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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2019 01/02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2019-01호 PDF
요약
미국 경제의 확장기가 점차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물경제 지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연준의 통화정책이 2019년 중 국내외 자산시장의 주요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미국의 통화정책 여건을 살펴보면 고용사정 개선과 물가상승이 기준금리의 점진적 인상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제성장세 둔화 및 금융불안, 연준의 물가안정에 대한 확신 등으로 인해 연준이 금리인상을 예상보다 축소하거나 조기에 종료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연준의 금리인상 조기종료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의 장기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나리오별로 주가는 상이하게 반응할 것으로 판단되며, 내외금리차에 대한 우려가 둔화됨에 따라 경기 둔화에 대한 국내 통화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책금리 수준에 대한 Powell 연준 의장의 평가가 두 달여 만에 극적으로 변화한 가운데 실물경기 둔화 우려와 맞물려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2018년 10월 3일 인터뷰에서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로부터 상당히 떨어져 있다(“we’re a long way from at this point.”)고 언급하여 금리인상 가속화를 시사한 Powell 의장은 동일한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11월 28일 연설에서는 중립금리 수준 범위의 바로 아래에 머무르고 있다(“just below the broad ange of estimates of the level that would be neutral”)고 평가하였다. 발언 당시 기준금리 수준(2.00~2.25%)이 FOMC 위원들의 명목중립금리 추정치의 중간값(3.0%)을 상당 폭 하회한 동시에 위원들의 추정치 범위(2.5~3.5%)의 하단에 근접한 만큼 두 발언이 상호 모순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에서 완화로 급변했다고 해석될 여지가 상당한 만큼, 연준의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키는 역할을 했다. 특히, 중립금리와 기준금리간 격차가 크지 않다는 연준의 인식은 기준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큰 폭의 하향 조정 기대감을 불러 일으켜 2018년 12월 FOMC 결정이 충분히 완화적이지 못한 데 따른 실망감의 원인이 되었다.
 

미국 경제의 확장기가 마무리(late cycle)되는 과정에서 경제지표들의 방향성이 엇갈림에 따라 연준의 지표의존적(data-dependent) 정책 대응이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18년 12월 FOMC 직후 발표된 FOMC 위원들의 2019년말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전망에 따르면 총 17인의 위원중 2019년중 3회 인상 6명, 2회 인상 5명, 1회 인상 또는 동결 6명으로 FOMC 내에서도 내년중 금리인상 회수에 대한 뚜렷한 컨센서스가 없는 상황이다(<그림 1> 참조). 이에 따라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2019년 중 국내외 자산시장에서 가장 불확실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국의 통화정책 여건
 

최근 미국의 통화정책 여건을 살펴보면 고용사정 개선이 지속됨에 따라 실업률이 자연실업률1)을 크게 하회하면서 임금상승률이 점진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물가 또한 연준의 목표치에 근접한 상황이다. 2018년 3분기 기준 미국의 실업률갭(= 실업률 - 자연실업률)은 -0.8%p에 도달하여 200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임금상승률은 3% 수준에 도달하여 연준의 목표물가 수준인 Core PCE기준 2%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고용사정 개선과 물가상승 압력이 2019년 중에도 미국 기준금리의 점진적 인상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러한 추세적 개선흐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서는 일부 경제지표가 예상을 하회하면서 향후 경기 확장세의 지속 여부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한 조정양상이 금융긴축을 유도하고 있다. <그림 4>는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의 실적치와 예상치간 차이(surprise)를 지수화한 Citi의 미국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로, 2018년 11월 중순 이후 하향 조정되고 있어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함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11월중 비농업부문 취업자수 증가(전월대비 +15.5만명)가 당초 예상(+19.8만명)을 크게 하회함에 따라 고용증가세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식시장이 큰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그림 5>는 미국의 주가, 장기금리 등 미국의 GDP에 대한 설명력을 갖는 금융변수들을 지수화한 Goldman Sachs의 금융상황지수를 나타내고 있는데, 최근 큰 폭의 주가조정으로 인해 가파르게 상승(금융긴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일부 실물지표의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과 금융여건 긴축이 2018년 12월 FOMC에서 2019년중 GDP성장률을 하향 조정(2018년 9월 2.5% →12월 2.3%)하게 된 주요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잠재성장률(1.8~1.9%)을 크게 상회하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GDP갭(=실제 GDP - 잠재 GDP)이 2019년 중 추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나, 성장률 전망 조정폭을 안하면 수요부문의 물가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약화될 것으로 판단되며, 최근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화를 고려할 때 공급측면의 물가압력 또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FOMC 위원들의 2019년중 물가상승률 전망(2018년 9월 2.0% → 12월 1.9%)이 하향 조정되었다. 

 

향후 연준의 금리인상의 조기 종료 가능성 점검 


실물지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Powell 의장이 2018년 12월 FOMC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 경로가 경제지표에 달려있다는 점을 강조함에 따라 통화정책 경로의 예측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림 1>에서 나타나듯 2018년 9월에 비해 기준금리 전망이 대거 하향 조정된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위원들이 향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하향 조정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금융긴축이나 실물지표 하락에 대응하여 금리인상 횟수가 추가로 적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과 같이 성장률 둔화 우려로 인해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금융긴축이 빈발2)하여 음(-)의 자산효과(wealth effect)를 통해 소비 개선세가 둔화되거나,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되어 물가의 하방압력이 심화될 경우 기준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조기에 마무리 될 수 있다. 

금리인상이 조기 종료될 경우 장기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한편, 미국경제의 하강국면이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짐에 따라 미국 주가 또한 하락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경제는 미국 등 대외부문의 수요축소와 함께 미 달러화 약세에 따른 원화 강세로 인해 수출이 예상보다 둔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당분간 내수의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수출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수출 둔화에 따른 경제의 하방압력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의 금리인상 종료로 내외금리차 우려가 줄어드는 만큼 통화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좀 더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살펴보면, 미국 경제가 연준의 예상에 부합하거나 소폭 개선된 움직임을 보이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경우, 연준이 통화정책 파급시차 등을 감안하여 금년 중 금리인상을 조기에 종료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Powell 의장은 잭슨 홀 컨퍼런스(8월 24일) 및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차총회(10월 2일)에서 일관되게 물가와 고용시장간 관계 약화를 언급하고 있다. 즉, <그림 6>과 같이 최근 들어 물가와 고용사정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필립스 곡선(Phillips curve)이 작동하지 않게 된 만큼3) 최근의 고용사정 개선이 임금상승을 통해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wage-price spiral)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Powell 의장은 잭슨홀 컨퍼런스 연설에서 최근 경기순환과 유사성이 큰 1990년대 상황에 대해 실업률갭이 큰 폭으로 하락하였으나, 노동시장에 대한 연준의 적절한 판단과 이를 바탕으로 한 완만한 금리인상이 미국 경제의 장기 호황에 기여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연준 집행부의 물가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은 만큼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약 1년 후에 극대화된다는 점을 감안하여 미국의 성장세가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하강국면에 진입하기 전에 금리인상을 종료하고 하강국면을 완만하게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연준의 과거 금리인상 패턴을 살펴보면 대체로 경기 정점4)에 도달한 후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서 종료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됨에 따라 정책대응 필요성이 줄어들어 금리인상 종료시기가 정점보다 앞당겨지고 종료시점의 금리갭(=기준금리 - 중립금리) 또한 축소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도 장기금리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앞서 성장세 둔화로 인해 금리인상을 종료하는 경우에 비해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12월 FOMC 직후에 나타난 시장의 실망감은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길 바라고 있으나, 연준의 결정문에 반영된 사전적 정책 안내(forward guidance)가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미국의 금리인상 조기종료로 인해 경기 둔화에 대한 국내 통화정책적 대응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주식시장의 양호한 흐름이 국내 주식시장의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종합적으로 2019년 한 해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와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국내외 자산시장의 가장 핵심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해나 마찬가지만, 특히 2019년은 그동안 나홀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미국 경제마저 성장세가 완만해지는 시기인 만큼 시장참가자들이 각별히 위험관리에 유의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실물경제의 성장경로 뿐만 아니라중앙은행의 정책운영에 따라 자산가격이 급변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 기초경제여건에 부합하는 균형 실업률 수준을 의미한다.

2) 2018년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당시 경기전망(2018년 하반기 정점)과 달리 조기에 경기 하강국면에 진입한 것과 같은 모습을 나타냈는데, 실제로 향후 경기전망이 수정되면서 국내경제가 이미 2017년 하반기에 정점에 도달하였으며 2018년부터는 하강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나, 주식시장의 경기판단이 정확했음을 보여준 바 있다(자본시장연구원 『경제 및 자본시장』, 2018년 하반기).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수익률 둔화 및 변동성 확대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해 볼 수도 있다.

3) PBS와의 인터뷰(10월 3일)에서 필립스 곡선이 죽었는가라는 질문에 Powell 의장은 죽었다고 말하지는 않겠으나, 휴면중인 것 같다(“I wouldn’t say it’s dead. It might be resting”)고 대답한 바 있다. 필립스 곡선이 작동하지 않게 된 데 대해 미국의 노동생산성 개선 둔화에 따른 임금상승 여력 축소, 기대 인플레이션의 안정화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4) 경제성장률이 높은 시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순환에서 실제 GDP가 잠재 GDP를 가장 크게 상회한 지점을 의미하며2020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