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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IB)의 핀테크 투자전략 및 정책 시사점
2019 06/04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핀테크 투자전략 및 정책 시사점 2019-12호 PDF
요약
글로벌 IB들은 장기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영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핀테크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IB들은 핀테크 기업에 대한 자기자본투자 확대, 핀테크 혁신랩을 통한 전문보육 서비스 지원,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영업 효율성 증대 전략들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IB들의 핀테크 투자전략을 교훈삼아,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핀테크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유인부합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융투자회사의 엑셀러레이터 겸영 허용, 핀테크 기업 소유한도 완화, 위험액 산식 완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핀테크 기업 특화 증권거래소 및 핀테크 특화 투자은행 설립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금융투자회사들은 핀테크 지원센터 설립, IT 전문인력 채용 확대 등 핀테크 기술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

글로벌 IB들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금융산업 변화1)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핀테크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5년에 이미 금융회사가 아닌 IT회사임을 선언한 골드만삭스는 전 사업부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였으며, 이를 통해 영업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였고 현재 글로벌 IB들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비용수익(Cost-to-Income)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를 필두로 하여 JP모건, 모건스탠리, UBS, BNP Paribas, Credit Suisse 등 주요 글로벌 IB들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핀테크 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자기자본투자를 수행하는 한편 일정 수준으로 성장한 핀테크 기업들에게는 M&A주선, 인수자금 공급, 재무자문 등 투자은행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글로벌 IB들은 핀테크 기업들을 직접 인수하거나 핀테크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사업 전 분야에서 영업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아쉽게도 한국 금융투자회사는 핀테크에 대해 투자가 저조하다. 일례로 골드만삭스, JP모건, UBS 등 주요 글로벌 IB들은 전체 인력의 10~25%를 IT 전문 인력으로 채용하고 있으나 한국 증권회사와 자산운용사는 전체 인력의 3~5% 내외만을 IT 전문 인력으로 채용하고 있다. 3~5%에 불과한 국내 금융투자회사의 IT 전문 인력들조차 주로 보안, 전산설비 관리를 담당하는 등 금융투자업의 핵심 업무와는 거리가 멀다. 반면 글로벌 IB들의 IT 전문 인력은 상당수가 현업부서에서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JP 모건 CEO가 사업부문 전 영역에서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클라우드(Cloud) 기술 등을 적용하고자, 대규모 IT 전문 인력을 채용하기로 발표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한국 금융투자회사들이 핀테크 투자에 대한 관심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송금, 지급결제 등 은행 기반 핀테크에 비해 자본시장 핀테크의 성장성이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수 있다. 또한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핀테크 기업을 발굴하고 대규모 자기자본을 투자하는데 법적 제약이 따르는 점도 핀테크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글로벌 IB의 핀테크 투자전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이 적극적으로 핀테크 투자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 및 인프라 개선 방안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글로벌 IB의 핀테크 투자 전략

글로벌 IB들은 핀테크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창업 초기 단계부터 자기자본을 투자하는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12년부터 전략적 자기자본 투자부서(PSI: Principal Strategic Investment Group)를 만들어 70개 이상의 유망 핀테크 기업들에게 15억 달러의 자기자본 투자를 수행했다. 그 결과 2019년초 현재 골드만삭스의 PSI 부서는 7년간 연평균 25%의 높은 투자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PSI 부서는 2013년 당시 인공지능(AI) 기반의 리서치분석 업무를 수행하는 켄쇼(Kensho)에 초기 지분투자를 수행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6년 당시 포춘지(Fortune)에 가장 유망한 핀테크 기업 중 하나로 소개되었던 켄쇼는 2018년 S&P 글로벌에게 5.5억 달러에 팔리며 골드만삭스에게 상당한 수익을 가져다주었다. 골드만삭스 PSI의 성공 사례를 본받고자, 모건스탠리, JP 모건 등 미국계 IB들은 유망 핀테크 기업에 대한 자기자본 투자를 늘리고 있다. 모건스탠리, JP 모건 등은 핀테크 투자를 전담하는 별도의 전략적 투자그룹을 설립하거나, 사모투자(Private Equity) 부서의 업무범위를 핀테크 투자로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국계 IB 못지않게 유럽계 IB들도 핀테크 기업에 대한 자기자본투자를 늘리고 있다. 유럽계 IB 중에서는 스페인계 Santader 은행2)이 핀테크 기업들에 대해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수행하고 있다. 런던에 소재한 Santander 혁신벤처투자(InnoVentures)는 송금, 지급결제 분야 뿐 아니라 AI기반 데이터분석, 기업 밸류체인 분석, 디지털 인증, 자산관리 등 자본시장 핀테크 기업들에 대해 대규모 자기자본투자를 수행했다. Credit Suisse, UBS, 바클레이스 등 주요 유럽계 IB들도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분석, 자산관리, 장외금융상품 중개, 증거금관리, 내부통제 솔루션 등 다양한 자본시장 핀테크 기업들에게 지분투자를 수행하고 있다(<표 1> 참조).  
 


다음으로 글로벌 IB들은 엑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및 인큐베이터3) 기능을 수행하며 핀테크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IB들은 핀테크 혁신랩(Fintech Innovation Lab)을 설립하여 초기 핀테크 기업의 선발 및 지분투자, 사무실 및 IT 인프라 제공, 사업모델 개발, 홍보, 재무조언, M&A 등 성장단계 전 과정을 돕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Internal Brain Trust, JP 모건의 금융솔루션랩(Financial Solutions Labs), 바클레이스의 바클레이스 엑셀러레이터(Barclays Accelerator), 도이치뱅크의 혁신랩(Deutsche Bank Labs) 등이 대표적인 핀테크 지원센터들이다. 그 외 UBS의 자산관리 혁신랩(Wealth Management Innovation Lab)은 자산관리 핀테크 기업 지원을 목표로 하며, 모건스탠리의 다문화 혁신랩(Multicultural Innovation Lab)은 다문화 창업자와 여성 창업자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다소 차별적이다. 핀테크 기업들은 글로벌 IB의 핀테크 혁신랩을 통해 적시에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문보육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사업 성공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글로벌 IB들 역시 핀테크 기업들에게 생애주기 전기간 동안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를 확보하기 때문에 핀테크 지원센터는 핀테크 기업과 글로벌 IB들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되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IB들은 첨단 핀테크 기술을 활용하여 영업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은행의 사업부서 중 리서치분석, 자산관리, 투자권유, 고객상담, 위험관리 부서들의 경우 비용수익(Cost-to-Income)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객 자산관리부서의 비용수익 비율을 낮추고자 글로벌 IB들이 인공지능(AI) 기반 리서치분석 솔루션과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인 효율성 제고 전략 중 하나이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IB들은 인공지능(AI) 기반 챗봇(Chatbot)을 도입하여 고객상담 업무시 발생하는 비용을 낮추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온라인 직판 솔루션 역시 기존 대면 중심 판매채널의 비용을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그 외 거래체결 및 위험관리 부문의 영업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골드만삭스의 통합거래플랫폼 Marquee는 클라우드(Cloud) 기술을 활용하여 자사가 보유한 중요 데이터들과 리서치분석·거래체결· 위험관리 기능을 수행하는 API들을 내부 조직 및 기관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때 Marquee의 사용자들은 거래체결 및 위험관리 업무 수행시 해당 데이터와 API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골드만삭스 뿐 아니라 골드만삭스의 기관 고객들 모두 영업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금융투자회사의 핀테크 투자 활성화를 위한 과제

첫째,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핀테크 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자기자본투자를 수행할 수 있도록 유인부합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글로벌 IB들과 달리 국내 금융투자회사에게는 엑셀러레이터 겸영 업무가 허용되어 있지 않아 금융투자회사가 창업기획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금융투자회사가 핀테크 기업에 대해 대규모 지분투자를 수행하는 것 또한 어렵다. 금산법상 금융투자회사는 유권해석을 통해 사전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특정 핀테크 기업에게 지분출자가 허용되어 있기 때문이다.4) 이에, 인공지능(AI),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반 데이터분석, 클라우드(Cloud) 및 데이터베이스 전문 솔루션, 인증·보안 등 첨단 IT 기술을 보유한 창업 기업들이 금융기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있거나 업무수행에 필요한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금융투자회사가 이들 창업기업들에게 대규모 지분투자를 수행하는 것이 어렵다.5) 더욱이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해외 핀테크 기업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금산법상 제한이 없어 국내 핀테크 기업 취득시에만 역차별적인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그뿐 아니라,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핀테크 기업의 주식을 5% 초과하여 보유하면 순자본비율 산정시 주식집중위험액 가산 기준에 근거하여 최대 50~200% 위험액을 가산하기 때문에 자기자본 투자 여력이 크게 감소한다. 그리고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PEF·신기술조합 GP로 참여하여 간접적으로 핀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 금융투자회사 외 투자자인 LP들의 출자지분은 법적 상환부담이 없음에도 연결회계 적용을 받기 때문에 위험액이 가산되거나 영업용순자본이 차감되어 금융투자회사의 자기자본 투자 여력이 축소되는 문제가 존재한다. 

둘째, 핀테크 기업이 손쉽게 모험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 인프라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최근 SEC에 설립 인가6)를 받은 실리콘밸리 증권거래소(LTSE: Long Term Stock Exchange)를 벤치마크하여 핀테크 기업 또는 스타트업 전용 증권거래소 설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LTSE는 창업기업이 모험자본을 손쉽게 조달하고 장기성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분기실적 발표 의무를 부과하지 않으며, 창업기업이 장기로 안정적인 자본(Patient Capital)을 조달할 수 있도록 주식 보유기간에 비례하여 더 많은 의결권을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더불어 실리콘밸리 은행7)(SVB: Silicon Valley Bank)의 성공사례를 본받아, 핀테크 기업에게 지분투자와 대출을 포트폴리오로 제공하는 핀테크 특화 투자은행 설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는 엑셀러레이터 및 VC 등이 수행하되, 해당 핀테크 기업에 대한 운영자금 대출은 핀테크 특화 투자은행이 대신하는 형태이다.이때 핀테크 특화 투자은행은 엑셀러레이터 및 VC의 지분에 출자함으로써 핀테크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며 핀테크 기업은 핀테크 특화 투자은행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운영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셋째, 국내 금융투자회사의 핀테크 투자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글로벌 IB들의 핀테크 지원센터 설립 사례를 참고하여, 국내 금융투자회사도 적극적으로 핀테크 기업을 발굴하고 사무실 및 IT 인프라 제공, 재무조언 등 전략적 조언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UBS, 모건스탠리의 핀테크 혁신랩처럼 자산관리, 마이데이터, 해외진출 등 차별화된 핀테크 지원센터를 설립하는 것도 방안이다. 국내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효율성 증대를 위해 인공지능(AI),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클라우드(Cloud) 기술을 보유한 IT 전문 인력의 채용을 늘리는 전략도 필요하다. 금융투자회사가 저비용의 온라인 직판 플랫폼을 제공하면 대면 중심의 고비용 판매채널을 개선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금융소비자의 후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권유 및 고객상담 부문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챗봇을 도입하는 것도 후선 부서의 비용을 낮추어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1) 이효섭, 2017,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금융의 변화 및 대응 방향」,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 2017-04호 참조.
2) Santander 은행은 1857년 설립된 이후 상업은행 업무를 주로 수행해왔으며, 2000년대 중반 이후 IB업무를 꾸준히 확대하는 등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은행 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3) 엑셀러레이터(Accelator)와 인큐베이터(Incubator)는 초기 창업자에게 자금공급, 시설제공 등 창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점에서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인큐베이터는 창업을 준비하거나 창업을 시작한 기업에게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할 수있도록 전문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두며, 액셀러레이터는 창업 후 일정기간이 지난 기업들의 외형 성장을 돕는데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4)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 제24조 제1항 및 제5항 참조.
5)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기업의 개념을 포괄적으로 정의하여, 금융투자회사가 핀테크 기업 출자를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향후 유권해석의 불확실성을 제거할 예정으로 발표했다(금융위원회, 2018. 11. 27, 금융회사의 핀테크 기업 출자 활성화 추진, 보도자료).
6) SEC는 2019년 5월 10일 가칭 실리콘밸리 증권거래소로 불리는 LTSE(Long-Term Stock Exchange)의 설립을 인가하기로 발표했다. 
7) 실리콘밸리 은행(SVB)은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에 특화된 은행으로, VC 지분출자와 벤처기업 자금공급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투자은행 모델로 꼽힌다. 실리콘밸리 은행은 1983년 설립된 이후 수익성이 꾸준히 증가하여, 2018년말 기준19.8%의 매우 높은 ROE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