있다. 이익-주가 비율은 기업규모가 클수록 증가하고 장부가-시장가 비율은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감소하는 패턴이 확인된다. 이익변화-주가 비율과 배당-주가 비율은 그룹7(Large)이 다른 그룹에 비해서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다음으로 주가수익률과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난 기관투자자 순매수비율과 개인 순매수비율을 시가총액 규모별로 살펴보면, 기관 순매수비율은 그룹 1(Small)에서 가장 높고 그룹6에서 가장 낮으며 그룹7에서 다시 높아지는 U자 형태를 띤다. 개인 순매수비율은 반대로 기업규모에 따라 역U자의 형태를 보인다. 주가수익률이 기관 순매수비율과 양(+)의 상관관계, 개인 순매수비율과 음(-)의 상관관계가 있으므로 시가총액 규모와 주가수익률 사이에는 U자형 관계 가 나타날 수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한편, 보험 · 연기금과 외국인의 경우 기업 규모에 따른 순매수비율이 공통적으로 U자 패턴을 보이는데, 보험 · 연기금은 전체 그룹에서 순매수비율이 모두 음(-), 즉 순매도로 나타나는 반면 외국인은 그룹5를 제외하고 순매수비율이 모두 양(+), 즉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난다. 투신 · 사모펀드의 경우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순매수비율이 하락하며 그룹1을 제외하고 모든 순매수비율이 음(-)의 값을 보인다.

<표 Ⅲ-5>는 이상에서 검토한 변수를 이용해 다변량 회귀분석을 시행한 결과이다. 종속변수는 연간 누적로그수익률이며, 독립변수의 구성에 따라 세 가지 모형을 구성하였다. 기초여건 변수를 독립변수로 이용한 모형(1)에 따르면 모든 변수의 계수가 1% 수준에서 유의한 양(+)의 값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 분석기간의 주가수익률은 기업 기초여건을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표 Ⅲ-2>에서 확인한 결과와도 일관된다.
 

 
모형(2)는 투자자유형별 순매수비율을 독립변수로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인데, 역시 <표 Ⅲ-3>에서 관찰된 결과와 같이 보험 · 연기금, 투신 · 사모펀드, 외국인의 순매수비율 계수는 유의한 양(+)의 값을, 개인 순매수비율 계수는 유의한 음(-)의 값을 갖는다. 한편, 금융투자의 순매수비율은 주가수익률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모형(3)에서는 기초여건 변수와 투자자유형별 순매수비율을 모두 독립변수로 포함하여 분석하였다. 기업 기초여건 변수는 물론 투자자유형별 순매수비율 모두 여전히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기초여건 변수의 계수는 모형(1)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반면, 투자자유형별 순매수비율의 계수는 보험 · 연기금, 투신 · 사모펀드, 외국인의 경우 모형(2)에 비해 큰 값을 보이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투자자 유형별 거래에 기업 기초여건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고, 이 부분이 주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림 Ⅲ-1>은 <표 Ⅲ-5>에서 추정된 회귀식을 바탕으로 추정한 주가수익률의 시가총액 규모별 분포를 보여준다. 모형(1), 모형(2), 모형(3)에 의한 추정결과를 보면 공통적으로 시가총액 규모와 주가수익률의 U자형 관계가 나타나며, 모형(3)의 경우에는 그룹1(Small)과 그룹2를 제외하고 실현된 수익률과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여준다. 중 · 대형주의 저조한 수익률은 기본적으로 기업 기초 여건에 의한 결과이며, 투자자의 거래행태가 이를 보다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소형주의 경우 추정된 주가수익률에 비해 월등히 높은 주가수익률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난다. 국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이 소형주에 투자하는 빈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소형주의 거래는 대부분 개인에 의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주가수익률에 대한 투자자유형별 순매수비율의 설명력이 낮을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기초여건 변수로 설명되지 않는 소형주의 높은 수익률의 원인에 대해, 기존의 규모효과 관련 실증연구결과를 고려하면, 재무적 위험, 유동성 위험, 개인투자자의 복권형(lottery) 주식에 대한 선호, 혹은 투자심리(sentiment) 의 영향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며 본고의 범위를 넘어서므로 자세히 다루지는 않는다.

3. 기관투자자 포트폴리오 조정효과

이상에서 기업규모와 주가수익률의 U자형 관계는 상장기업 기초여건과 투자자 거래행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임을 확인하였다. 본 절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국내 기관투자자의 거래가 주가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상장 기업 기초여건과 무관한 요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앞서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이 지수상승을 주도하였음을 확인한 바 있다. 만약 국내 기관투자자의 삼성전자 보유비중이 벤치마크 주가지수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작았다면 국내 기관투자자의 투자성과는 벤치마크 성과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 전체 자산운용규모가 변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때,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전자 보유비중을 확대하고 다른 주식의 보유비중을 줄일 경우 다수의 주식에 대해 기계적인 순매도가 발생하게 된다. 이는 기업 기초여건과 무관하게 가격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각 투자자유형의 순매수 특징을 살펴보자. 먼저, 분석기간 동안 국내 기관투자자의 순매수대금을 확인해 보면, 투신 · 사모펀드는 9조 8천억원 순매도, 보험 · 연기금은 1조 5천억원 순매수로 나타난다. 투신 · 사모펀드의 순매도는 기본적으로 펀드운용자금의 순유출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보험 · 연기금의 경우 개별주식에 대한 순매수비율은 평균적으로 음(-임에도 불구하고 (<표 Ⅲ-1>과 <표 Ⅲ-4> 참조) 시장전체에 대한 순매수대금이 양(+)인 것으로 보아, 다수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가운데 일부 주식을 집중적으로 순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의 순매수 패턴을 시계열적으로 살펴보자. 순매수에 대한 기업규모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주식별 순매수대금을 시가총액으로 표준화한 순매수대금 비율을 정의하고 이 값의 표본기업 단순평균과 시가총액 가중평균을 비교한다. 순매수 대금 비율의 단순평균이 가중평균보다 낮다면 (높다면) 상대적으로 순매수가 대형주(소형주)에 집중되었다는 의미가 된다. <그림 Ⅲ-2>에 순매수대금 비율의 단순평균과 가중평균이 월별로 제시되어 있다.
 

 
보험 · 연기금의 경우를 보면, 순매수대금 비율의 산술평균은 대체로 음(-), 즉 순매도로 나타나고 가중평균은 대체로 양(+), 즉 순매수로 나타난다. 이는 보험 · 연기금이 소형주 중심으로 순매도, 대형주 중심으로 순매수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분석기간 동안 포트폴리오 내 대형주 비중이 증가하고 소형주의 비중이 감소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특징은 2016년 6월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나는데 2016년 8월부터 12월 사이에 특히 두드러진다. 투신 · 사모펀드의 경우, 분석기간 12개월 중 9개월에서 순매수대금 비율의 산술평균이 가중평균에 비해 낮게 나타나, 전반적인 순매도 상황에서 소형주에 대한 순매도가 컸던 것으로 확인된다. 대형주와 소형주의 비중변화는 2016년 5~6월, 8~11월, 2017년 2~3월에 두드러지며, 순매도는 2016년 6월부터 9월 사이에 집중된다. 외국인의 경우에도, 분석기간 12개월 중 2016년 11월과 12월을 제외한 모든 기간에서 순매수대금 비율의 산술평균이 가중평균에 비해 낮다. 전반적으로 순매수가 일어나는 가운데, 대형주에 대해 순매수를 집중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참고로, 국내 기관투자자가 소형주에 투자하고 거래하는 빈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기관투자자 포트폴리오 내의 소형주는 전체표본 중 중형주에 더 가깝다.

이상의 결과는 국내 기관투자자 및 외국인의 순매수 혹은 순매도가 기업규모에 따라 차별적으로 일어났고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 내 기업규모별 비중이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포트폴리오 조정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확인해보기 위하여 보험 · 연기금, 투신 · 사모펀드,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성과를 지수화하여 비교해 보자.

각 투자자유형별 포트폴리오 성과지수는 다음과 같이 산출한다. 2016년 3월 31일 기준으로 KOSPI지수에 포함된 모든 주식에 대해 동일한 지분율을 갖는 것으로 가정한다. 익일부터 각 투자자유형의 일중 지분율 변화(=순매수수량/발행주식수)를 반영하여 각 주식에 대한 일별 지분율을 새로 계산한다. 일별 지분율로 계산한 보유시가총액(=지분율×시가총액)으로 가중평균하여 일별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계산한다. 그리고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누적하여 지수를 산출한다.

모든 거래일에 순매수량이 0이면, 즉 각 주식에 대한 소유지분율이 불변이 라면 포트폴리오 성과지수는 KOSPI지수와 동일하다. 만약 보유비중을 늘린 주식의 주가가 오르고 보유비중을 줄인 주식의 주가가 하락하면 포트폴리오 성과지수 수익률은 KOSPI지수 수익률을 상회하고, 반대로 보유비중을 늘린 주식의 주가가 하락하고 보유비중을 줄인 주식의 주가가 상승하면 포트폴리오 성과지수 수익률은 KOSPI지수 수익률을 하회하게 된다.7)

<그림 Ⅲ-3>은 각 투자자유형별 포트폴리오 성과지수와 KOSPI지수의 차이를 시계열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보험 · 연기금의 경우를 보면, 2016년 4월부터 9월까지 하락이 이어지다가 10월 이후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분석기간 초기 보험 · 연기금의 포트폴리오 성과가 KOSPI지수를 따라가지 못했으나 주가 상승 주식의 보유비중이 확대되면서 KOSPI지 수 성과를 초과했음을 보여준다. 투신 · 사모펀드 포트폴리오 성과지수와 KOSPI지수의 격차의 경우에는, 2016년 6월까지 큰 변동이 없었으나 2016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약 6개월에 걸쳐 주가상승 종목의 보유비중 확대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보험 · 연기금 및 투신 · 사모펀드 포트폴리오 성과지수의 상승세는 결국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대형 주가상승 주식에 대한 상대적 비중을 높이고 주가가 하락한 대부분의 중 · 대형주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줄임으로써 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분석기간 동안, 특히 2016년 11월 이전의 중 · 대형주의 주가하락은 국내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조정과 밀접하게 연관된 현상으로 추정된다.

한편, 외국인의 경우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2016년 9월까지는 보험 · 연기금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지만 10월 이후 급격히 하락한다. 외국인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은 10월 이후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며 <표 Ⅲ-4>에 비추어 볼 때 이 시기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한 결과로 보인다. 외국인이 KOSPI지수를 벤치마크로 삼지 않는다면 국내 기관투자자와 유사한 거래행태가 나타날 이유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IV. 결론 및 시사점

본 고에서는 최근 오랜 정체상태에서 벗어나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주가지수의 변화 특성과 배경을 상장기업의 규모와 펀더멘털, 투자자유형별 매매패턴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6년 4월 이후의 자료를 이용한 실증 분석을 통해 확인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KOSPI지수의 상승세가 시작된 2016년 12월 이후 최근까지 대형주의 수익률이 중 · 소형주에 비해 높았으나, 그 이전 기간에는 중 · 대형주가 매우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소형주가 오히려 매우 높은 수익률을 실현하였다. 2016년 4월 이후 13개월간의 주가수익률을 시가총액 규모에 따라 비교해보면, 소형주가 가장 높고, 이어 대형주, 중형주의 순서로 확인되며, 중 · 대형주의 주가 수익률은 평균 –10% 수준에 불과하다.

둘째, 중 · 대형주의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2016년 4월부터 13개월간 KOSPI지수는 10.5% 상승하였는데, 이는 전적으로 KOSPI지수 구성종목 중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 주가상승에 의한 것으로 확인된다. 만약 이 기간 동안 삼상전자의 주가가 변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2017년 4월말 KOSPI 지수는 2016년 4월말 수준과 유사하다.

셋째, 기업 기초여건 및 투자자별 매매행태와 주가수익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분석기간 동안 수익률이 높은 주식은 수익성과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 수익성이 개선된 기업, 주식의 시장가치가 장부가치에 비해 낮았던 기업, 그리고 투신 · 사모펀드, 보험 ·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이 순매수한 기업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중 · 대형주의 저조한 수익률은 기업 기초여건 특성과 국내 기관투자자의 순매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넷째, 중 · 대형주에 대한 국내 기관투자자의 순매도에는 포트폴리오 조정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투신 · 사모펀드의 경우 운용자금 감소에 따른 전반적인 순매도 기조에서 일부 대형주의 순매도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보험 ·연기금의 경우 일부 대형주를 순매수하고 나머지 보유주식을 순매도하는 방식으로 일부 대형주의 보유비중을 늘리는 행태가 관찰된다. 국내 기관투자자의 이러한 포트폴리오 조정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주식이 KOSPI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주가지수 상승을 견인했을 뿐만 아니라 주가지수에 대한 영향력 또한 크게 증가하였다. 향후 이 추세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으나 특정종목의 주가지수에 대한 영향력이 과도하게 클 경우 나타날 수 있는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면밀한 관찰과 분석이 요구된다.

주가지수의 주식시장 대표성이 희석되고, 주가지수가 일부 대형주의 고유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며, 주가의 과대 · 과소평가가 증폭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KOSPI지수가 200포인트 이상 낮아진다는 분석결과는 주가지수가 시장상황에 대한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중 · 대형주의 주가하락을 일으킨 국내 기관투자자의 순매도가 벤치마크 추종을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은 주가지수에 대한 일부 대형주의 높은 영향력이 다른 주식의 과소평가를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주가지수 연동형 투자상품시장의 성장과 주가지수의 벤치마크 활용도 증가에 따라, 분산투자효과, 위험관리, 가격결정오류(mispricing)와 관련된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으며, 시가총액 가중치에 제한을 두고 주가지수를 산출하거나 다양한 대안적 주가지수를 개발 · 활용하는 시도는 이러한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

아울러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주식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만큼 투자규모가 큰 소수의 기관투자자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정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대형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조정은 벤치마크에 가격충격을 가할 수 있고, 이는 다른 벤치마크 추종 투자자의 연쇄적 거래를 유발해 가격충격을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기관투자자의 영향력은 가격효율성의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시장신뢰성의 측면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1) 2016년 4월초 시가총액 기준으로, KOSPI시장의 상위 25%에 해당하는 규모의 주식은 KOSDAQ시장의 상위 2%에 해당하며, KOSPI시장의 하위 25%에 해당하는 규모의 주식은 KOSDAQ시장 의 하위 55%에 해당한다.
2) 가치평가모형의 유형에 따라 설명변수로 선택되는 평가지표는 서로 다르다. 그러나 특정 모형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이 분석의 목적이 아니므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평가지표를 함께 활용하도록 한다.
3) 장부가-시장가 비율은 2015년 12월말 자기자본 장부가치를 2016년 3월말 시장가치로 나누어 계산하며, 이익-주가 비율, 이익변화-주가 비율, 배당-주가 비율은 2016년 12월말 지배주주귀속 당기순이익, 지배주주귀속 당기순이익의 전년대비 증가량, 현금배당금을 2016년 3월말 시가총액으로 각각 나눈 값이다.
4) 각 주식의 순매수비율은 투자자유형별 순매수수량(=매수수량-매도수량)×100을 거래량으로 나눈 값의 일별 평균값으로 정의한다.
5) 배당-주가 비율(DP)의 경우, 배당을 지급하지 않은 기업을 그룹1(Low)로 구분하고, 배당을 지급한 기업을 배당-주가 비율에 따라 그룹2부터 그룹5(High)로 구분한다.
6) 보험 · 연기금과 투신 · 사모펀드의 경우, 분석기간 동안 전혀 거래하지 않은 주식은 분류에서 제외하였다.
7) 국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의 개별주식 보유비중이 시가총액비중인 것은 아니므로 포트폴리오 성과 지수가 실제 성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