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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포커스

코로나19의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 평가
2020 03/17
코로나19의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 평가 2020-06호 PDF
요약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국제유가의 급락이 동반되면서 코로나19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코로나19가 글로벌 증시의 공통위험요인으로 작용함에 따라 주요국 증시는 매우 동조화된 하락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 상장주식의 주가하락도 대외요인에 대한 민감도에 따라 결정되는 모습이다. 통제하기 어려운 글로벌 위험요인에 직면한 한국 주식시장이 당분간 높은 변동성에 노출되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외국인의 패닉 매도에 단기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상장기업이 장기적 충격을 견뎌내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지난 1월 20일 첫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월 14일 기준으로 8,000명을 넘어섰다. 한국과 중국의 확진자 증가세는 다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미국,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의 국가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양상이다. 현재까지 110개국에서 약 14만 2천명이 확진된 것으로 나타나는데, 3월 4일부터 열흘간 한국과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새롭게 추가된 확진자만 4만 6천명에 이른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이 현실화되면서 세계 경제에 장기적인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중국에 국한되었다면 일시적 충격으로 그칠 수도 있었겠으나 주요 선진국으로 단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충격이 중첩적으로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국가에서 코로나19가 안정화된다 하더라도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대외 충격에 의해 회복이 지체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 이번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은 감염병 확산이 국지적 양상을 띠었던 SARS나 MERS의 경우와는 다른 수준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2.9% 이하로 조정할 계획을 언급한 바 있으며, OECD는 2.9%에서 2.4%로 하향 조정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1.5%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와 함께 주요국 주식시장의 급락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 확인된 1월 11일부터 중국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던 2월 중순까지 주요국 증시는 소폭 하락 후 반등하여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중국 이외의 국가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급격한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그림 1>). 2월 20일부터 3월 13일까지 17거래일 동안, 미국 -20%, 일본 -26%, 독일 -33%, 프랑스 -33%, 이탈리아 -37%의 수익률을 기록하였다.1) 산유국간 감산협상 결렬과 관련하여 발생한 국제유가 폭락과 미국 주식시장의 초장기 상승세로 누적된 과대평가 우려감은 주요국 주가하락을 가속화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3월 9일의 유가폭락은 미국 주식시장을 패닉에 빠뜨려 이날 S&P500은 7% 이상 급락하고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었다.
 

한국 주식시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약 20% 하락한 상황으로 주요국에 비해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컸으나,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이 가시화되고 국제유가 하락이 시작된 시점 이후의 하락폭은 주요국 중 비교적 작은 수준이다. 국내 상장기업 주가변화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의료, 소프트웨어, 화학, 통신서비스 등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고, 조선, 에너지, 건설, 미디어, 은행·보험, 소비자 서비스 등의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2>). 초기에는 감염병 확산에 따른 이동제약과 중국수요 위축의 영향이 큰 소비자서비스, 생활용품, 유통 부문에 타격이 가장 컸으나, 주요국 증시의 동반 급락이 시작된 이후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조선, 자동차 및 부품과 거시경제 안정성에 민감한 은행·보험 등 금융부분의 하락폭이 급격히 확대되는 흐름이 확인된다.
 

<그림 1>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이번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지수의 변화는 상당히 동조화된 흐름을 보여준다. 주요국 주가지수 수익률간 상관계수는 0.6 이상으로, SARS(2002년~2003년) 발생 당시 0.3, 신종플루(H1N1)(2009년)와 MERS(2015년) 발생 당시 0.4 수준에 비해 높다.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중국 경기위축 가능성,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위축 가능성, 국제유가의 급락 등의 요인이 주요국 주식시장에 공통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상에서 언급한 세 가지 요인에 대한 국내 상장주식의 민감도2)를 업종별로 측정하여 코로나19 발생 이후의 주가변화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이들 요인의 국내증시에 대한 영향력을 추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코로나19 발생 직후 주가하락(1월 20일~1월 31일)은 세 가지 요인에 대한 민감도와 뚜렷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는다(<그림 3>의 A). 각 요인에 민감한 업종일수록 하락폭이 크고, 이 중 중국요인의 영향이 다소 큰 것으로 나타나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다. 주가하락 이후 일제히 반등이 나타났다는 점, 중국시장에서 차별적으로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코로나19의 국지적 확산은 주요국 증시에서 단기적 충격으로 받아들여졌음을 시사한다.

반면,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유가하락이 나타난 시점 이후의 주가하락(2월 19일 ~ 3월 13일)은 세 가지 요인 모두와 관련성이 증가한다(<그림 3>의 B). 그 중에서도 유가요인의 영향이 가장 크고 유의한 것으로 확인된다. 유가요인 민감도 하위 1/4에 속하는 업종의 평균 하락률은 약 20%인데 비해 상위 1/4에 속하는 업종의 평균 하락률은 약 25% 수준으로 나타난다.       
 

한편,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 주가지수 하락은 외국인 매도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파악된다. 3월 13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 5천억원을 순매도하였는데 누적순매도 추이는 KOSPI 지수의 움직임과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여준다(<그림 4>). 통상 한국 주가지수와 외국인순매수는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특히 주가가 하락할 때 상관관계가 더 높은 경향을 보인다. 이번 코로나19 발생 이후 주가하락 과정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여전히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주요국 주식시장의 하락이 본격화된 시기의 외국인 순매도는 중국요인, 글로벌요인, 유가요인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된다(<그림 5>). 그 중에서도 유가요인이 외국인 순매도에 가장 큰 설명력을 갖는다. 업종 시가총액대비 누적순매도는 유가요인 민감도 하위 1/4 업종에 대해 0.18% 수준인 반면 상위 1/4 업종에 대해서는 0.57%로 세 배 이상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결과를 종합하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 주식시장의 수익률 변화와 업종별 수익률 패턴은 주요국 증시의 동반 하락을 유발한 세 가지 요인으로 설명이 가능하며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패턴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국제유가의 급락이 동반되면서 코로나19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유가의 경우 산유국간 협상을 통해 진정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미국과 유럽 주요국으로 확산된 코로나19가 조기에 효과적으로 통제되지 않을 경우 세계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에 이어 미국이 코로나19의 영향권에 접어든 것은 한국경제에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에 해당한다. 코로나19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된다면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만들어질 수 있겠으나 여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상장기업의 주가-장부가 비율은 0.7을 하회하고 상장기업 수익성은 주요국 중 가장 낮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국증시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은 충격이 작아서가 아니라 주가가 이미 충분히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일 수 있다. 통제하기 어려운 글로벌 위험요인에 직면한 한국 주식시장이 당분간 높은 변동성에 노출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패닉에 빠진 외국인의 매도로 인한 주가의 단기적 급락에 대응하는 것보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취약한 국내 상장기업이 장기적 충격을 견뎌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1) 일본 Nikkei225, 미국 S&P500, 독일 DAX, 프랑스 CAC40, 이탈리아 FTSE MIB 지수 기준
2) 27개 업종별 민감도는 2010년~2019년 각 업종지수의 월간수익률과 중국 상해종합 지수(중국요인), MSCI World 지수(글로벌요인), WTI 유가(유가요인)의 월간수익률의 상관계수를 이용하여 측정한다. MSCI World 지수에는 한국시장과 중국시장이 포함되지 않으므로 중국요인과 글로벌요인은 서로 구분되며 국내요인도 반영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