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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2/11
증권사 소유구조와 경영성과 이슈보고서 20-03 PDF
목차
I. 서론

II. 국내 증권업의 경쟁구도 변화
  1.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으로 전환
  2. 소유구조 유형별 증권사 특징
  3. 증권사 유형별 수익성

III. 증권사 수익성(ROE)의 결정요인

IV. 결론 및 시사점
요약
최근 국내 증권업 경쟁구도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 국내 증권업을 선도하던 산업계 증권사가 모그룹의 사업구조 재정비로 매각되고, 이들 증권사를 겸업화를 추진하는 은행계 증권사와 초대형 투자은행을 꿰고 있는 일부 전업계 증권사가 인수합병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증권업이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시너지 효과 증대와 증권업 도약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소유구조 유형에 따라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인다. 국내 증권업의 위탁매매 의존도는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은행계와 산업계 증권사는 위탁매매 수익 비중이 높은 반면, 전업계 증권사는 자기매매부문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차이는 증권사의 소유구조 유형에 따라 추구하는 사업전략과 위험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계와 산업계 증권사는 여러 관계사의 사업과 연계하여 그룹 전체 차원에서 수익과 위험의 수준을 결정하고, 그룹에 미치는 평판 리스크 등을 감안하여 보수적인 사업구조를 선호하며, 증권업이 주요 수익원인 전업계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수반되는 높은 수익성 사업구조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러한 사업전략의 차이는 회귀분석 결과 증권사 수익성(ROE: Return on Equity)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국내 증권사가 추구해야 할 사업모델에 대한 획일적인 답은 없으며, 개별 증권사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권사가 한국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기업에 자본공급을 중개하고, 개인에게 질 높은 금융투자상품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마련해 주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위험추구와 경험축적이 필요하다. 국내 증권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을 보유한 증권사들이 필요하며, 고도의 위험관리 역량과 더불어 무엇보다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Ⅰ. 서론  
 
최근 국내 증권업은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전에 산업계 증권사가 차지했던 대형 증권사 자리를 은행계와 전업계 증권사가 대체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쟁구도의 변화는 은행계 및 전업계 증권사가 산업계 증권사를 인수합병하면서 이루어지고 있다.1) 이처럼 국내 증권사의 소유구조가 금융업 중심으로 결집되는 현상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종 업종 간에서보다 금융권 내에서 보다 많은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의 거시적 환경변화는 국내 증권사 역할에 대한 요구를 높이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주력 사업이 성숙단계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줄 벤처ㆍ중소기업의 육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당장의 현금흐름이나 유형의 담보자산이 없는 혁신적 기업들은 간접금융보다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지원이 보다 적합하며, 국내 증권사들은 이러한 기업에게 각종 투자은행 서비스와 모험자본의 중개ㆍ공급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저금리 기조 하에 개인의 자산증식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금융투자상품의 개발 및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의 제공을 국내 증권사가 해줄 것으로 바라고 있다.
 
이와 같은 국내 증권사의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금융의 자본과 역량이 집중되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과거 산업자본 중심의 증권업 구조로는 다소 한계가 있다. 산업계 증권사는 속해있는 그룹의 비금융 계열사와의 시너지는 제한적이며, 오히려 일부는 그룹의 캡티브마켓(captive market) 의존도가 높아서 편향된 사업구조를 가질 수 있다. 더불어 산업계 증권사의 그룹 수익 기여도는 낮은 반면, 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 여파는 증권사에만 국한되지 않고 그룹 전체의 손실로 확대되는 외부성(externality)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평판위험(reputation risk)의 관리로 인해 과도한 위험기피 성향을 가질 우려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겸업화 전략의 일환으로 최근 국내 은행 중심 금융지주회사의 증권사 인수 및 자본 확충은 국내 증권업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실제로 대부분 국내 금융지주회사는 은행의 기업 고객에게 대출과 더불어 투자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업투자은행(Corporate Investment Bank: CIB)과 개인 고객에게 예금, 보험, 금융투자상품 등 복합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사업모델을 표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겸업화는 금융그룹 관점에서 수익 다변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도 기대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금융슈퍼마켓(financial supermarket) 사업전략이 실질적인 시너지 창출로 이어질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특히 금융지주회사 산하 증권사는 산업계와 마찬가지로 그룹 평판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성향을 지닐 가능성이 있다. 또한, 겸업화에 따르는 조직의 복잡성 증대, 상이한 업종 간 문화적 충돌 등으로 인해 오히려 역시너지(dis-synergy)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다수의 연구에서는 복합그룹(conglomerate)에서 시너지보다 역시너지가 발생한다는 결과가 나온다.2)

반면, 증권업에서 주요 수익을 창출하는 전업계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 대비 수익 사업을 추구하기 때문에 모험자본 공급 등에 보다 적합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전업계 증권사는 투자기회 자체의 위험성과 수익성을 고려하여 자기자본의 투입을 결정하며, 계열사의 평판위험 등이 투자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업계 증권사의 수익구조가 위험성이 높은 자산이나 산업에 편중되어 과도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경계하기도 한다.

본 보고에서는 최근 국내 증권업 경쟁구도 변화의 배경과 증권사 소유구조 유형별 사업구조 및 특징을 살펴본다. 또한, 소유구조 유형에 따라 증권사 수익성(Return on Equity: ROE)의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검토하고, 회귀분석을 통해 그 요인들을 식별해본다. 보고서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II장에서는 최근 국내 증권업의 경쟁구도 변화와 소유구조 유형별 증권사의 특징을 정리한다. 또한, 소유구조 유형별 증권사의 사업 및 수익 구조를 비교하여 주요 차이점을 조명한다. III장에서는 회귀분석을 통해 국내 증권사 ROE의 결정요인을 분석하고, 소유구조 유형별 ROE 차이의 원인을 파악해본다. 마지막으로 IV장에서는 소유구조별 증권사 특징과 회귀분석 결과를 토대로 국내 증권업의 발전을 위한 의견을 제시한다.


II. 국내 증권업의 경쟁구도 변화    

1.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으로 전환

과거 국내 증권업은 제조업이 주력사업인 그룹 산하의 증권사들이 선도 자리를 차지했다. 삼성, 현대, LG, 대우 등 국내 대기업 그룹에 속하던 산업계 증권사는 그룹의 성장세 및 브랜드를 공유하면서 동반 성장해 나갔다. 당시 산업계 증권사는 그룹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주요 수익원인 위탁매매부문에서 우월한 입지를 확보하고, 퇴직연금 관리 등 캡티브마켓을 통하여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위탁매매업의 침체와 심화된 경쟁 환경에서 국내 주요 산업계 증권사들은 위탁매매 중심의 사업구조 탈피를 위한 노력 부족과 해외진출이나 투자은행으로의 변모에는 제한적인 성과만을 이루었다. 최근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성숙단계에 진입하고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비주력사업인 금융업을 분리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표 II-1>은 2001년, 2010년 및 2018년 자기자본 기준으로 국내 상위 10대 증권사 순위를 보여준다. 2001년에는 상위 5대 증권사 중 4개사가 산업계였으나, 2010년에 들어서는 2개사로 줄었으며, 2018년 상위 5대 증권사 중 산업계는 1개사만 있으며, 상위 10대 증권사 중에서도 산업계는 1개사에 불과하다.

국내 증권업의 경쟁구도는 금융계가 산업계 증권사를 인수합병해 나아감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우선 은행계 증권사 중에서는 2015년 NH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구 LG투자증권)과 합병하였고, 2016년에는 KB증권이 현대증권과 합병하면서 대형 증권사 반열에 진입하였다. 또한, 2016년에는 전업계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과 합병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증권사로 부상했다.
 

국내 증권업에서 산업자본의 축소와 금융자본의 확대에는 여러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한국경제의 성장률 둔화 등 거시적 환경 변화가 주요 요인 중 하나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는 저금리 기조로 인한 은행의 예대마진 축소에 대응하기 위해 겸업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증권사와 더불어 자산운용사, 보험사를 인수합병하고 기존 사업과 연계하여 수익을 확대하고 다변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금융당국의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 정책도 국내 증권업 경쟁구도 변화의 중요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2013년 도입되고 2016년 개선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는 국내 증권사의 대형화 유인책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허용되는 신규업무를 허가받기 위해 대형 증권사들이 인수합병 및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상위 5개에 속하는 국내 대형 증권사의 평균 자기자본 규모는 2001년 1.4조원, 2010년 2.7조원에서 2018년에는 6.1조원으로 증가했다.3)

<그림 II-1>은 소유구조 유형별 증권사의 평균 자기자본 규모를 보여준다. 은행계 증권사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가 도입되었던 2013년을 기점으로 인수합병과 자본 확충에 따라 평균 자기자본 규모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전업계 증권사도 일부 대형사의 인수합병 및 적극적인 자본 확충에 힘입어 유형 전체의 자기자본 평균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 산업계 증권사는 상위권에 속하던 대형사들이 은행계와 전업계 증권사에 인수합병됨에 따라 그룹의 평균 자기자본 규모가 더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 소유구조 유형별 증권사 특징

<표 II-2>는 2018년 기준 증권사의 소유구조 유형별 주요 특징을 보여준다.4) 우선 수익규모의 경우 은행계 증권사 평균은 6,360억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나며, 다음으로는 전업계 4,105억원, 산업계 3,803억원 순이다. 반면, 최대 수익 및 최소 수익은 각각 1.5조원과 151억원이며, 두 증권사 모두 전업계에 속한다. 

자기자본 규모를 비교해볼 경우 은행계 증권사 평균은 2.8조원으로 산업계(1.4조원)와 전업계(1.8조원)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또한, 은행계는 자기자본 규모가 3조원 이상인 증권사 4개를 포함한 대형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계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4.6조원의 대형사 1개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1조원 미만인 중형사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전업계는 자기자본이 8.2조원인 국내 최대 규모 증권사에서 1,000억원 미만의 소형 증권사까지 편차가 크다. 즉, 전업계는 초대형에서 소형까지 다양한 증권사가 포함되어 있는 반면, 은행계 및 산업계는 주로 대형사 및 중형사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규모의 차이는 자산, 인력, 점포 수로 볼 경우에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총자산의 경우 은행계 증권사 평균은 25.0조원으로 산업계(10.7조원) 및 전업계(14.1조원) 증권사의 1.5~2배 수준이며, 인력 규모는 은행계 평균이 1,834명으로 산업계와 전업계 인력의 2배 가까이 달한다. 점포 수에 있어서도 은행계 평균은 55개로 가장 많으며, 산업계와 전업계 증권사 평균은 각각 32개, 23개로 오프라인(offline) 고객 접점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증권사의 사업구조 또한 소유구조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그림 II-2>는 2018년 기준 소유구조 유형별 증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여준다. 국내 증권사는 전반적으로 위탁매매 사업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지만 증권사별로 그 정도는 다르다. 은행계와 산업계 증권사 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부문은 위탁매매인 반면 전업계 증권사는 자기매매가 가장 큰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은행계 및 산업계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익 비중은 각각 39.1%, 40.0%이며, 전업계는 30.4% 수준이다. 반면, 전업계 증권사는 자기매매에서 39.3%로 가장 높은 비중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산업계 증권사는 투자은행부문 수익 비중이 30.2%로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인다. 

이와 같은 사업구조 차이는 은행계와 산업계가 전업계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부침과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수수료율에도 불구하고 위탁매매업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해준다. 위탁매매는 이미 인프라가 구축된 상태에서는 유지보수를 위한 일정 수준 외의 대거 자기자본 투자를 요구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위탁매매는 자기자본 투자처의 발굴, 위험평가 등의 불확실성을 수반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들은 위탁매매 수익 비중이 높은, 특히 2013년 이후 자본을 대폭 확충한 국내 대형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3. 증권사 유형별 수익성

국내 증권사는 소유구조 유형에 따라 사업모델과 추구하는 위험 수준이 각각 다르며, 이는 결과적으로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은행계와 산업계 증권사의 경우 여전히 그룹에서 차지하는 수익 비중은 낮은 반면, 그룹 전체 차원에서의 평판위험 등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과도한 위험추구를 기피하고 다소 보수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가능성이 있다.5) 반면, 전업계의 경우 증권업이 주요 수익원으로 보다 고수익ㆍ고위험 사업구조를 추구함에 따라 수익성도 이러한 특징을 반영하게 된다.

<표 II-3>은 2018년 기준 증권사 소유구조 유형별 ROE를 보여주며, 전업계 증권사 평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증권사 평균 ROE는 전업계가 8.5%로, 은행계의 6.03% 및 산업계의 5.84%에 비해 2.5%p 이상 높은 수준을 달성하고 있다. 반면, 은행계와 산업계 증권사 간 ROE 차이는 0.17%p로 2018년의 경우 유사한 수준이다.
 

 
전업계 증권사의 상대적으로 높은 ROE는 2018년 한 해에만 국한되지 않고, 보다 보편적인 특징으로 보인다. <그림 II-3>은 2005~2018년 사이 각 유형별 증권사의 평균 ROE 추이를 보여주며, 대부분 연도에는 전업계 증권사의 평균 ROE가 은행계 및 산업계 증권사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6) 2005~2018년 전체 기간의 평균 ROE를 볼 경우 전업계 7.72%, 은행계 6.23%, 산업계 4.44%로 순으로 집계된다. 전체 기간에서 전업계 증권사가 대부분의 연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2015년 이후에는 꾸준하게 타 유형 증권사의 수익성을 상회하고 있다. 또한, 앞서 본 2018년도의 경우 은행계와 산업계 증권사의 평균 ROE가 유사한 수준이었지만, 전체 기간에서는 은행계 증권사 수익성이 산업계 증권사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증권사 소유구조에 따른 수익성의 차이가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사업부문별 수익성을 살펴본다. <그림 II-4>는 2005~2018년 사이 각 사업부문의 순영업수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누어 이를 해당 사업부문 수익성의 추정치로 사용한다.7) 우선 국내 증권사의 사업구조에서는 위탁매매의 수익성 감소 추세가 두드러진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대비 2018년, 주어진 자기자본 규모 대비 위탁매매 사업 수익은 40% 감소한 반면 자기매매 사업 수익은 68% 증가했다. 위탁매매 사업의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은 위탁매매 수수료율의 지속적인 하락세다. 국내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율은 2005년 17bp에서 2018년 6.7bp로 꾸준한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자기매매 및 투자은행 부문은 ELS(Equity Linked Security) 관련 포지션, 최근 부동산 PF(Project Finance) 등의 부분에서 높은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기자본은 확충하고 사업구조는 기존의 모습을 유지할 경우 증권사의 수익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즉, 국내 증권사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탁매매 의존도를 줄이고 투자은행 및 자기매매 사업부문에 할당되는 자기자본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전업계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달성하고 있으나, 반대로 수익의 안정성은 가장 낮은 수준이다. <표 II-4>는 2005~2018년 사이 분기별 자료를 사용하여 산출한 증권사 소유구조 유형별 수익 변동성을 보여준다.8) 수익의 변동성이 가장 낮은 유형은 산업계 증권사이며, 은행계와 전업계 증권사가 그 뒤를 이은다. 이와 같은 수익 변동성은 증권사의 사업구조의 결과물이며, 수익 변동성이 높은 사업부문의 비중이 높을수록 전체 수익 변동성 또한 증가하기 마련이다. 
 

 
<그림 II-5>는 2005~2018년 사이 사업부문별 분기 수익의 변동성을 보여준다.9) 변동성이 높은 사업부문은 자기매매, 투자은행, 자산관리, 위탁매매 순으로 나타난다. 사업부문별 수익 변동성의 수준은 수익과 손실의 범위에 따라 결정되며, 특히 자기매매와 투자은행 부문의 경우 손실의 발생에 따라 변동의 폭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예를 들어 분석 기간인 2005~2018년 사이 증권사 자기매매부문의 평균 분기 수익은 199억원, 최대 분기 수익은 2,812억원, 최대 분기 손실은 2,049억원에 달한다. 반면, 동 기간 위탁매매부문 분기 수익의 경우 평균은 374억원, 최대 분기 수익은 1,987억원, 최소 분기 수익은 1,505만원이다. 위탁매매부문의 경우 손실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매매부문에 비해서 수익의 편차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게 나타난다. 
 


III. 증권사 수익성(ROE)의 결정요인  
 
본 절에서는 회귀분석을 통해 증권사 ROE를 결정하는 요인을 가늠하고, 소유구조 유형별 ROE의 차이가 주로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파악해본다. 회귀분석 모형에서 종속변수는 2005~2018년 사이 증권사 분기 ROE를 사용한다. <표 III-1>은 회귀분석에 사용되는 설명변수를 보여준다. 우선 그룹의 문화, 평판위험 등 증권사의 소유구조 자체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존재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기본 경우(baseline case)를 전업계로 두고 산업계와 은행계 더미변수를 설명변수로 둔다. 이와 더불어 증권사의 사업구조 및 재무구조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 관련된 설명변수를 회귀분석에 포함한다. 
 

 
증권사 ROE 회귀분석에는 2개의 모형을 사용한다. <모형 1>에서는 설명변수로 증권사 소유구조 유형 더미변수만을 포함하여 증권사 유형 간 ROE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를 살펴본다. 다음으로 <모형 2>에서는 증권사 소유구조 더미변수와 더불어 증권사 사업구조 및 재무구조의 특징을 반영하는 설명변수를 추가한다. 모든 회귀분석 모형에는 분기 더미변수(quarter dummy)가 포함된다. 

<표 III-2>는 회귀분석 변수들의 기초통계치를 보여 준다. 종속변수인 분기 ROE의 경우 전업계(2.04%), 은행계(1.64%), 산업계(1.25%) 증권사 순으로 나타난다. 자기자본의 로그 값은 은행계가 가장 높으며, 전업계가 가장 낮다. 사업구조의 경우 산업계 증권사가 은행계와 전업계에 비해서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비중이 높게 나타나며, 이는 산업계 증권사가 리테일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은행계는 전업계 증권사에 비해 위탁매매, 투자은행 및 자산관리 비중이 높으며, 전업계 증권사는 자기매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재무구조 설명변수를 살펴볼 경우 산업계와 은행계는 전업계 증권사에 비해 레버리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전업계 증권사는 총자산 중 위험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로그 값을 취한 총자산 대비 인건비는 산업계 증권사가 가장 높게 나타나며, 다음으로 은행계와 전업계 증권사 순이다.  
 

<표 III-3>은 <모형 1> 및 <모형 2>의 회귀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해당 회귀분석에는 모든 유형의 증권사가 포함되며,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기본 비교대상은 전업계 증권사다. 우선 <모형 1>의 결과를 보면, 산업계 및 은행계 더미변수 모두 음(-)의 값을 가지며 통계적으로 각각 1%, 5% 수준에서 유의미하다. 이는 산업계 및 은행계 증권사의 ROE가 전업계 증권사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그 차이가 일반적인 ROE의 분포 내에 있는 것이 아니고 구조적인 차이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모형 2>는 증권사 소유구조 유형 더미변수와 더불어 증권사의 사업구조 및 재무구조 특성을 포함하여 ROE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보여준다. 우선, 증권사의 사업 및 재무 구조 변수를 포함할 경우 산업계 더미변수는 음(-)의 값을 가지며 통계적 유의성을 유지하지만 은행계 더미변수는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진다. 이는 은행계와 전업계 증권사의 수익성 차이는 사업 및 재무 구조의 차이로부터 비롯되며, 소유구조에 내포된 그 외의 요인은 중요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반면 <모형 2>에서 산업계 증권사 더미변수는 음(-)의 값을 가지며 1% 수준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유지한다. 이는 전업계와 산업계 증권사 간의 수익성 차이는 사업 및 재무 구조 외의 소유구조와 연계된 다른 요인들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본 분석 자료로는 해당 요인을 식별하지 못한다.

사업구조 설명변수를 보면 위탁매매 비중 변수가 음(-)의 값을 가지며 5%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 즉, 위탁매매 사업 비중이 큰 증권사일수록 ROE가 낮게 나타나며, 사업구조가 소유구조 유형별 증권사 간의 수익성 차이의 주요 설명 요인임을 재확인시켜준다. 반면, 자기매매 비중 변수의 계수 값은 양(+)의 값을 가지지만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하지 않게 나타난다. 

재무구조 변수 중에서 자기자본 변수는 양(+)의 값을 가지며 1%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 즉, 규모의 측면에서 보다 큰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레버리지 변수도 양(+)의 값에 1% 수준에서 유의미하게 나타난다. 이와 더불어 증권사의 위험자산 비중 또한 양(+)의 값에 1% 수준의 통계적 유의성을 지닌다. 이들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는 재무구조 변수들이 의미하는 점은 자기자본과 레버리지를 결합하고 위험성이 높은 사업에 투자하는 증권사들이 보다 높은 ROE를 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증권사 비용효율성 변수는 음(-)의 값을 가지며 1% 수준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지닌다. 이는 증권사의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증권사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다.

국내 증권사의 수익구조 상 자기자본을 활용한 사업은 주로 자기매매로 잡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대적으로 위탁매매 비중이 낮고, 자기매매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가 증권사 수익성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기초통계에서 보여주듯이 국내 증권사의 사업구조는 소유구조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앞서 제시한 그룹의 문화, 평판위험, 그룹 전체의 수익구조 등의 요인들이 반영된 것으로 추측된다. 즉, 회귀분석의 결과는 산업계와 은행계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사업구조를 선호하는 반면, 전업계 증권사는 변동성이 수반되는 보다 공격적인 사업구조를 추구한다는 해석과 일정부분 일치한다.
 


 
IV. 결론 및 시사점    

최근 국내 증권업은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은행계와 전업계 증권사가 선도하는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처럼 자본과 역량이 금융업으로 집중되는 현상은 국내 증권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살펴본 소유구조 유형별 국내 증권사의 특징에서 전업계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성 및 수익성을 추구하는 반면 은행계 증권사는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고 안정성을 선호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느 한쪽의 전략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같은 금융권이라도 은행계와 전업계 증권사가 추구하는 전략은 다르기 마련이며, 개별 증권사가 속해있는 그룹의 전체 상황과 제약조건의 차이가 있는 만큼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계 증권사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사업전략, 특히 위탁매매와 같이 안정적인 사업에 치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캡티브마켓에 의존하거나 타 계열사의 수익 증대가 증권사의 주된 목적이 될 경우 해당 증권사의 경쟁력은 훼손된다. 나아가 계열 증권사를 은행 고객에게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운영한다면 국내 증권업 발전이 더디게 이루어질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국내 전업계 증권사도 과도한 위험추구에 대해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위탁매매 수익의 감소를 자기매매, 투자은행 등의 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단기 수익만을 추구하거나 자기자본의 투자가 특정 자산에 쏠리는 현상 등은 피해야 한다. 보다 장기적인 시각을 두고 적절한 위험추구와 경험을 통해 새로운 영역과 역량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국내 증권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증권사의 다양성과 균형적인 사업구조가 필요하다. 개별 증권사는 각사의 상황에 맞춰 적절한 위험추구와 이에 상응하는 위험관리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위험관리는 단순히 시스템과 프로세스만으로 구축되지 않으며, CEO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의 인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1) 본고에서는 국내 증권사가 속해있는 기업집단에서 수익기여 비중이 가장 큰 계열사가 속한 업종에 따라 증권사의 유형을 산업계, 은행계 및 전업계로 구분한다. 증권사가 기업집단에 속해있지 않은 독립계일 경우 전업계에 포함한다.
2) Berger & Ofek(1995)의 선구적 연구를 포함하여 다수의 문헌은 겸업화의 시너지 효과를 발견하지 못한다. 박종원 외(2008), 이명철ㆍ박주철(2010) 등 국내 연구에서도 복합금융그룹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금융슈퍼마켓의 원조인 씨티그룹(Citigroup)은 과도한 겸업화로 인한 복잡성 증대 및 문화적 충돌이 대거 손실의 원인이 되는 사례를 보여준다(Wilmarth Jr., 2013).
3) 조성훈(2019)
4) 본 보고서에서는 소유구조 유형 간 유의미한 비교를 위해 표본에서 자기자본 1,000억원 미만 증권사는 제외한다. 2018년 기준 은행계와 산업계 증권사 중 자기자본 1,000억원 미만은 없으며, 전업계 증권사 중에서는 4개사가 있다.
5) 최근 일부 은행계 증권사의 위탁매매 비중이 높아진 점은 인수합병에서 산업계 증권사의 사업구조를 승계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인수합병이 이러한 상황을 인지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점을 감안하면 위탁매매 비중 확대가 해당 은행계 증권사 전략에 부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6) 전반적으로 국내 증권사의 ROE는 위탁매매 시장의 부침과 궤를 같이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과거 위탁매매가 국내 증권사 수익의 70% 이상을 차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7) 사업부문별 실제 수익성은 해당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을 할당되는 자기자본으로 나누어서 산출해야 하나, 재무제표에 사업부문별 자기자본은 보고되지 않아 해당 추정치를 사용한다.
8) 증권사 수익 변동성은 사업부문별 수익 변동성과 동일한 방법으로 2005~2018년 분기별 자료를 활용하여 증권사의 분기별 수익을 전체 기간 평균으로 나누어 표준화한 이후 표준편차를 구한다.
9) 사업부문별 변동성은 2005~2018년 사이 분기별 자료를 사용하여 각 사업부문별 수익의 평균치를 구하고, 분기별 사업부문별 수익을 해당 값으로 나누어 표준화(normalize)한 이후 표준편차 값을 사용한다.


참고문헌

박종원ㆍ박래수ㆍ장욱ㆍ고종권ㆍ정혜정, 2008, 복합금융그룹화가 금융그룹 및 소속금융회사의 기업가치에 미치는 효과, 『한국경영학회 통합학술발표논문집』, 1-35.
이명철ㆍ박주철, 2010, 금융지주회사 설립전후 투자자 반응, 『대한경영학회지』 23(1), 45-485.
조성훈, 2019,  『자본시장법 시행 후 10년 간 국내 증권업의 변화』, 자본시장연구원 이슈 보고서 19-04.
Berger, P.G., Ofek, E., 1995, Diversification’s effect of firm value,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37, 39-65.
Wilmarth Jr, A., 2013, Citigroup: A case study in managerial and regulatory failures, GW Law Faculty Publications & Other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